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갑고, 냉정한 사람이
‘인싸’가 되는 법

by 마테호른


많은 사람이 눈물을 흘리는 것을 걱정한다. 눈물을 흘리는 것만으로도 치명적인 약점이 된다, 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니 아파도, 슬퍼도 울지 못하는 기현상이 일어나곤 한다. 하지만 모든 눈물이 약점이 되는 것은 아니다. 타인의 감정이나 상황, 처지를 헤아려서 흘리는 공감의 눈물은 서로 동질감을 느끼게 하고 더욱더 끈끈한 관계를 맺게 하기 때문이다. 예컨대, 누군가가 나와 함께 슬퍼하고, 분노하며, 울어준다고 생각해보라. 그것만큼 상대를 신뢰하게 하는 계기는 없을 것이다. 그 때문에 눈물이 많다는 것이 반드시 약점이 되는 것이 아닐뿐더러 부정적인 이미지를 만드는 것 역시 아니다.




◆ 눈물은 ‘약점’이 아닌 ‘마음의 울림’… 울고 싶다면 걱정하지 말고 마음껏 울어라


차갑고, 냉정한 이미지를 지닌 사람이라면 ‘눈물’ 한 방울로 이미지를 180도 바꿀 수 있다. 차갑고 냉정한 사람이 감수성 예민하고, 인간적인 사람, 이른바 ‘인싸’로 변하는 셈이다.

2008년 미국 민주당 대통령 후보 선출을 위한 당내 경선 당시 첫 관문이었던 아이오와에서 힐러리 클린턴은 신인이었던 버락 오바마에게 참패했다. 하지만 그 후 더 충격적인 일이 일어났다. ‘철의 여인’이라고 불리던 그녀가 인터뷰 도중 눈물을 흘렸기 때문이다. 선거와는 상관없는 눈물이었다고 즉각 부인하기는 했지만, ‘힐러리의 눈물이 선거의 흐름을 어떻게 바꿀 것인가?’라는 기사가 나올 만큼 그녀의 눈물은 당시 큰 화제가 되었다. 그리고 그 효과는 즉시 나타났다. 뉴햄프셔에서 열린 당원 대회에서 오바마를 이긴 것이다.


그렇다면 왜 많은 사람이 눈물을 어리석음의 표현이라거나 나약함의 상징으로 생각하는 것일까. 눈물에 대해 긍정적인 해석보다 부정적인 해석을 더 많이 듣고 자랐기 때문이다. 또한, 눈물이 자기 마음을 드러내는 순수한 표현임에도 종종 나쁜 의도로 사용되기 때문이다. 실제로 어른이건, 어린아이건 자신의 불리한 상황을 적당히 모면하려 하거나 자신이 원하는 것을 가지려고 할 때 눈물이라는 무기를 꺼내곤 한다. 눈물을 흘림으로써 관심을 끌거나 동정심을 얻으려는 것이다. 하지만 이런 행위는 눈물을 모독하는 일이다.


타인과의 공감에서 나오는 눈물은 나약함이 아닌 ‘마음의 울림’이다. 그런 눈물은 약점이 아니라 얼마나 감성이 풍부한지, 대인관계의 친밀도가 얼마나 높은지를 알려주는 척도에 가깝다. 따라서 이런 눈물이라면 얼마든지 자주 보여도 괜찮다.



다운로드 (1).jpg ▲ 2008년 미국 민주당 대통령 후보 선출을 위한 당내 경선 당시 ‘철의 여인’이라고 불리던 힐러리 클린턴의 눈물은 그녀의 이미지를 180도 바꾸었다.



◆ 눈물은 자신을 위로하는 최고의 선물이자, 감정 청소기


외로우면 외롭다고, 슬프면 슬프다고 마음 놓고 울자. 삶의 무게가 힘겹게 느껴질 때, 사람들에게 억울한 오해를 받을 때, 열심히 노력했는데도 원하는 결과를 얻지 못했을 때, 사랑하는 사람과 헤어졌을 때, 마음대로 되는 일이 하나도 없을 때 소리 내어 울자. 베개를 껴안고 이불을 뒤집어쓴 채 펑펑 울던지, 슬픈 영화나 책을 보면서 그 이야기에 취한 척 소리 높여 울던지, 높은 산에 올라가 커다란 바위 위에 앉아서 엉엉 울던지, 새벽에 수영하며 물속에서 흐느껴 울던지, 어떻게든 자기 마음 내키는 대로 울면서 모든 것을 쏟아내자. 그러고 나면 온몸의 힘이 쫙 빠지고, 코가 싸해지면서 머리가 띵해질 것이다. 그 느낌 그대로 잠시 몸과 마음을 가만히 내버려 두자. 몸속에 쌓여 있던 모든 생각이 빠져나가 버린 것 같은 텅 빈 느낌이 들 때까지.


한바탕 울고 났다고 해서 문제가 해결된 것도 아니고, 상황이 크게 달라지지도 않겠지만, 왠지 모르게 한결 가벼워진 느낌이 들 것이다. 그것이 바로 ‘카타르시스’ 효과다.



girl-690327_1920.jpg ▲ 남자라는 이유로, 부모라는 이유로, 어른이라는 이유로 가슴 속에만 꽁꽁 묻어 두고, 가둬 두었던 눈물을 꺼내서 내보내고 나면 마음이 한결 가벼워진다.



남자라는 이유로, 부모라는 이유로, 어른이라는 이유로 가슴 속에만 꽁꽁 묻어 두고, 가둬 두었던 눈물을 꺼내서 내보내고 나면 가족 부양을 위해, 성공을 위해, 목표 달성을 위해, 더 나은 미래를 위해 참고 견뎌오는 동안 가슴속에 쌓인 앙금으로부터 한결 자유로워질 수 있다. 그런 점에서 눈물은 자신을 위로하는 최고의 선물이자, 효과적인 감정 청소기라고 할 수 있다.


더는 참지 않아도 괜찮다. 그동안 견뎌온 부질없는 것들을 눈물이라는 격한 파도에 쓸려 보내고 나면 우리가 정말 바라고 원하는 매력적인 것들을 채울 수 있는 공간적인 여유가 생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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