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Book끄적쟁이 Apr 10. 2024

황제의 여인들

듄 파트 3 예상도 첫 번째

이 문서는 작품이나 인물 등에 대한 줄거리, 결말, 반전 요소 등의 스포일러를 직·간접적으로 포함하고 있습니다.


황제의 후계자를 낳아라!


아라킨 평원에서 사다우카 군단을 물리치고 폴이 프레멘 제국의 황제에 등극한 지 12년이 흘렀다. 하지만 오랜 세월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황제에겐 후사가 없었다. 아직 젊은 데다 은하제국 전체를 아우르는 막강한 권력, 미래를 내다보는 비전까지 지닌 폴이지만 그라고 영원불멸의 존재인 건 아니다. 그에게는 자신의 후계자가 되어줄 자식이 필요했다. 그와 함께 머물던 여인들 중 대를 이어 줄 사람은 누가 될까?


첫 번째 후보자: 이룰란


폐하에게 후계자가 없으면 이 왕국이 위험해진다는 걸 폐하도 아셔야 합니다.


황제 폴의 정실부인. 지위만 놓고 보면 후계자를 낳을 가장 합당한 자격을 갖춘 여인이다. 하지만 이룰란 공주는 아내라는 이름은 얻었지만 첩보다 못한 삶을 살았다. 전 황제의 장녀이자 베네 게세리트로서 폴이 황제로 등극하기 위한 도구에 지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공주는 '황제의 아내'라는 자리 외엔 아무것도 갖지 못했다. 남편의 아이도, 손길도, 부드러운 눈길도, 욕망의 순간마저도... 


절망적인 상황이지만 코리노 가문과 베네 게세리트 교단의 운명을 위해서라도 이대로 포기할 순 없었다. 그녀는 여자로서 수치심을 무릅쓰고 폴에게 후계자의 씨를 달라고 끈질기게 요구한다. 그리고 실질적 아내인 챠니의 잉태를 방해하기 위해 모종의 음모를 꾸미기도 한다. 이렇게 대담한 행위를 할 수 있었던 건 그녀의 후원자들 덕분이다. 모든 음모의 설계자 베네 게세리트 모히암 대모, 폴이나 알리아에게 작당모의를 들키지 않게 가려주는 우주조힙의 예지능력자 에드릭, 틀레이렉스인 사이테일까지. 특히 '얼굴의 춤꾼'이라 불리는 사이테일은 다른 사람의 외모는 물론 정신까지도 흉내 낼 수 있는 특수한 능력으로 황실을 어지럽힌다.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이룰란 일당들. 그들은 목표로 한 폴의 씨를 얻게 될 것인가.


두 번째 후보자: 챠니



그녀와 헤어지면 안 돼요. 그녀가 당신을 적들과 연결시켜 주는 연결점이라고 당신 스스로 여러 번 말했어요.


황제 폴의 첩. 하지만 폴의 모든 사생활을 함께 나누는 실질적인 아내이다. 폴이 황제에 오르기 전 사막생활을 함께할 때 낳은 둘 사이의 첫 번째 아이 '레토'는 사다우카와의 전투에서 목숨을 잃는다(영화에는 나오지 않는 원작소설의 내용). 이후 12년의 세월 동안 갖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둘 사이에는 아이가 생기지 않는다. 이로 인해 프레멘 제국이 위험에 처하는 것을 두려워한 그녀는 괴로웠지만 폴에게 이룰란을 통해 후계자를 얻으라고 권하기까지 한다.


"당신이 그녀를 임신시킨다면 우리의 적들이 당황할 것이고 이룰란의 입장도 취약해질 거라고 생각해요."


프레멘의 여자들은 오랜 세월 동안 남편을 다른 여자와 공유했다. 그 과정이 항상 평화로웠던 것은 아니다. 하지만 그들은 파국으로 치닫지 않는 방법을 알고 있었다. 챠니 역시 이런 사고방식을 물려받은 프레멘 여인이었다.


이런 보살 같은 챠니가 몰랐던 사실 한 가지는 매우 충격적이다. 그녀가 임신할 수 없었던 것은 이룰란이 그녀의 식사에 몰래 집어넣은 피임제 때문이었다! 무려 12년 동안이나. 음모는 그게 다가 아니다. 만약 챠니가 임신을 한다면, 그녀의 음식에 낙태약을 집어넣을 계획도 있었다. 그것도 여의치 않으면 죽일 생각까지... 베네 게세리트 교단은 자신들이 통제할 수 없는 혈통에서 황제의 후계자가 나오는 것만은 무슨 수를 써서라도 막으려 했다. 과연 이런 환경에 둘러싸인 챠니는 무사히 폴의 후계자를 가질 수 있을까.


세 번째 후보자: 알리아



난 역사의 일부가 되고 싶지 않아. 난 그냥 사랑받고... 사랑하고 싶어요.


황제 폴의 여동생. '근친상간'의 금기에 따르자면 그녀는 마땅히 후보자에서 제외되어야 한다. 사람이라면 말이다. 그러나 그녀와 오빠는 그냥 '사람'이 될 수 없었다. 그보다 더 위대한 존재였으니까. 폴은 퀴사츠 해더락, 모든 시간에 동시에 존재하는 자였고, 알리아는 태어나기도 전에 대모가 된 자이다. 자기 어머니를 비롯한 이전 모든 대모의 기억과 영혼이 합쳐진 존재란 뜻이다. 자신들이 통제할 수 있는 '초인'을 만들기 위해 수천 년 동안 혈통을 조작해 온 베네 게세리트 교단으로 선 절대 포기할 수 없는 '샘플'들이다. 교단은 소중한 아트레이데스의 유전자를 얻기 위해 자신들이 혐오하는 인공수정도 불사한다. 필요성이 금기보다 강했던 것이다. 거기에 더해 챠니의 목숨과 관련된, 폴로선 도저히 거부할 수 없는 제안(협박?)을 한다. 폴은 챠니의 목숨을 위해 얼마나 대가를 치를 각오가 되어 있을까? 그는 자기 여동생과의 교배를 받아들일 것인가?


그녀는 태아의 심장 박동을 들었다. 미래의 아이였다. 멜란지가 여전히 그녀를 사로잡고 있다가 '시간' 속에서 띄워놓았다. 그녀는 자신이 아직 잉태되지 않은 아이의 생명을 맛보았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이 아이에 대해 확실한 것이 하나 있었다. 아이는 그녀가 겪었던 것과 똑같은 각성을 겪게 될 것이다. 아이는 태어나기도 전에 의식을 갖고 생각하는 존재가 될 것이다. - '듄의 메시아(듄 2권)' 중에서



*본문 속 사진 출처: 영화 '듄 파트 2'

이전 07화 듄으로 가는 길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