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뇌과학과 심리학이 말하는 ‘게으름’의 진짜 원인
미루는 건 정말 ‘게으름’일까?
사람들은 해야 할 일을 자꾸 미루게 될 때 종종 자신을 향해 “나는 왜 이렇게 의지가 약하지?”라며 자책하곤 한다. 중요한 과제가 눈앞에 있는데도 스마트폰을 들여다보거나, 청소나 정리 같은 다른 일을 하면서 정작 해야 할 일은 계속 뒤로 미루는 모습은 많은 이들에게 익숙하다. 마감이 가까워질수록 스트레스는 커지고, 결국 벼락치기로 허둥지둥 마무리하게 되는 악순환이 반복된다.
그래서 우리는 이런 습관을 흔히 ‘게으름’이나 ‘의지 부족’, 혹은 ‘자기 관리 실패’라고 쉽게 판단한다. 하지만 과연 이런 단순한 설명만으로 우리의 행동을 충분히 이해할 수 있을까?
최근 심리학과 뇌과학 연구들은 미루는 행동이 단순히 태만하거나 성격이 나약해서 생기는 게 아니라, 감정 조절 능력, 자기 효능감(Self-efficacy), 뇌의 보상 시스템, 스트레스 반응 등 다양한 심리적·신경학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고 설명한다. 즉, 미루기는 단순한 습관이나 성격 문제가 아니라, 우리 내면에서 벌어지는 감정과 인지의 갈등이 만든 자연스럽고 복잡한 심리 반응이라는 것이다.
뇌과학적으로 본 ‘미루기’의 작동 원리
● 즉각적 보상의 유혹과 전전두엽의 갈등
인간의 뇌는 본래 생존을 우선으로 설계돼 있어 ‘지금 당장 느낄 수 있는 보상’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유튜브, SNS, 게임, 단 음식 같은 자극은 빠르게 도파민(Dopamine)을 분비해 우리 뇌에 즉각적인 쾌감을 준다.
이런 반응을 조율하는 뇌의 부위가 바로 측좌핵(Nucleus accumbens)이다. 이곳은 뇌의 보상 시스템의 핵심으로, 단기적인 즐거움에 우선순위를 부여한다. 즉, 지금 당장 느낄 수 있는 재미와 만족을 뇌는 매우 중요하게 여긴다.
반면, 시험 공부, 체력 단련, 업무 보고서 작성처럼 미래를 위한 노력은 당장 보상을 주지 않기 때문에 뇌는 상대적으로 반응이 적다. 이런 활동을 계획하고 실행하는 기능은 전전두엽(Prefrontal cortex)이 담당한다. 전전두엽은 충동을 조절하고, 장기적인 목표를 설정하며, 계획적으로 행동하도록 돕는 뇌의 ‘이성적 조정자’이다.
하지만 이 두 시스템은 늘 서로 충돌한다. 전전두엽은 “이 일을 끝내야 해”라고 주장하지만, 보상 시스템은 “지금은 그냥 영상 하나만 보자”라고 유혹한다. 결국 뇌는 순간의 즐거움을 선택하게 되고, 우리는 ‘해야 할 일’을 뒤로 미루게 되는 것이다.
● 스트레스 반응과 회피 본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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