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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안민호 Apr 22. 2024

아이들이 비문학 책을 읽는 팁 하나

목차의 중요성

비문학 지문을 읽는 연습을 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비문학 책을 읽는 것이다. 얼마 전 읽은 현직 고등학교 선생님의 글에서도 같은 이야기를 하고 있다.


가장 근본적이고 유일한 문제 해결 방법이지만, 실제 학생들이 시도하지 않는 이유는 비문학 책을 읽어야 할 나이에 충분히 읽지 않거나, 읽더라도 공부에 도움이 되지 않는 방식으로 읽었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실제 책을 읽는 것이 시험 문제를 푸는 데에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치부하는 경우가 많고 발등에 불이 떨어지니 지름길을 찾으려 할 수밖에 없다.


그런데 매년, 수능 만점자 혹은 수능 국어 고득점자의 인터뷰가 담긴 뉴스를 보면, 책 읽기를 소홀히 했다고 말한 학생이 있었을까? 내 기억에는 없다. 모든 학생이 책 읽기의 중요성과 효율에 대해 말하지만, 사람은 자기가 듣고 싶은 것만 들으려고 하는 성향이 있다. 그래서 충분히 책 읽기에 노력을 기울이지 않으면 무슨 말을 하던 시험과 책 읽기는 무관하다고 여기고 싶어 진다.


중학생들과 왜 세계의 절반은 굶주리는가로 책 이야기를 나누는데, 앞부분에 아프리카에 있는 소말리아라는 나라의 이야기가 나온다. 그런데 앞부분에 나옴에도 불구하고 불과 어제 혹은 며칠 전에 읽은 아이들 중 이 부분을 까맣게 기억하지 못하는 학생이 많다. 


왜일까? 읽는 방식에 대한 고민이 없어서이다.


책의 앞부분에는 목차가 있다. 저자는 대부분 글을 본격적으로 쓰기 전에 먼저 목차를 잡는다. 목차를 잡는다는 것은 글을 구성함을 의미한다.


글을 구성한다는 것은, 결국 글에서 저자가 하고 싶은 말, 즉 중심 생각이 있는데, 이 생각을 독자에게 전달하기 위해 어떤 이야기들을 어떤 순서로 전달할지 정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작가는 고민할 것이다. 본격적으로 핵심적인 이야기를 하기 위해 그리고 독자의 공감을 끌어내기 위해 처음에는 어떤 이야기를 하는 게 효과적일지, 그다음은 무슨 이야기를 할지.


반대로 독자는 특히 비문학 독서를 할 때는 책을 본격적으로 읽기 전, 목차를 살펴보며 작가의 의도를 추론해 보아야 한다. 그 후 책을 본격적으로 읽으면서 나의 추론과 저자의 의도가 맞는지 살펴 읽다 보면 책은 자연스럽게 기억에 오래 남는다.


'왜 세계의 절반은 굶주리는가?'라는 제목을 보자. 어떤 의도가 떠오르는가? 풀이해 보면,


'세상에는 많은 사람들이 굶주리는데 여러분들은 진짜 이유를 알까? 아마 많은 사람들이 거북이 등껍질처럼 쩌억 갈라진 척박한 땅과 엄청 많은 사람들이 밀집해 있는 아프리카의 어느 부족을 떠올리겠지? 그런데 여러분들의 생각하는 것이 진짜 이유일까?'라는 의심이 문장 안에 담겨 있다. 문장의 끝에 '?'를 달아 놓은 것을 통해 그 의도를 파악할 수 있다.


그리고 본론에 들어가자마자 소말리아 이야기를 시작한다면? 소말리아를 통해 무엇을 보여주고 싶은 걸까?


글을 읽지 않아도 많은 사람들이 굶주리는 문제의 원인에 많은 오해와 편견이 있음을 증명하려 할 것이라 짐작할 수 있다. 실제 책의 내용 중에는 소말리아에도 농사가 가능한 땅과 인구 밀도가 낮음, 그리고 바다에서 생산물을 얻을 수 있음을 이야기한다.


비문학 책을 읽을 때에는 본문을 읽기 전, 제목과 목차를 보며 저자의 의도를 파악하려는 시도를 해보자. 이후 책을 읽게 되면 어려운 책도 조금은 쉽게 몰입할 수 있고, 책을 읽는 순간 생각을 하게 된다. 책을 읽을 때, 생각을 하며 그 기억이 머릿속에 오래 남는 법이다.


이 연습이 되면, 길고 지루한 수능 비문학도 집중력과 이해도를 높여 읽고 답을 찾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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