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인생짓는남자 Jan 10. 2019

나쁜 사람

누구에게나 명암이 있다. 좋은 면도 있고 나쁜 면도 있다. 좋은 면만 있거나 나쁜 면만 있는 사람은 없다. 누구나 양면을 가지고 있다. 대신 이런 경우는 있다. 상대에 따라 좋은 면이 나쁜 면이 되기도 하고, 나쁜 면이 좋은 면이 되기도 한다. 이 사람은 나의 이런 면을 좋게 여기고, 저 사람은 같은 부분을 나쁘게 여기기도 한다. 상대의 성향과 취향과 관계에 따라 명암이 뒤바뀌기도 한다. 이것은 직장 학교 등에서 경험할 수 있다.

사람이 모인 곳에는 크고 작은 파벌이 생기기 마련이다. 회사는 사람이 모인 곳이다. 자연스레 성향이 맞는 사람끼리 어울린다. 맞지 않는 사람은 멀리한다. 물론 업무적으로야 관계하지만 개인적으로는 관계하지 않는다. 나와 어울리는 사람들은 좋은 면이든 나쁜 면이든 나의 모든 면을 좋게 여긴다. 나와 어울리지 않는 사람들은 앞에서는 아무렇지 않은 듯하지만, 뒤에서는 나의 좋지 않은 면은 물론이고 좋은 면도 탐탁지 않게 여긴다.




나는 여자들에게 둘러싸여 있다. 내가 다니는 회사는 업종의 특성상 여자들이 많다. 나는 청일점이다. 대개 홍일점은 환영받지만, 청일점은 환영받지 못한다. 동료들은 내 앞에서는 웃으며 나를 대하지만, 뒤에서는 온갖 말로 수군거린다. 가끔 은따를 당하기도 한다. 모든 동료가 나의 적인 셈. 태어나서 따돌림 한 번 안 당해 봤는데, 여기서 처음 당해본다. 사람들과 적극적으로 잘 어울리는 성격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어울리지 못하는 성격도 아니다. 지금까지 다닌 회사에서 이런 적이 없는데, 여기서 이런 경험을 할 줄은 예상도 못했다.

물론 입사 초기에는 그들과 잘 어울렸다. 농담도 하고, 대화도 많이 했다. 하지만 그들은 순식간에 적으로 돌변 했다. 그들이 탐탁지 않아 하던 다른 동료 직원을 챙겼다는 이유로 말이다. 물론 그렇게 말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말 안 해도 다 알기 마련이다. 눈치가 있지.


이제 나를 은따시키는 그들은 나의 나쁜 면을 엄청 싫어할 것이다. 그뿐만이 아니라, 좋은 면 또한 싫어할 것이다. 그들은 내 앞에서는 나를 보며 웃지만, 뒤에서는 벼래별 감언이설을 다 쏟아낼 것이다. 그들에게 나는 나쁜 면만 있는 사람이다.




앞서 말했지만, 세상에 좋은 면만 있거나 나쁜 면만 있는 사람은 없다. 만약 누가 봐도 좋은 면만 있는 사람이 있다면 그는 천사이리라. 나쁜 면만 있는 사람이 있다면 그는 악마이리라. 하지만 그런 사람은 존재하지 않는다. 그런 사람이 있다면 그는 세계 평화를 일구어내거나, 세계를 멸망에 빠뜨릴 것이다. 그런 사람은 존재하지 않기에 우리는 누군가에게는 좋은 사람이 되고, 또 누군가에게는 나쁜 사람이 된다.

필자는 회사에서 나쁜 면만 있는 사람으로 평가받을 것이다. 뭘 해도, 어떻게 해도 좋은 사람으로 평가받지 못하겠지. 그래도 괜찮다. 은따여도 괜찮다. 저들은 자신들이 나를 따돌린다고 생각하겠지만, 내 입장에서는 내가 저들을 따돌리는 것이니까. 그리고 내 입장에서는 저들이야말로 나쁜 면만 있는 사람이니까. 저들은 나쁜 사람이다.

매거진의 이전글 일 중독은 너 하나만으로 족해!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