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쌀한 겨울, 바깥 날씨는 춥고 움직이기는 귀찮을 때 따뜻한 이불 속은 천국과도 같다. 그야말로 '이불 밖은 위험해'란 말이 실감나는 요즘. 복잡한 세상사는 잠시 잊고 초극세사 향균 담요에 내 한 몸 둘둘 말아 소설책을 읽는 것도 겨울의 묘미 중 하나다. 추운 겨울날 이불 속에서 읽으면 좋을 '페이지 터너' 소설책을 소개한다.
사라진 약혼녀…그녀의 과거는? ― <브루클린의 소녀>
결혼식을 3주 앞둔 커플이 바닷가 펜션으로 여행을 떠난다. 남자가 여자에게 말한다. "조만간 우린 부부가 될 테고, 난 적어도 우리 사이에 아직 털어놓지 못한 비밀이 있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해" 이에 대한 여자의 대답. "당신은 내가 간직하고 있는 비밀을 알게 될 경우 감당하지 못할 수도 있어. 아니, 나를 혐오하게 될지도 몰라." 여자가 내놓은 시체 사진. '내가 저지른 짓'이란 수수께끼 같은 말. 다음날 약혼녀는 종적을 감춘다. 그는 다시 약혼녀를 되찾을 수 있을까? 다시 되찾는다 해도 예전처럼 사랑할 수 있을까? 스테디셀러 작가 기욤 뮈소의 신작으로 끝없는 대반전을 통해 책을 손에서 놓을 수 없게 한다.
애니메이션의 감동…책에선 어떨까? ― <너의 이름은.>
애니메이션 '너의 이름은’이 최근 극장에서 개봉해 이례적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이 작품을 애니메이션이 아닌 책으로 만난다면 기분이 다를까? 각기 다른 시간과 공간에서 서로 몸이 바뀌는 꿈을 꾼 도시 소년 '타키'와 시골 소녀 '미츠하'. 두 사람이 그 모든 격차를 뛰어넘어 서로를 찾아 나서는 이야기다. '초속 5센티미터', '언어의 정원' 등의 애니메이션 작품을 통해 국내에도 두터운 팬층을 구축해 놓은 신카이 마코토 감독의 야심찬 신작. 개봉 전부터 국내에서 화제였고, 소설로도 출간됐다. 지금껏 남녀의 시간과 몸이 바뀌는 소재는 영화나 소설에서 자주 봐온 것이라 그다지 새롭다고 할 수는 없다. 여기에 일본 원전 사고를 은유하는 사건의 등장, 신카이 마코토 감독 작품에 스민 특유의 애틋한 정서가 합쳐져 큰 감동이 밀려온다.
90년대産 스토리…지금 읽어도 재미있다! ― <건축무한육면각체>
'사각형의내부의사각형의내부의사각형의내부의사각형의내부의사각형' 익숙한 듯 낯선 이 문구는 이상이 1933년에 발표한 시 중 일부다. 그런데 이 시가 아니라 세상을 향해 내보내려한 메시지였다면? 소설가 지망생 지우와 베일에 쌓인 이상의 삶에 흥미를 느끼는 은표, 요즘으로 치면 '잉여'라고 불렀을 이들은 인터넷 소설 카페에 '건축무한육면각체의 비밀'이라는 소설을 연재하기 시작한다. 소설은 좋은 반응을 얻지만 이게 끝이 아니었다. 소설 내용이 현실에서도 일어나며 관련된 사람들이 죽는 사건이 발생한 것이다. 1996년 한국영화진흥공사 주최 시나리오 공모전에서 대상을 수상한 <건축무한육면각체의 비밀>의 개정판으로, 두 차례 재출간이 있었다. 출간한 지 20년의 세월이 흐른 지금 읽어도 독특한 설정과 긴장감 넘치는 스토리텔링의 힘은 여전히 빛난다.
위 글은 인터파크 북DB 기사 ["이불 밖은 위험해" 겨울 책임질 '페이지터너' 소설]의 일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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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 : 주혜진(북DB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