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에게 2

by 마테호른

이제 너도 누군가와 사랑할 나이가 되었다.


사랑받기보다는 사랑하는 사람이 되어라.

나아가 사랑받는 데 익숙한 사람보다는 사랑을 아낌없이 주고 표현할 줄 아는 사람과 사랑해라.


사랑받는 데만 익숙한 사람은 사랑하는 법을 모른다.

누구도 진심으로 사랑해보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런 사람은 사랑받는 데만 만족할 뿐 상대를 향한 마음이 간절하지가 않다.

그러다 보니 그런 사람과 사랑하게 되면 네가 상처받을 수 있다.


내가 아는 사람 중에 30년 동안 한 사람을 그리워하며 사는 이가 있다.

결혼도 했고, 아이도 있지만, 여전히 그 사람을 마음속에 담고 산다.

함께 사는 사람에 대한 죄책감에 수없이 잊으려고도 했고,

아이에 대한 미안함에 생각하지 않으려고도 해봤지만,

나이 들수록 30년 전의 그 사람이 더욱더 그리워진다고 했다.


그건 나 역시 마찬가지다.

내일 당장 세상이 어떻게 되어도 아무 미련없는 내게는

젊은 날 해결하지 못한 일 하나가 두고두고 마음을 괴롭힌다.

가을이면 그 증상은 더욱더 깊어진다.

지독한 그리움이 가을이면 단풍처럼 붉게 물들기 때문이다.


그것은 윤동주 시인의 짝사랑과도 매우 닮았다.

윤동주 시인은 ‘순이’라고 직접 이름 붙인 여인을 4년 동안 짝사랑했지만,

끝내 고백하지 못하고 가슴 속에만 간직한 채 하늘의 별이 되고 말았다.


내게도 대학 시절에 좋아했던 사람이 있었다.

하지만 너도 알다시피, 나는 부끄러움이 많은 사람이다.

그래서 사랑 앞에서도 늘 망설이기 일쑤였다.

사랑을 고백할 용기가 없었다기보다는 거절당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이 컸다.

그것이 지금은 못내 후회된다.


바라건대, 너는 사랑 앞에서 그런 부끄러움과 두려움은 잊어버려라.

시간이 흐르면 한순간의 부끄러움과 두려움보다는 오랜 그리움이 훨씬 더 큰 상처를 만드니까.


가수 거미의 〈친구라도 될 걸 그랬어〉라는 노래가 있다.

이별의 슬픔을 담은 그 노래에

“견디긴 너무 힘든데 자꾸만 울고 싶은데 내 옆이 아닌 자리에 너를 보고 있는 게 왜 그게 행복한 걸까”라는 노랫말이 있다.

진실한 사랑이란 바로 그런 것이다.

아무런 거짓이 없고, 내가 아닌 다른 사람과 함께 있더라도 진심으로 행복을 빌어주는 것,

그것이 바로 모든 사람이 그렇게도 갈망하는 사랑이다.


부디, 넌 그런 사랑을 하길 바란다.

이전 11화아들에게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