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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북블레이더 Jul 31. 2024

마담 보바리

불륜물의 원조, 치명적인 낭만주의의 유혹

플로베르의 '마담 보바리'를 읽다 보면 한 가지 의문이 든다. 과연 엠마는 불행한 것인가, 아니면 그저 지루함을 견디지 못한 것인가? 아니면 둘 다인가? 이 소설은 19세기 프랑스 시골 마을을 배경으로, 한 여인의 욕망과 좌절을 그린다. 그녀의 이야기는 마치 오늘날의 한 리얼리티 TV 쇼를 보는 듯하다. 다만 그 결말이 조금 더... 음, 프랑스적이라고나 할까.


엠마 보바리, 그녀는 평범한 시골 의사의 아내로 태어나기엔 너무나 큰 꿈을 가진 여인이다. 그녀의 로맨스 소설에 대한 집착은 마치 오늘날의 우리가 인스타그램의 완벽해 보이는 삶에 집착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 그녀는 현실과 환상의 경계에서 방황하다 결국 파멸에 이르고 만다. 그녀의 비극은 단순히 불륜 때문이 아니라, 그녀가 꿈꾸던 삶과 현실 사이의 괴리 때문이다.


샤를 보바리, 그는 아내의 배신을 알지 못한 채 끝까지 그녀를 사랑한다. 그의 순수함과 우직함은 때로는 감동적이지만, 또 한편으로는 답답하기 그지없다. 그는 마치 현실을 직시하기를 거부하는 우리 모두의 모습을 보여주는 듯하다.


플로베르는 이 소설을 통해 당시 사회의 위선과 천박함을 신랄하게 비판한다. 그의 세밀한 묘사는 독자로 하여금 마치 그 시대, 그 장소에 있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그의 문체는 정교하고 아름답지만, 동시에 무자비할 정도로 현실적이다.


이 소설은 우리에게 묻는다. 당신은 엠마처럼 환상에 사로잡혀 있지는 않은가? 아니면 샤를처럼 현실을 외면하고 있지는 않은가? 어쩌면 우리는 모두 조금씩 엠마이며, 동시에 샤를일지도 모른다.


결국 '마담 보바리'는 우리 모두의 이야기다. 현실과 이상 사이에서 갈등하는 우리의 모습, 그리고 그 갈등이 가져오는 비극적 결과를 보여준다. 다만 우리는 엠마보다는 조금 더 나은 선택을 할 수 있기를, 그리고 샤를보다는 조금 더 현실을 직시할 수 있기를 바랄 뿐이다.



줄거리 요약

'마담 보바리'는 19세기 프랑스의 평범한 시골 의사 샤를 보바리와 그의 아내 엠마의 이야기를 다룬다. 엠마 루오는 평범한 농장 소녀로 시작했지만, 수녀원 교육을 받으며 로맨스 소설에 빠져들었다. 그녀의 인생은 샤를 보바리라는 평범한 시골 의사와 결혼하면서 시작되는데, 여기서부터 그녀의 불만도 시작된다.

샤를은 성실하고 착하지만, 엠마가 꿈꾸던 열정적이고 낭만적인 남편과는 거리가 멀다. 엠마는 곧 지루함에 빠지고, 파리의 화려한 무도회를 경험한 후 더욱 그렇게 된다.

그녀의 첫 번째 '모험'은 젊은 법학도 레옹과의 정서적 교감이다. 하지만 레옹이 떠나자, 엠마는 더 대담해진다. 그녀는 지주 로돌프와 열정적인 불륜에 빠지지만, 로돌프는 그녀와 도망갈 계획을 세우다가 마지막 순간에 등을 돌린다. 충격을 받은 엠마는 병에 걸리고, 잠시 신앙에 의지하려 하지만 실패한다.

엠마의 욕망은 멈추지 않았다. 레옹과 재회하여 또 다시 불륜에 빠진다. 이번에는 더 대담하고 무모해져서, 정기적으로 루앙으로 가 레옹을 만난다. 이 과정에서 그녀의 사치 습관도 걷잡을 수 없이 커져간다.

엠마는 자신의 환상을 현실로 만들기 위해 끊임없이 돈을 쓴다. 고급 옷, 가구, 장신구... 심지어 연인들을 위한 선물까지 구하기 위해 급기야 상인 뢰르에게서 돈을 빌린다. 뢰르는 마치 오늘날의 고리대금업자처럼 그녀를 착취하는 인물이다.

결국 빚이 산더미처럼 쌓이고, 뢰르가 강제 집행을 요구하자 엠마는 파멸에 직면한다. 필사적으로 돈을 구하려 하지만 실패하고, 결국 비소를 훔쳐 자살한다.

샤를은 아내의 죽음 후 그녀의 불륜을 알게 되지만, 여전히 그녀를 사랑한다. 슬픔에 빠져 일도 제대로 하지 못하고 결국 죽고 만다. 그들의 딸 베르트는 고아가 되어 면직 공장에서 일하게 되는데, 이는 19세기 프랑스 사회의 냉혹한 현실을 보여준다.


주요 등장인물

엠마 보바리: 주인공. 낭만적 환상에 사로잡혀 현실에 만족하지 못하는 아름다운 여인.

샤를 보바리: 엠마의 남편. 평범하고 성실한 시골 의사.

레옹 뒤퓌: 엠마의 첫 번째 연인. 젊고 낭만적인 법학도.

로돌프 불랑제: 엠마의 두 번째 연인. 경험 많고 냉소적인 지주.

오메: 마을의 약사. 허세 가득하고 속물적인 인물.

뢰르: 엠마에게 돈을 빌려주는 상인. 그는 엠마의 허영심을 이용해 돈을 빌려주고 높은 이자를 받아낸다.


핵심 주제 및 모티프

현실과 환상의 괴리: 엠마의 로맨스 소설에서 비롯된 환상과 현실 사이의 갈등이 중심 주제.

부르주아 사회의 위선: 플로베르는 당시 중산층 사회의 천박함과 위선을 신랄하게 비판한다.

욕망과 좌절: 엠마의 끝없는 욕망과 그로 인한 좌절이 서사를 이끌어간다.

결혼과 불륜: 당시 사회에서의 결혼 제도와 그 한계, 그리고 불륜의 결과를 탐구한다.

물질주의: 엠마의 사치품 구매 습관은 당시 사회의 물질주의를 반영한다.


사회적 및 역사적 배경

'마담 보바리'는 19세기 중반 프랑스를 배경으로 한다. 이 시기는 산업혁명과 도시화가 진행되면서 사회 계급 간의 격차가 벌어지고 있었다. 동시에 로맨스 소설의 유행으로 많은 여성들이 현실과 동떨어진 환상을 품게 되었다.


플로베르는 이러한 사회적 배경 속에서 중산층의 삶을 세밀하게 묘사하며, 그들의 위선과 천박함을 비판적으로 그려냈다. 특히 여성의 사회적 지위와 역할, 그리고 그들의 욕망과 좌절을 생생하게 표현함으로써 당시 사회의 모순을 드러냈다.


이 소설은 출간 당시 외설 혐의로 재판을 받기도 했지만, 결국 무죄 판결을 받았다. 이는 당시 사회의 도덕적 기준과 예술의 자유 사이의 갈등을 보여주는 사건이었다. '마담 보바리'는 이후 현대 소설의 선구자적 작품으로 평가받으며, 리얼리즘 문학의 대표작으로 자리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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