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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인터파크 북DB Dec 30. 2016

소년 마르크스의 인생관

마르크스는 처음입니다만


학창 시절의 마르크스

마르크스가 여러분처럼 젊었을 때는 과연 어떻게 살았을까요? 이번 시간에는 소년 마르크스의 인생관에 대해 살펴보겠습니다. 

나폴레옹 전쟁 무렵 독일은 통일 국가가 아니라 프로이센, 오스트리아 등 군주제 소국가들이 서로 갈라져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그러다 빈 회의에서 38개국으로 이루어진 '독일 연방' 창설이 결정됩니다(이후 다시 39개국이 되지만). 이로 인해 오스트리아는 '독일 연방'의 일원인 동시에 연방 밖에 존재하던 헝가리 등의 지배자이기도 한 복잡한 입장이 되었습니다. 

같은 시기 영국은 산업 혁명을 통해 자본주의 경제를 확립한 후 곳곳으로 식민지를 넓히며 세계 시장에 군림했습니다. 프랑스는 전쟁에는 패했지만 경제적으로는 통일되어 자본주의 발전의 계기를 이미 마련한 상태였고요. 하지만 독일은 39개 군주 국가의 연합체로 나라마다 관세가 존재하고 경제 구조도 다른 까닭에 자본주의의 발전이 한참 뒤떨어져 있었습니다.

그래서 마르크스가 태어날 무렵 독일에선 전제 군주제 타파와 더불어 근대적인 통일 국가 형성이 역사 발전의 큰 과제로 부상해 있었습니다. 그런 시대에 젊은 마르크스는 어떻게 살았을까요. 마르크스가 프로이센의 라인 주에서 태어난 것은 빈 회의가 있은 지 3년 후의 일이었습니다. 또한 그곳은 프랑스 혁명의 영향을 특히 강하게 받은 지역 중 하나였습니다.

이런 시대적 배경에서 17세의 마르크스는 김나지움(Gymnasium, 지금의 일본으로 치면 고등학교 수준의 교육 기관입니다) 졸업 작문의 하나로 ‘직업 선택을 앞둔 한 젊은이의 고찰’(1835년)이라는 글을 씁니다.


지위의 선택에 즈음하여 우리가 주요한 기준으로 삼아야 할 것은, 인류의 행복과 우리 자신의 완성이다. -<마르크스·엥겔스 전집> 제40권(저작·논문집, 1837년~1844년), 오오츠키서점, 519쪽.


여기서 '지위'라는 것은 각자가 원하는 '직업'을 의미하는데, 이에 대해 소년 마르크스는 '인류의 행복'과 '우리 자신의 완성'을 기준으로 결정해야 한다고 말한 겁니다. 아울러 '인간의 본성이란 오직 그가 동시대 사람들의 완성을 위해, 그 사람들의 행복을 위해 일할 때에만 달성될 수 있다'고도 했습니다.

'나 하나만 괜찮다면'이라는 편협한 개인주의가 끼어들 틈이 없죠. '자기'란 '사람들의 행복'을 위해 일할 때에만 '완성'된다는 것은 결국 '나'의 행복을 '모두'의 행복에 합치시키는 삶의 방식이거든요. 

저는 이 소년 마르크스의 인간관에 모든 사람이 자신 있는 '삶의 방식'을 찾는 데 무척 중요한 문제 제기가 포함되어 있다고 생각합니다. '나'의 삶의 방식을 그 자신이 좌우하게 된다는 의미니까요. 아무쪼록 이 부분에 대해 잘 생각해 보셨으면 합니다. 

※ 본 연재는 <마르크스는 처음입니다만>(이시카와 야스히로/ 나름북스/ 2016년) 내용 가운데 일부입니다. 


위 글은 인터파크 북DB 기사 [소년 마르크스의 인생관]의 일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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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칼럼니스트 이시카와 야스히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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