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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ook끄적쟁이 Dec 08. 2023

돈이 되는 생각과 관점 가지기

커버사진 출처: 위키하우


새 도로 패러독스


몇 년 전, 추석 때의 일이다. 본가가 있는 진주와 처가가 있는 김해를 잇는 고속도로 확장공사가 마무리된 시기였다. 해당 도로는 평소에는 1시간이면 가는 거리였지만, 명절만 되면 3~4시간 넘게 소요될 정도로 교통체증이 심했다. 그래서 공사 전에는 막히는 구간에 앞서 시골길로 빠져서 시간을 절반 정도 단축하곤 했다. 도로를 넓히고 맞는 첫 명절이니 만큼 '이제야 내비로 이리저리 검색하지 않고 갈 수 있겠구나'라는 마음으로 편안하게 출발했다. 그런데 이게 웬걸? 도로가 두 배로 넓어졌는데, 차량은 3배로 많아졌다!!! 깨끗하게 닦인 도로가 빼곡한 차들로 보이지 않을 정도였다. 결과는 어땠을까? 5시간 반이 걸렸다. 시골길을 이용했던 것보다 늦어진 건 물론이고, 공사 전보다도 2시간 가까이 더 소요되었다. 새 도로의 패러독스였다. A에서 B로 가는 길이 새로 건설되면 모든 사람들이 최단 경로라 생각하는 ‘출발–A–B–도착’ 코스를 고르는 '합리적인 선택'을 하기 때문에 오히려 불합리한 결과를 초래한 것이다.

출처: 카매니아 인사이트

온라인 글쓰기 중에는 '정보성 글쓰기'가 새 도로의 경우와 흡사하다. 초심자가 도전하기 쉽고 조회수도 잘 나올 것처럼 느껴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요점 정리 위주의 포스팅은 이미 수도 없이 존재한다. 넓은 주제를 전반적으로 다루는 순간 내가 지닌 전문성은 사라지고 흔하디 흔한 리뷰어 중 하나가 된다. 아무도 이용 않는 시골길처럼 보이지만 요긴할 때 써 먹히기 위해서는 나만의 시각이 확실히 드러나는 '퍼스널 브랜딩 글쓰기'를 해야 한다.


퍼스널 브랜딩 글쓰기란

내가 쓰고 싶은 이야기를 쓰면 '일기'가 된다.
남도 읽고 싶은 이야기를 쓰면 '좋아요'가 붙는다.
세상에 필요한 이야기를 쓰면 '공유'가 된다.
도움을 주려는 마음을 담으면 '브랜드'가 생긴다.
- 김종원 작가

사람들은 스토리를 좋아한다. '기-승-전-결'이라는 확실한 방향성이 있기 때문이다. 단순한 '일기'를 '읽히는 글'로 발전시키는 방법이다. 거기에 내 생각을 담으면 '댓글'이라는 형태로 독자와의 소통이 시작되고, '공유'라는 형태로 생각의 결이 비슷한 사람들에게 퍼져 나간다. '정보 전달형' 글에서는 일어나지 않는 일이다. 이때 다루는 범위는 좁을수록 좋다. 니치한 요소에 집중할 때 사람들은 전문성을 느낀다. 당장 읽지는 않더라도 일단 저장, 공유를 해둘 확률이 높다. 폭넓은 범위를 다룰수록 유명한 혹은 오랜 기간 활동한 사람들을 상대해야 한다. 그들과 같은 메시지를 전달하면, 그들만큼 유명해질 수 없다.


지식의 저주를 벗어나라!


책 '내 생각과 관점을 수익화하는 퍼스널 브랜딩'의 지은이 '촉촉한 마케터'는 '누구나 혹하는' 마법 같은 정형화된 공식은 없다고 했다. 다음의 세 가지


첫째, 당신의 글은 가장 마지막에 노출된다

둘째, 전단지처럼 들이미는 글쓰기로는 본인의 가치가 입증되지 않는다

셋째, 성공하는 글쓰기 공식은 존재하지 않는다


를 분명히 인지해야 자기만의 '희소성'이 생긴다고 했다.


'난 특별히 잘하는 것도 없는 평범한 사람인데?'


만약 지금 이런 생각이 떠올랐다면 당신은 높은 확률로 '지식의 저주'에 빠진 것이다. 지식의 저주란 자신이 알고 있는 지식을 다른 사람도 당연히 알고 있을 것이라 생각하는 인식의 오류를 말한다. 자신이 알지 못했던 때를 기억하지 못하고 모르는 사람을 공감하지 못하는 것이다.

아니 이걸 모른다고? 이걸 왜 모르지? 출처: 네이버 블로그


주변에 당신과 '비슷한' 사람들만 모여있는 것도 자신의 '특별함'을 쉽게 발견하지 못하는 이유다. 교사들은 1년 학사 일정 아는 것을 당연하게 여기고, 유튜버들은 썸네일이나 동영상 제작은 누구나 할 수 있는 것으로 생각한다. 하지만 입학생 학부모나 유튜버 지망생을 만나서 해당 주제로 이야기를 나눠보라. 마치 천기누설하는 도사라도 만난듯한 표정을 지을 것이다. 전문성이 깊지 않아도 나를 필요로 하는 사람들은 반드시 있다. 그 분야에 입문해보고자 하는 이들을 대상으로 나의 지식을 공유하면 된다.


내 생각의 상품화

'내 생각의 상품화' 과정에서 내가 주장하는 것이 명확한 하우투가 아니라 애매모호한 가치라면 급격하게 신뢰를 잃게 됩니다. 신뢰를 잃는 것뿐 아니라 반감이 생기기도 합니다. - 촉촉한 마케터


'도대체 29만 원짜리 전자책을 왜 사는 거지?'


자기 계발 책에서 전자책 출판에 도전해 보라는 글귀를 읽고, 프드프, 크몽 등을 서칭하며 자연스럽게 든 생각이다. 2만 원 내외의 좋은 책이 널리고 널렸는데 고작 pdf 파일을 10배가 넘는 돈을 주고 사다니 미친 짓으로 여겨졌다. 그런데 지금은 생각이 좀 바뀌었다. 내가 몇 날 며칠 밤잠을 설쳐가며 하는 고민을 해결해 줄 수 있다면? 귀찮은 과정은 건너뛰고 바로 정답이라는 솔루션을 제시하는 책이라면 수십만 원의 가격이 아깝지 않다. 오히려 싸다고 느낄 수도 있다. 가격의 몇 배의 가치를 지닌 '구체적인 문제해결방법'을 배울 수 있으니까. 마치 불특정 다수를 향해 산탄총을 난사하는 것이 아니라, 정답을 찾아 헤매는 소수의 수요자를 정확히 저격하는 것이 전자책의 판매전략이다.


이를 위해서는 내 머릿속의 고민을 적나라하게 기록해 보는 연습이 중요하다. 그럴듯하게 폼을 잡거나 자기 합리화를 하지 않고 솔직하게 적어보는 것이다. 그렇게 자신의 시행착오 과정을 세세하게 매뉴얼화하는 것이 '내 생각의 상품화'이고, 그 결과물이 비슷한 고민을 하는 타깃 유저의 눈에 띄면 '오 이거다'하는 반응과 함께 구매전환이 일어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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