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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인터파크 북DB Dec 19. 2016

즐겁게 식사하는 가장 특별한 비법

말만 하는 부모, 상처 받는 아이

                     


식사 예절이 중요하다고 하니 식사 시간에 조용하고 경건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을까? 하지만 지금은 조선 시대가 아니다. 가뜩이나 웃을 일 없는 세상에 가족 식사 시간만이라도 웃으며 즐겁게 보내자.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식사 시간이 즐거워질까?


우리 집은 아이들이 어릴 적에 '요리 재료 알아맞히기 게임'을 했다. 식사 때 내가 먼저 이렇게 물어봤다.


"음식을 먹으면서 뭐가 들어갔을까?"


그러면 아이들은 먹으면서 상상하고, 곰곰이 생각해서 하나라도 더 알아맞추려고 했다. '레시피 만들기 게임'도 아이들이 재미있어 했다. 특히 아이들이 맛있어 하는 음식이 있으면 이렇게 말했다.


"엄마의 미소, 사랑 담뿍, 행복 한 그릇을 아낌없이 넣었어."


가끔 애들이 싸웠을 때, 말을 안 들었을 때는 음식을 평소보다 맛없게 만든 다음에 이렇게 설명했다.


"엄마의 눈물 한 컵, 한숨 두 스푼, 화(火) 한 국자, 부글부글 분노 한 대접을 넣었어."


이런 게임을 통해 아이들은 맛있는 음식을 먹으려고 덜 싸우고 덜 짜증내게 되었다. 그리고 나중엔 넉살이 늘어 엄마의 정성이 들어갔느니, 엄마의 포근한 사랑이 들어갔느니 하며 능청을 떨기도 했다. 또 음식을 만들 때 아이를 참여시키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맛 좀 봐줄래?"


대개의 아이들은 이 말을 정말 좋아한다.


엄마의 요청에 아이는 조르르 달려와서 전문 쉐프라도 된 듯 으스대며 맛을 보고 평가할 것이다. "좀 짜요." "싱거운 것 같은데 소금을 조금만 더 넣으세요.""너무 달아요!" 이러면서. 국자라도 한번 젓게 하고, 뒤집개로 한번 뒤집어보고, 참기름 한 방울이라도 치게 하고, 깨소금이라도 뿌리게 하면 그 효과는 기대 이상이다. 아이들은 그런 거 하나만으로도 본인이 만든 음식이라며 얼마나 맛있게 먹는지 모른다.


"맛있지, 맛있지?"


가족에게 칭찬을 강요하기까지 한다.


자, 아이들이 식사 시간을 기다리게 만들고 두근거리게 하는 건 주방에 있는 사람의 몫이다.


"오늘은 무슨 요리일까? 내가 꼭 맛을 봐야지!"


식사할 때 이런 말은 가족 사랑의 에너지다. 또한 엄마들에게 당부한다. 아이가 식탁에서 식사하는 동안, 엄마는 부엌일을 하며 아이에게 이렇게 말하지 말길.


"식기 전에 먹어라."

"너희들 먼저 먹어라."


엄마는 식당 아줌마가 아니다. 식당 아줌마는 돈이라도 번다! 음식이 좀 식으면 어떤가. 가족이 함께 먹는 게 중요하다. 아이들이 그런 엄마를 보고 자라면 나중엔 진짜 엄마 몫을 남겨두지 않는다는 사실을 명심하자.


오히려 나는 틈날 때마다 아이들에게 내가 좋아하는 음식을 알려준다. 그 덕분에 우리 집 아이들은 엄마가 좋아하는 음식이 있으면 내 쪽으로 쓱~ 밀어준다.


그리고 특별한 경우가 아니라면 아이 그릇에 담아준 밥을 남김없이 먹게 하고, 즐거운 식탁에서 인상 쓰면서 억지로 밥 먹는 아이들의 밥그릇은 망설임 없이 치워야 한다. 과감하게!


식사는 즐겁게! 가족이 함께하자!


※ 본 연재는<말만 하는 부모, 상처받는 아이>(김은미, 서숙원/ 별글/ 2016) 내용 가운데 일부입니다.


위 글은 인터파크 북DB 기사 [즐겁게 식사하는 가장 특별한 비법]의 일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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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칼럼니스트 김은미, 서숙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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