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엄마의말레시피 * 배정아작가 ]
제가 유독 화를 참지 못하는 아이의 행동이 있어요.
바로 아이가 밤늦게까지 안 자려고 버틸 때입니다.
하루는 너무 화가 난 나머지 아이한테 이렇게 소리 지르고는 화장실로 들어가 버렸어요.
“엄마는 양치질하고 먼저 잘 거야. 자든지 말든지 네 마음대로 해!”
그런데 화장실에 들어선 순간, 전 몸이 그대로 굳어버렸어요.
거울 속에 비친 제 얼굴이 너무 무서웠기 때문이죠.
표정은 일그러져 있었고, 이제껏 본 적 없던 차디찬 눈빛이 보였습니다.
순간 공포영화보다 더 무서울, 화내는 나를 지켜볼 아이의 마음을 짐작해보았습니다.
어쩌면 어린 시절 내가 그토록 두려워했던 부모님의 화내던 모습과 닮았을 거란 생각이 들었죠.
아이한테 화내는 게 멈춰지지 않는다면, 그런 내가 점점 싫어진다면,
화나는 순간 거울을 들여다보세요.
내가 어떤 표정을 짓는지, 어떤 눈빛을 내보이는지,
또 어떤 날카로운 말을 내뱉는지 말이죠.
그다음부턴 아이한테 화나는 순간, 그 얼굴이 가장 먼저 떠오를 거예요.
그럼 자연스레 온화한 미소와 따뜻한 눈빛을 보여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