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사진 출처: 뉴스와이어
킹차 갓무직. 대답이 됐으려나?
직장에 몸담고 있으면 나에 대해 구구절절 설명할 필요가 없다. 회사 사원증 하나로 나의 능력을 인증받는다. 지나가던 개도 돈을 물고 다니던 조선업 활황기, 거제에선 조선소 잠바가 그랬다. 비단 직장인뿐만이 아니다. 창업에 나서는 이들도 실패 확률을 줄이기 위해 프랜차이즈 가맹을 고려한다. 누구나 찬바람 부는 외부환경으로부터 나를 보호해 줄 든든한 보호막을 필요로 한다.
그런데 한번 생각해 보자. '00차 00 부서 과장'이라는 계급장을 떼고 나면 나를 어필할 수 있는 게 있는가. 여건만 된다면 누구나 자유를 꿈꾸는 '대퇴사의 시대'라지만, '나'의 이름이 '브랜딩'되어 있지 않은 상태에서의 퇴사는 미생이라는 만화의 한 대사처럼 지옥의 입구에 스스로 발을 들여놓는 꼴이 될 것이다.
옛 직원이 긍정적인 이유로 회사를 떠났다가 다른 곳에서 숙련된 기술과 경험을 쌓고 돌아온다면 더 높은 직급을 제공하는 걸 검토하게 된다 - 인사 전문가
다른 곳으로 떠났다가 옛 직장으로 돌아오는 사람을 '부메랑 이직자'라 부른다. 일이 적성에 안 맞거나 상급자, 동료와 트러블이 있어 떠난 경우도 있고, 경력 관리에 도움이 될 만한 지식과 기술을 습득하기 위해 떠나는 경우도 있다. 전자의 경우 돌아오기도 힘들뿐더러 복귀해도 이전보다 못한 대우를 감내해야 한다. 하지만 배움과 성장을 위해 길을 나선 후자의 경우는 전보다 나은 대우를 받으며 자신의 뜻을 펼칠 기회가 주어진다. 물론 성과를 통해 자신의 능력을 증명해야 하는 부담감은 있겠지만.
한때 프로야구계에 회자되었던 말이 있다.
"형, 저 메이저리거예요."
2006 WBC 대회에서 중심 타선을 이뤘던 선배 이승엽이 수비훈련 태도에 대해 조언을 하자, 메이저리거 최희섭이 반박하며 했던 말이다. 와전된 부분이 있다지만 야구선수들 사이 '메이저리거'의 위상을 보여주는 일화이기도 하다. 빅리그에서의 성공과 실패를 떠나, 메이저를 경험하고 한국프로야구로 복귀한 스타들의 연봉이 한 명의 예외 없이 이전보다 '퀀텀점프' 했다. 최상위 리그에서 쌓은 경험과 기술을 인정받은 것이다.
= 나를 특정 키워드로 기억시키는 것
한 키워드의 농도가 짙은 사람들이 우리가 생각하는 '퍼스널 브랜딩을 잘하는 사람'이라 할 수 있고, 그렇게 퍼스널 브랜딩이 잘 됐을 때 '유명해지는' 결과는 덤으로 찾아온다. - 장은진 책 '내 이름으로 먹고 삽니다'
요리하면?
백종원!
축구하면?
손흥민!
영화하면?
이동진!
특정 키워드하면 바로 떠오른다는 것은 해당 분야에서 '가장 퍼스널 브랜딩을 잘해놓은 사람'을 의미한다. 실력과 신뢰가 탄탄히 쌓여있기 때문에 그가 만들거나 추천하는 제품이나 서비스는 활발한 '구매전환'이 일어난다. 따르는 사람들에게 '영향력'을 발휘하는 것이다. 이게 바로 '인플루언서'에게 광고를 비롯한 다양한 협업 제안이 들어오는 이유다. 지금은 '구매전환을 일으킬 정도로 나의 가치에 깊게 공감하고 나를 진심으로 응원하는 팬 1000명'으로 먹고살 수 있는 시대이다. 그들은 단순 팔로워 만 명보다 훨씬 가치가 높다.
그렇다면 나를 떠올릴 수 있는 키워드는 어떻게 만들까? 요리, 축구, 영화처럼 광범위한 키워드는 이미 유명인이 선점하고 있다. 그러므로 나만의 브랜딩을 위해서는 뾰족할수록 좋다. 틈새시장을 노려야 한다. '내 이름으로 먹고 삽니다'의 저자 장은진은 이름을 알리기 위해 필요한 8단계를 제시하였다.
1. 나를 어떤 단어로 불러주길 바라는지 명확히 한 단어로 정의한다.
2. 유사한 키워드로 이미 불리고 있는 사람들을 살펴본다.
3. 어떤 콘텐츠를 올리고 있는지 분석한다.
4. 나는 어떤 콘텐츠를 올릴 수 있을지 적어본다.
5. 내가 올릴 수 있는 것이 키워드에 부합하는 콘텐츠가 맞는지 확인한다.
6. 어떤 소셜 미디어에 올릴 것인지 결정하고 해당 소셜 미디어의 원리를 공부한다.
7. 공부한 내용에 맞는 콘텐츠를 제작한다.
8. 콘텐츠 하나만 봐도 나라는 걸 알 수 있는지, 다른 사람들과의 차별점은 무엇인지, 나라면 팔로우하고 싶은지 살펴본다.
8단계에 거쳐 살펴봤을 때, '00답다'는 생각이 들면 브랜딩이 잘 되어있는 것이다.
'나다움'이라는 독창성을 만드는 게 브랜딩이라면,
디자인, 후킹 문구를 통해 주목성을 높이는 게 마케팅이다.
기껏 들어왔는데 빈껍데기만 있어도 문제지만, 조금이라도 노출이 됐을 때 클릭하지 않으면 나라는 사람 혹은 콘텐츠를 알릴 수가 없다. 이때 중요한 것이 첫인상이다. 보통 썸네일과 첫 문장이 이 글을 더 읽을까 말까를 결정하기 때문이다. 역행자의 저자 자청은 표본을 넓히라고 조언한다. '부동산' 얘기보다는 '돈' 이야기가, '근육손상을 방지하는 스트레칭'보다는 '수지 몸매 만드는 스트레칭'이 표본을 확장시키는 대중성을 가진다는 것이다. 더하여 끝까지 읽고 싶은 마음이 들게 하려면 시작을 최대한 쉬운 단어로, 많은 사람이 공감할 수 있게 '스토리텔링'으로 풀어내야 한다.
Book끄적쟁이는 '독서 큐레이터'다.
짧고, 자극적인 동영상이 넘쳐나면서 사람들이 책을 멀리하고 있다. 문해력이 점점 떨어지고 있다. 나는 '독서 큐레이터'로서 책 읽기가 힘겨워진 소비자(독자)들의 독서욕망을 충족시킬 수 있는 최적의 솔루션을 제공하고자 한다. 먼저 독서 문진표를 통해 독자의 독서력을 판단하고, 1:1 상담을 통해 취향에 맞는 책을 가장 쉬운 난이도부터 순서대로 읽을 수 있게 순차적으로 5권으로 구성하여 추천해 준다. 상담은 보통 한 시간가량 진행되기 때문에 철저하게 예약제로 운영된다. 책은 한 달에 한 번, 책을 선정한 이유 및 줄거리와 응원 메시지가 담긴 편지와 함께 집으로 배송된다. 기존 '북 큐레이션'과의 차별화를 위해 관련 있는 책을 키워드로 엮어 독서의 흐름이 끊기지 않게 돕는다. 1,000권 이상의 책을 읽은 '독서 큐레이터'로서의 신뢰향상을 위해 브런치, 블로그, 인스타 등에 연관성을 가진 2권 이상의 책을 엮어 사유의 폭을 확장하는 이야깃거리를 전달한다.
이상 나 'Book끄적쟁이'의 '퍼스널 브랜딩'에 대한 포부 및 장기계획을 작성하여 보았다. 이 플랜을 통해 내가 어디까지 성장할 수 있을지는 솔직히 잘 모르겠다. 하지만 유명한 투자 격언처럼 마이너스는 0%까지지만 플러스는 무한대로 뻗어나갈 수 있다. 잃을 위험은 얻을 수 있는 것에 비하면 크지 않다. 잃는 것에 초점을 맞추면 아무것도 할 수 없다. 나는 책 읽기를 좋아한다. 생각지도 못한 새로운 이야기를 발견할 가장 확률 높은 방법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많이 읽었고 내가 도전 가능한 분야 중 가장 많은 노하우가 쌓였다. 그래서 앞으로 계속해서 독서 관련 콘텐츠를 만들고 퍼스널 브랜딩을 할 것이다. 이 글을 읽는 당신도 '뭘 좋아하세요?'라는 질문에 곧바로 답할 수 있는 게 있다면, 아마도 거기에 답이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