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려하고 허무했던 20년대의 아메리칸 드림
F. 스콧 피츠제럴드의 '위대한 개츠비'는 참으로 역설적인 작품이다. 화려함 속에 숨겨진 공허함, 부와 사랑을 좇는 인간의 끝없는 욕망, 그리고 그 모든 것의 덧없음을 그리고 있지 않은가? 이 소설은 마치 샴페인 잔 같다. 반짝이고 화려하지만, 곧 거품이 사라지고 나면 쓴 맛만 남는 것이다.
주인공 제이 개츠비를 살펴보자. 그는 마치 현대의 자수성가한 사업가와도 같다. 단지 그의 '사업'이 다소 불법적이라는 점만 다를 뿐이다. 개츠비의 집착적인 사랑과 성공에 대한 열망은, 우리 모두가 가슴 속에 품고 있는 '아메리칸 드림'의 극단적인 모습이 아닐까? 물론 우리의 '데이지'가 실제 인물은 아니겠지만 말이다.
이 소설의 화자인 닉 캐러웨이는 마치 현대 사회를 바라보는 우리의 모습과도 같다. 그는 개츠비의 세계에 매료되면서도 동시에 비판적인 시선을 유지한다. 이는 마치 우리가 SNS상의 화려한 삶을 동경하면서도 그 허구성을 의심하는 것과 비슷하지 않은가?
피츠제럴드가 그려낸 1920년대 뉴욕의 상류 사회는 눈부시게 아름답지만 동시에 위험하다. 끝없는 파티와 재즈, 술... 이는 현대의 나이트클럽 문화와 닮아있지 않은가? 그리고 그 이면에 숨겨진 도덕적 타락과 공허함. 어쩌면 우리 사회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을지도 모른다.
이 작품의 가장 상징적인 장면은 아마도 개츠비가 초록색 불빛을 바라보는 모습일 것이다. 그 희미한 불빛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이루지 못한 꿈? 영원히 도달할 수 없는 이상? 아니면 우리 모두가 좇고 있는 허상?
'위대한 개츠비'는 우리에게 경고한다. 물질만능주의의 위험성에 대해서, 그리고 과거에 대한 집착이 현재를 망칠 수 있다는 것에 대해서. 하지만 동시에 이 작품은 우리에게 질문을 던진다. 과연 우리의 삶에서 '초록색 불빛'은 무엇인가? 그리고 우리는 그것을 쫓아 어디까지 갈 수 있을까?
개인적으로, 이 소설을 읽을 때마다 나는 내 삶의 가치관을 돌아보게 된다. 나도 개츠비처럼 허상을 좇고 있지는 않은지, 혹은 톰과 데이지처럼 무감각하고 이기적으로 살고 있지는 않은지. 그리고 동시에, 우리 사회가 얼마나 변했는지, 또 변하지 않았는지를 생각하게 되는 것이다.
'위대한 개츠비'는 1922년 뉴욕을 배경으로 한다. 채권 중개인 닉 캐러웨이가 부유한 이웃 제이 개츠비를 만나면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개츠비는 과거에 사랑했던 여인 데이지를 다시 만나기 위해 엄청난 부를 쌓고 화려한 파티를 열고 있다.
데이지는 닉의 사촌이자 톰 뷰캐넌의 아내다. 개츠비는 닉의 도움으로 데이지와 재회하고 과거의 관계를 되살리려 한다. 그러나 톰이 개츠비의 정체를 밝혀내고, 결국 비극적인 사건이 발생한다. 개츠비는 죽음을 맞이하고, 데이지와 톰은 아무 일 없었다는 듯이 떠나버린다.
제이 개츠비: 주인공으로, 과거의 사랑을 되찾기 위해 막대한 부를 쌓은 신흥 부자이다.
닉 캐러웨이: 화자이자 개츠비의 이웃으로, 사건을 객관적으로 관찰하고 전달한다.
데이지 뷰캐넌: 개츠비의 옛 연인이자 닉의 사촌으로, 물질주의적이고 자기중심적인 인물이다.
톰 뷰캐넌: 데이지의 남편으로, 오만하고 폭력적인 구시대적 상류층을 대표한다.
조던 베이커: 프로 골프 선수로, 닉의 연인이자 데이지의 친구이다.
아메리칸 드림의 붕괴: 개츠비의 이야기는 아메리칸 드림의 허구성을 보여준다.
과거와 현재의 갈등: 개츠비의 과거에 대한 집착은 현재의 삶을 왜곡시킨다.
물질주의와 정신적 공허: 화려한 외면 뒤에 숨겨진 등장인물들의 정신적 공허함이 드러난다.
계급과 특권: 구시대적 상류층과 신흥 부자 사이의 갈등이 그려진다.
상징적 이미지: 초록색 불빛, 재의 계곡, T.J. 에클버그 박사의 간판 등 다양한 상징이 사용된다.
'위대한 개츠비'는 1925년에 출판되었으며, 1920년대 초 미국의 재즈 시대를 배경으로 한다. 이 시기는 제1차 세계대전 이후 경제적 호황기로, 사치와 향락이 만연했던 때이다.
금주법이 시행 중이었지만, 오히려 불법 주류 밀매가 성행했고 이는 개츠비의 부의 출처를 암시한다. 또한 이 시기는 전통적 가치관이 흔들리고 새로운 생활 방식이 등장하던 때였다.
피츠제럴드는 자신이 직접 경험한 1920년대의 모습을 생생하게 그려냈으며, 이는 당시 사회의 모순과 문제점을 날카롭게 지적하는 역할을 한다.
'위대한 개츠비'는 출판 당시에는 큰 주목을 받지 못했지만, 이후 재평가되어 현재는 20세기 미국 문학의 고전으로 자리잡았다. 특히 현대 사회의 물질만능주의와 허영심을 비판하는 작품으로 여겨지며, 영화나 연극 등으로 꾸준히 각색되고 있다.
이 작품은 거의 10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끊임없이 읽히고 해석되고 있다. 그 화려한 문체와 깊이 있는 주제 의식으로 인해 앞으로도 계속해서 우리에게 현대 사회와 인간의 본성에 대한 통찰을 제공할 것이다. 물론, 현대의 독자들은 이 작품을 읽으며 과거의 모습에 놀라워하면서도, 동시에 현재의 우리 모습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에 씁쓸함을 느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