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관정요》는 당 태종의 정치 철학을 담은 책으로 군주의 도리 및 인재 등용에 관한 수많은 유용한 지침을 담고 있다. 이에 역대 중국 왕조는 물론 조선 왕들 역시 《정관정요》를 통해 군주의 도리와 통치술을 배웠다. 그런 점에서 《정관정요》를 ‘제왕학 교과서’라고도 한다. 여기서 ‘정관(貞觀)’은 태종 때의 연호(年號)이며, ‘정요(政要)’는 정치의 요체라는 뜻이다.
《정관정요》는 당 태종이 위징(魏徵), 방현령(房玄齡), 두여회(杜如晦), 왕규(王珪) 등의 현신(賢臣)들과 나눈 이야기를 엮은 것으로, 총 10권 40편으로 구성되어 있다.
주목할 점은 군주(리더)의 자세로 ‘문제는 밖이 아니라 안이다(남을 탓해서는 안 된다)’, ‘끊임없이 공부하라’, ‘풀 베고 나무하는 사람에게도 물어 봐라(경청)’ 등을 강조하고 있다는 점이다. 또한, 덕행을 쌓아라, 사람을 대함에 정성을 다하라, 인재 모으기에 힘써라, 좋아하는 바를 함부로 드러내지 말라, 신상필벌을 분명히 하라, 마음으로 다스려라, 편안할 때 위태로움을 생각하라(居安思危)도 중요한 덕목임을 강조하고 있다.
그런 점에서 개인은 물론 공직자의 마음을 다스리는 교양서로도 전혀 손색이 없다. 나보다 남을 먼저 생각하는 마음, 공평무사한 태도, 인재를 찾고 중용하고자 하는 인재관, 칭찬보다는 비판을 즐겨 듣고자 하는 마음가짐과 스스로에 대한 엄격함 등이 오늘을 사는 우리에게 적지 않은 가르침을 주기 때문이다.
어느 시대, 어느 조직이나 간신과 아첨꾼은 존재한다. 그들은 조직 발전의 적이다. 자신의 이익만 중요하게 생각할 뿐 조직의 안정과 발전에는 관심이 없기 때문이다. 리더가 그런 사람을 피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한비자》에 다음과 같은 이야기가 나온다.
“사당에 큰 쥐가 살고 있었다. 쥐를 잡기 위해 불을 지르려고 했지만, 기둥이 타버릴까 싶어서 하지 못하고, 쥐구멍에 물을 부어 잡으려고 했지만, 칠이 벗겨질까 봐 방치하고 말았다. 얼마 후 급속히 늘어난 쥐새끼에 구멍이 숭숭 뚫린 사당은 결국 무너지고 말았다.”
여기서 사당은 ‘조정’을 가리키며, 쥐는 ‘간신’을 말한다. 요즘으로 치면 ‘조직’과 ‘아첨꾼’이라고 할 수 있다.
당 태종의 현신이었던 위징은 간신의 유형을 6가지로 나누고, 황제가 이들을 멀리할 때 나라가 부강해지고, 백성이 비로소 편안해진다고 했다. 요즘으로 치면, 리더가 멀리해야 할 사람이라고 할 수 있다.
첫째, 자신의 자리에 안주하며, 돈만 탐하는 구신(具臣)
둘째, 무조건 아첨만 하는 유신(諛臣)
셋째, 똑똑하고 현명한 사람을 질투하는 간신(奸臣)
넷째, 잘못을 감추고 사람들을 이간질하는 참신(讒臣)
다섯째, 자신의 힘을 자랑하며 전횡을 일삼는 적신(賊臣)
여섯째, 군주의 눈을 가려 불의에 빠지게 하는 멸신(滅臣)
양신(良臣, 어진 신하)은 세상에 이름을 널리 알릴 뿐만 아니라 군주(리더)에게도 그 영향을 미쳐 위세와 명망이 대대손손 이어지게 한다. 하지만 충신(忠臣)은 군주(리더)의 미움을 사서 주살 당하기 쉽다. 군주(리더)에게 어리석음을 깨닫게 해서 오명을 남기기 때문이다. 그 결과, 군주(리더)와 자신 모두를 망친다.
양신은 ‘위로는 군주(리더)를 편안하게 하고, 아래로는 백성을 행복하게 한다’라는 믿음을 지녀야 한다. 그러자면 훌륭한 군주(리더)를 만나는 것도 중요하지만, 군주(리더)가 흐트러지지 않도록 끊임없이 설득해야 한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군주(리더)를 위하는 충신이 아니라 자신과 주군, 나라를 모두 살게 하는 양신이다.
어떤 조직이나 열린 사람과 곧은 사람이 필요하다. 하지만 그런 사람들이 존재하기에는 현실이 절대 만만치 않다. 열린 사람은 닫힌 사람에게, 곧은 사람은 비뚤어진 사람에게 밀려나기 쉽기 때문이다. 하지만 닫힌 사람보다 열린 사람이, 굽은 사람보다 곧은 사람이 많아야만, 조직이 살고 발전한다. 따라서 리더라면 그들을 구분하는 안목을 반드시 갖춰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