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보다 먼 출세의 길
한숨만은 눈을 비비며 일어났다. 서울 한복판 고시원, 2평 남짓한 방에서 그의 하루가 시작됐다. 창밖으로 보이는 회색빛 아파트 숲을 보며 그는 중얼거렸다.
"화성에 갈 때가 이것보다 쉬웠는데..."
그 순간 그는 깜짝 놀랐다. "잠깐, 내가 지금 한국어로 생각하고 있나?" 그는 거울을 보며 자신의 모습을 확인했다. "오, 세상에. 나는 정말로 한국인이 됐군."
어제의 기억이 서서히 되살아났다. 그는 일론 머스크, 지구에서 가장 똑똑한 사업가였다. 그러다 갑자기 한국의 평범한 취준생으로 빙의된 것이다.
그 이유는 다름 아닌 우주 여행 중 겪은 황당한 사고 때문이었다. 화성으로 가는 우주선에서 그는 실수로 'K-스페이스 워프'라는 이상한 장치를 건드렸고, 그 순간 그의 의식은 지구 반대편 한국의 어느 청년의 몸에 들어가고 말았다.
"아... 그 반짝이는 태극 문양 버튼만 안 눌렀어도..." 그는 한숨을 쉬었다. 그리고 문득 자신의 새 이름이 떠올랐다. "한숨만? 정말? 내 이름이 '한숨만'이라고? 이 몸의 부모님은 대체 무슨 생각으로 이런 이름을 지으신 거야? 한숨밖에 안 나오잖아..."
한숨만은 휴대폰을 집어 들었다. 화면에는 수십 개의 알림이 떠 있었다.
"오늘 9시 SK하이닉스 인적성!"
"11시 삼성전자 코딩테스트!"
"오후 2시 현대자동차 면접!"
"저녁 7시 스터디 모임!"
그는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테슬라를 만들 때가 이것보다 편했는데..."
서둘러 준비를 마친 한숨만은 지하철로 향했다. 출근 시간, 사람들로 가득 찬 지하철에서 그는 간신히 자리를 잡았다. 옆자리 아저씨가 큰 소리로 통화를 하자, 한숨만은 살짝 인상을 찌푸렸다.
"스페이스X에서 소음 관리하는 게 여기보다 쉬웠는데..."
첫 번째 시험장. 한숨만은 자신만만하게 펜을 들었다. 하지만 문제지를 받자마자 그의 얼굴이 창백해졌다. '한국사', '상식', '시사'... 모든 게 생소했다.
"화성 탐사선 설계가 이것보다 간단했는데..."
두 번째 코딩테스트. 한숨만은 키보드를 두들겼지만, 원하는 대로 되지 않았다. 알고리즘? 자료구조? 그가 아는 건 로켓 공학뿐이었다.
"페이팔 만들 때가 이거보다 쉬웠는데..."
마지막 면접. 한숨만은 긴장한 채 면접관들 앞에 섰다.
면접관: "자, 우리 회사에 지원한 이유가 뭡니까?"
한숨만: "어... 전기차와 우주 산업에 관심이 많아서요."
면접관: "우리는 자동차 회사입니다만?"
한숨만: "아, 네... 그러니까... 음... 지구에서 가장 빠른 차를 만들고 싶어서요!"
면접관: "흠... 그런데 왜 자기소개서에 화성 정복 계획을 썼죠?"
한숨만: (식은땀을 흘리며) "그게... 회사의 비전을 크게 보자는 뜻이었습니다..."
면접이 끝나고 한숨만은 한강공원에 앉아 있었다. 달은 밝게 떠 있었지만, 그의 마음만큼 밝지는 않았다.
"달에 인류를 보내는 게 이것보다 쉬웠는데..."
그때, 옆에 앉아있던 할머니가 말을 걸었다.
"학생, 왜 이리 울적해 보이나?"
한숨만은 자신의 하루를 이야기했다. 할머니는 빙그레 웃으며 말했다.
"세상에 쉬운 일은 없어. 하지만 포기하지 말고 계속 도전하다 보면 언젠가는 길이 보일 거야."
그 말에 한숨만은 문득 깨달았다. 그가 지금까지 해온 모든 일들도 처음에는 불가능해 보였다. 하지만 그는 포기하지 않고 계속 도전했다.
"맞아요, 할머니. 감사합니다."
한숨만은 새로운 결심을 했다. 한국에서의 삶이 우주 정복보다 어려울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는 이 도전도 즐기기로 했다.
다음 날, 한숨만은 새로운 마음가짐으로 하루를 시작했다. 그는 이제 단순히 회사에 들어가는 것이 아니라, 한국 사회를 변화시킬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구상하기 시작했다.
김치를 활용한 우주식품 개발...
한강에 부유식 태양광 발전소 설치...
서울 지하철을 활용한 초고속 물류 시스템...
그의 아이디어는 점점 더 대담해졌고, 주변 사람들의 관심을 끌기 시작했다. 스터디 모임에서 그의 발표를 들은 친구들은 놀라워했다.
"야, 한숨만. 너 진짜 대단한 것 같아."
"맞아, 네 아이디어 정말 혁신적이야."
한숨만은 미소 지었다. 그는 이제 한국에서의 삶을 즐기고 있었다. 경쟁과 규제가 많은 사회였지만, 그것은 또 다른 도전이었고 기회였다.
하지만 몇 개월 후, 현실은 그리 녹록지 않았다. 그의 '서울형 하이퍼루프' 제안은 '비현실적'이라는 이유로 거절당했고, '김치 파워 배터리'는 '너무 한국적'이라며 외면받았다. (필자주: 하이퍼루프는 엘론 머스크가 2013년에 처음 제안한 미래 교통수단입니다.) 사람들은 그를 '꿈만 큰 백수'라고 부르기 시작했다.
어느 날 밤, 한숨만은 다시 한강변에 앉아 있었다. 씁쓸한 미소를 짓고 있었다.
'결국 난 실패자인가?'
그때 갑자기 하늘에서 밝은 빛이 내려왔다. 한숨만의 의식이 흐려지기 시작했다.
"일론 머스크, 당신의 임무는 끝났습니다. 이제 원래의 세계로 돌아갈 시간입니다."
눈을 떴을 때, 일론은 다시 자신의 캘리포니아 저택에 누워있었다. 그의 비서가 다가와 말했다.
"머스크 씨, 한국 정부에서 연락이 왔습니다. 서울에 테슬라 공장을 세우자는 제안을 거절한다고 하네요. '너무 혁신적이라 우리 정서에 맞지 않는다'고 합니다."
일론은 쓴웃음을 지었다. "역시 그렇군... 꿈이라서 다행이네."
그는 잠시 생각에 잠겼다가 벌떡 일어났다.
"아이디어가 떠올랐어! 화성에 한국식 고시원을 지어볼까? 화성 편의점에 김치라면도 팔고... 아! 화성 대기업 취업박람회는 어때?"
그 순간 일론은 자신이 한국어로 말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어, 잠깐... 내가 지금 한국어로 말하고 있잖아?"
"아, 미안. 이상한 꿈을 꾼 것 같아. 왜 갑자기 그곳이 그리워지지? 김치 탓인가?"
비서는 무표정으로 그를 쳐다봤다.
그는 화이트보드 앞으로 걸어가 열정적으로 새로운 계획을 짜기 시작했다. 실패에도 불구하고, 그의 엉뚱하고 대담한 아이디어는 멈출 줄 몰랐다.
"이봐, 화성 프로젝트 팀에 연락해! 화성에서 제2의 강남을 만들 거야! ... 뭐? 화성에 정부가 없다고? 그럼 우리가 만들면 되잖아!"
비서는 혼란스러운 표정으로 중얼거렸다. "이 미친 x이 또 무슨 일을 벌이려는 걸까. 아... 내 주식."
일론의 웃음소리가 저택 전체에 울려 퍼졌다.
그리고 어딘가에서, 한 한국 청년이 깨어나 중얼거렸다.
"이상한 꿈을 꿨네... 근데 왜 갑자기 내 이름이 '한숨만'이지?"
이 이야기는 세계적인 혁신가 일론 머스크가 우주 여행 중 'K-스페이스 워프'라는 황당한 사고로 인해 한국의 평범한 취업준비생으로 빙의되어 겪는 유머러스한 모험을 그리고 있습니다.
현대 한국 사회의 치열한 경쟁과 규제, 그리고 폐쇄적인 문화를 일론 머스크라는 캐릭터를 통해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보고자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