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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ook끄적쟁이 Jul 22. 2023

내 손 안의 세이렌

씨줄과 날줄, 사유의 확장 24. 인스타브레인, 도둑맞은집중력 part1

씨줄과 날줄, 사유의 확장 24. 인스타 브레인, 도둑맞은 집중력(평생학습 4부작 첫 번째) part 1

(연관성이 있는 2권 이상의 책을 엮어 사유의 폭을 확장하는 이야깃거리를 전달하고자 합니다.)


우리가 직면한 모든 문제를 바꿀 수는 없지만,
문제에 직면하기 전까지는 아무것도 바꿀 수 없다. - 제임스 볼드윈(작가)

시급은 지갑을 스칠 뿐


난 매일 손꼽아 기다려
한 달에 한번 그댈 보는 날
가난한 내 마음을
가득히 채워 줘
눈 깜짝하면 사라지지만
- 월급은 통장을 스칠 뿐(by 스텔라 장)


월급이 스치고 지난 통장이 다시 '텅장'이 되는데 얼마 걸리지 않는다 것은 관련 노래가 있을 정도로 많은 직장인들이 체감하고 있는 문제이다. 내 월급 빼고 다 오르는 물가 때문이다.(자영업자도 사정은 별반 다르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어찌 보면 돈보다 소중한 시간이 나의 하루를 '스치고' 지나가는 것은 잘 인식하지 못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그것도 무려 5.6시간이나(하루 24시간 기준), 2023년 최저시급으로 따지면 53,872원이라는 현금이 내 지갑에서 줄줄 새고 있는 데도 말이다.


전환비용


평범한 미국 직장인을 대상으로 무언가에 얼마나 자주 주의를 기울이는지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사무실에서 일하는 성인이 한 가지 일에 집중하는 평균 시간은 3분이다. 한마디로 3분마다 이 일에서 저 일로 옮겨 다니거나 2~3가지 일을 동시에 하는 상황이며, 이러한 멀티태스킹을 유능하게 여기며 권장하기까지 한다. 하지만 우리 뇌는 한 가지 일만 할 수 있는 기관이다. 동시에 한다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끊임없이 전환이 일어나면서 한 번에 하는 것처럼 보일 뿐이며, 한 번 전환했다가 다시 전과 같은 집중 상태로 돌아오는 데 평균 23분이 걸린다. 결국 전환에 시간을 많이 쓰는 사람은 더 느리고, 실수가 잦고, 덜 창의적이며, 자신이 하는 일을 잘 기억하지 못하게 된다.

과부하 걸린 멀티태스커의 머릿속은 이와 다르지 않다, 출처: 아주경제

이를 기초로 현대인의 하루 전환 비용을 계산해 보면,


전환 비용(Switching cost): 한 제품에서 경쟁사의 다른 제품으로 전환하는 데 드는 시간이나 비용, 또는 특정한 노력.


하루 17시간(하루 24시간 중 수면 7시간 제외) = 1,020분

직장인 평균 3분마다 전환 = 하루 340번

*근무시간 외 여가를 보낼 땐 전환이 더 빠르지만 러프하게 3분으로 계산

전환할 때마다 1분씩만 낭비된다고 계산해도 하루에 5.6시간만큼 소요

2023년 최저시급 9,620원

5.6시간*9,620원= 53,872원


우리가 하루 동안  SNS 비롯해 작은 스크린 속 여기저기로 눈을 돌리는 순간, 최저시급에 해당하는 돈을 도둑맞고 있는 것이나 마찬가지이다. 우리가 노출되고 있는 엄청난 엄청난 양의 정보를 아무 대가 없이 얻을 수 있다고 생각했겠지만 그건 착각이었다.


사바나 초원 위에 사는 뇌

우리는 아침에 눈을 뜨면 가장 먼저 휴대전화로 손을 뻗고, 잠들기 전에는 마지막으로 협탁에 휴대전화를 올려 둔다. 우리는 하루에 2,600번 이상 휴대전화를 만지며 깨어 있는 동안에는 평균 10분에 한 번씩 들여다본다.

우리의 뇌는 진화가 빠른 기관이 아니다. 실제로 우리 뇌는 최근 1만 년 동안 변하지 않았다. 여전히 사바나 초원 위에 있는 셈이다. 왜냐하면 인류 역사 99.9%의 시간 동안 수렵 채집인으로 생활해 왔기 때문이다. 주변의 위험을 탐색하고 발견하는 즉시 경고음을 울리고(푸시 알림음에 반응), 일어나지 않은 위협을 예측하기 위해 애쓴다(부정적인 뉴스에 더 큰 관심). 휴대전화는 '수렵 채집인의 본능'을 깨우는 완벽한 도구이며,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유튜브, 틱톡은 사람들의 주의를 전환시키는 싸움에서 승리하여 막대한 돈을 벌어들이고 있다.

세상에 공짜는 없다! , 출처: 동아일보

하물며 아이들은...

의존증: 유해하다는 것을 알면서도 멈추지 못하고 반복하는 행위


'디스플레이'가 붙은 모든 것에 경고음을 울릴 필요는 없다.
동시에 스스로 사용을 통제할 수 있다고 믿는 것도 순진한 생각이다.


어린아이 손에 휴대전화를 쥐여주고 알아서 잘 사용하기를 기대하는 것은 비현실적이다. 책상 위에 초콜릿과 만화책을 잔뜩 올려 두고, 공부를 시키는 행위나 마찬가지이다. 자제력이 부족한 시기임을 고려하면, 몇몇 아이들은 가능하겠지만 대부분은 어려움을 겪을 것이 자명하다. 


스마트폰을 우리에게 안겨준 스티브 잡스조차도 집에서 자녀들의 디지털기기 사용에 철저한 제한을 두었다는 사실을 명심하자.  디지털기기 개발자들은 내 손 안의 '세이렌'을 우리가 마음대로 컨트롤할 수 없다는 것을 분명히 알고 있었다. (part 2에서 계속...)


두 손을 묶을 정도의 단호한 대처 없이 '세이렌의 노래'를 피할 방법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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