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계 연습 #7
누군가에게 서운함이 생기면 쌓아두지 말고 말해야 한다. 말하지 않고 쌓아두면 상대에게 불편한 감정이 생긴다. 불편한 감정이 딱딱하게 굳기 전에 털어내야 관계에 이상이 안 생긴다.
누군가에게 서운한 마음이 생기면 그때그때 풀어야 한다. 바로 풀지 않아서 귀중한 사람을 잃을 뻔한 경험이 있다.
“나는 네가 나를 일부러 피하는 줄 알았어. 그 전에는 자주 연락하고 지냈는데...”
“저는 형이 저에 대한 마음이 떠난 줄 알았죠.”
10년을 알고 지낸 형과 그동안 쌓인 오해를 푸는 순간이다. 그 형은 베프와 견줄 만큼 친하다. 어느 정도냐면, 나는 사람들에게 먼저 연락을 잘 안 한다. 오면 받고, 안 오면 안 한다. 그런 내가 그 형에게만은 꾸준히, 시시 때때로 먼저 연락할 정도이니 적당히 친한 사이가 아니다.
우리 둘은 같은 업계에서 일을 했기에 내가 언제 연락하든 잘 받았고, 모르는 걸 물으면 잘 알려줬다. 둘 다 외근직이었기에 필드에서 가끔 만났다. 그 형이 이직하기 전까지는 말이다.
회사를 옮긴 후부터는 연락하기가 힘들었다. 전화든 가톡이든, 연락할 때마다 대화를 이어나가지 못했다.
“미안. 지금 바빠서(혹은 미팅 중이라) 이따가 연락할게.”
연락한다던 그 형은 한 번도 연락하지 않았다. 처음 몇 번은 ‘정말 바쁜가 보다’ 했다. 그러는 것도 한두 번이지. 매번 그러니 나와 연락하고 싶지 않은 줄 알았다. 그렇지 않다면야 다음 날이라도 전화를 했을 텐데 다음 날도 가 다음 날도 없는 걸 보니 연락하고 싶지 않은 게 확실했다. 그렇게 오해는 서운함으로 번졌다. 한두 해 알고 지낸 사이가 아니니 서운함이 들 수밖에 없었다.
연락한다고 해놓고 왜 연락이 없냐고 물어보고 싶었다. 하지만 그러기에는 속좁게 느껴졌다. 그걸 이해 못할 형이 아니었지만, 연락하고 싶지 않은 게 맞다면 시큰둥할 것이다. 연락하고 싶지 않은 게 아니라면 잊지 않고 있다가 연락하겠지...
서운한 감정은 한 번에 생기지 않는다. 사소한 일들이 쌓이고 쌓여 서운한 감정으로 변한다. 보통 서운한 감정이 처음 생겼을 때는 쿨하게 넘어간다. 별 거 아닌 감정으로 치부한다. 하지만 쌓이면 다르다.
서운한 감정이 쌓이고 쌓이면 폭발한다. 화를 내거나 아무 말 없이 인연을 끊어버린다. 화를 내거나 인연을 끊으면 당하는 쪽에서는 당황한다. 짐작 조차 하지 못한 일이 벌어졌으니까. 영문도 모른 채 당했으니 어쩔 줄 몰라하거나 어안이 벙벙해진다.
서운한 감정을 자기 식대로 터트리는 건 좋지 않은 방법이다. 미성숙한 행동이다. 서운함이 생기면 쌓아두지 말고 말해야 한다. 좋게 대화해야 한다. 그게 성숙한 행동이고, 바람직한 방법이다. 하지만 누군들 그걸 모르겠나. 그게 불가능할 때도 있으니 문제다.
상대와의 관계에 따라 좋게 풀 수도 있고, 좋게 풀고 싶어도 그럴 수 없기도 하다. 아니면 자신의 의지나 감정이 상한 정도에 따라 좋게 풀어야 하는 걸 알면서 그러기 싫기도 하다.
그래서 서운함을 풀려면 연습이 필요하다. 서운함으로 인해 생긴 불편한 감정을 털어내는 연습을 해야 한다. 연습하지 않고서는 풀 수 없다. 그러려면 먼저 해야 할 일이 있다.
두려움을 없애야 한다. 괜히 말했다가 상대 기분이 상하지는 않을까, 관계가 깨지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을 극복해야 한다. 그런 두려움을 갖고 있다면 말이다.
혹은 내가 잘못한 것도 없는데 굳이 뭣하러 말해야 하나라는 귀찮음 또는 나 잘났다는 생각을 제거해야 한다. 그런 생각을 하고 있으면 한 발짝도 나아갈 수 없다.
굳이 그렇게까지 해서 서운한 감정을 풀어야 할까? 당연하다. 관계 면에서는 건강한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서 풀어야 한다. 개인적인 면에서는 서운한 감정을 가지고 있으면 정신 건강에 해로우니까.
지금 그 형과 나는 한 회사에서 일하고 있다. 서운한 감정을 풀지 않았다면 불가능한 일이다. 우리는 서로 오해하고 있던 부분을 말했다. 서툴지만 조심스럽게 얘기를 꺼냈고, 각자 오해하고 있음을 알게 되었다. 오해가 풀린 후 우리는 다시 전처럼 연락하고 지낸다. 서로 아무리 바빠도 무조건 답은 한다. 불편한 감정이 굳어지기 전에 풀어서 다행이다.
Key Issues
1. 서운한 마음을 쌓아두면 관계에 악영향을 미친다.
2. 누군가에게 서운한 마음이 들면 가서 말하자.
3. 풀 자신이 없으면 서운한 마음을 쿨하게 날려 버리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