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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ook끄적쟁이 Oct 09. 2022

게임의 법칙 파괴: 증오의 굴레 벗어나기

씨줄과 날줄, 사유의 확장 3. 헝거게임 트릴로지, 오징어게임 2부

씨줄과 날줄, 사유의 확장 3. 헝거게임 트릴로지, 오징어게임 2부

(연관성이 있는 2권 이상의 책을 엮어 사유의 폭을 확장하는 이야깃거리를 전달하고자 합니다.)

이 문서는 작품이나 인물 등에 대한 줄거리, 결말, 반전 요소 등의 스포일러를 직·간접적으로 포함하고 있습니다.


 오일남과 스노우의 '게임'에선 최후의 생존자가 게임의 승리자가 아니다. 그렇게 설계된 게임이 아니기 때문이다. 헝거게임 우승 후, 술주정뱅이가 된 헤이미치, 오징어게임에서 거액을 거머쥔 후, 1년 가까이 노숙자로 살고 있는 기훈이 그 증거이다. 누가 이기건 상관없이 결국 승자는 오일남과 스노우이다. 그들의 의도대로 우승자는 자신의 믿음직한 대리인(프로트맨)이 되기도 하고, 잠재적 반란자는 남은 평생을 악몽에 시달리는 폐인으로 망가져 버린다. 주최자의 악의적 설정에 의해 끔찍한 선택을 눈앞에 둔 '캣니스'의 운명은 어떻게 되었을까?


헝거게임 속 로미오와 줄리엣


혹시 '러브캐처'라는 예능 프로그램을 기억하는가?


"사랑하고 의심하라" 정체를 숨긴 채 러브맨션을 찾은 선남선녀들. 진정한 사랑을 찾는 '러브캐처'와 상금을 목적으로 러브캐처를 거짓 유혹하는 '머니캐처'. 진실과 거짓 사이의 고도의 심리전! 왓쳐와 함께 추리하는 매혹적인 사랑게임

'러브캐처' 캐치프레이즈

러브캐처♥러브캐처 커플이 될 시 > 진정한 사랑을 쟁취 및 커플링 획득

러브캐처♥머니캐처 커플이 될 시 > 머니캐처만 상금 5천만 원 획득

머니캐처♥머니캐처 커플이 될 시 > 사랑도 돈도 쟁취하지 못하고 끝!


  캣니스는 헝거게임의 승리를 위해 '러브캐처'를 가장한 '머니캐처'가 되기로 한다. 게임 프리뷰쇼에서 캣니스에게 공개 호감을 표시한 같은 구역 남성 참가자 피타와 사랑에 빠진 연기를 하여, 이들을 응원하는 시청자들에게 다양한 물품을 지원받고, 여러 위기를 모면한다. 또 연인끼리의 비정한 마지막 승부를 계획한 주최 측에 맞서 '로미오와 줄리엣' 방식의 독극물 전략으로 헝거게임 사상 초유의 공동 승자라는 결과를 만들어 내기도 한다. 하지만 해피엔딩만은 아니었던 게, 경기 종료 후 진실을 알게 된 '러브캐처' 피타는 큰 상처를 받아 캣니스로부터 멀어지게 된다. 이후 '조용한 진압'게임을 거쳐 피타를 진짜 사랑하는 '러브캐처' 되고 나선 오히려 피타가 거짓 기억이 주입된 돌연변이가 되어 캣니스를 증오하게 된다.


진짜 문제는 말이야,
이제 더 이상 뭐가 진짜고 가짜인지 알 수 없게 돼버렸어 - 피타

헝거게임 3권 모킹제이 중에서

진정한 승자가 되기 위해


  해방 구역의 얼굴인 '모킹제이'가 된 캣니스는 캐피톨에 가장 충성스런 2구역의 생존자와 마주친다. 그들은 서로 상대를 죽여야 할 충분한 이유가 있었다. 2구역의 군대는 캣니스의 고향인 12구역을 깡그리 불태워 버렸고, 해방군은 2구역 사람들이 모여있던 광산을 날려버렸다. 하지만 그들이 서로 죽고 죽이는 행동을 계속하는 건 그걸 의도한 캐피톨을 위한 것이라는 걸 깨달은 캣니스는 힘들지만 멈추고자 한다. 그렇지만 해방군 사령관인 코인 대통령의 생각은 달랐다. 일부 희생을 감수하더라도 전쟁에서의 빠른 승리를 원했기에, 아이들을 방어막으로 쓰는 캐피톨의 악랄한 작전에 낙하산 폭탄으로 맞섰다. 그로 인해 전쟁에선 승리했지만 캣니스는 소중한 가족을 잃게 된다.


내 이름은 캣니스 에버딘. 왜 난 죽지 않은 거지? 난 죽어야 해.
그게 모두를 위한 최선이야

헝거게임 3권 모킹제이 중에서

  상실의 슬픔에 정신 붕괴의 위기를 맞은 캣니스는 주변 사람들의 잇단 죽음을 자신의 탓으로 여기고 증오는 자기 내부를 향한다. 압제자로부터 판엠을 구하자는 목적에 동조하여 '모킹제이'로써 반란군의 선봉에 섰지만, 그들이 원한 건 인격체 '캣니스'가 아닌 '헝거게임'과 '조용한 진압'에서 극적으로 살아남은 소녀의 '잔다르크' 이미지뿐이었다. 반란군들의 억울함과 복수심을 달래기 위해 '캐피톨의 아이들'을 이용한 또 다른 '헝거게임'을 열 계획이 밝혀지고 나선, 반란이 진짜 승리가 아니라 '스노우'에서 '코인'으로 압제자의 교체일 뿐이란 걸 알게 된다. 달라진 건 아무것도 없었다. 아마 영원히 변하지 않을 것이다. 증오의 사슬을 끊고 진정한 해방을 위한 '전승 기념식'에서 캣니스가 처단해야 하는 건 '스노우'일까, 아니면 코인일까?


새 세상을 열기 위해 아이들을 희생시키는 자는 분명 잘못된 존재들이다. 스노우는 '헝거게임'을 효과적인 통치수단으로 생각하였다. 코인은 낙하산 폭탄이 전쟁을 가장 빨리 끝내는 방법으로 생각했다. 결국 이득을 얻는 이는 누군가? 아무도 없다. 그런 일이 벌어지는 세상에선 누구에게도 이득이란 없다.


헝거게임 3권 모킹제이 중 캣니스의 생각


  오징어게임에서 사람을 믿지 않는 오일남은 사람에 대한 신뢰를 저버리지 않은 기훈과 인간성의 본질을 건 마지막 게임을 치른다. 추운 겨울 밖에서 떨고 있는 노숙자를 누군가 도와주면 기훈의 승리, 아무도 도와주지 않는다면 일남의 승리이다.


  헝거게임의 캣니스도 마지막 게임이자, 최종 선택의 상황에 놓인다. 헝거게임에서 캣니스의 상징이기도 했던 불길에 분노와 증오를 담아 복수를 완수할 것인가, 모든 게 파괴된 폐허 속에서도 생명이 계속될 수 있다는 희망의 꽃을 피울 것인가?


두 잔혹한 게임의 결말에서 우리가 알 수 있는 건 단 하나

우리의 미래는 절망 속에 남아있는 1%의 작은 희망을 믿는 사람들만이 열어갈 수 있다는 사실이다.

희망과 재생의 약속: 민들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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