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칼럼

읽어라! 열릴 것이다!

마르크스는 처음 입니다만

by 인터파크 북DB
20170206091340551.jpg



마지막으로 다시 한번 마르크스의 학습 방식을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마르크스는 19세기 유럽의 인물이니 여러분은 시대적 배경이나 등장인물의 이름, 지리 등을 잘 모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번역서에는 대개 친절한 주석이 달려 있으니 귀찮아하지 말고 꼼꼼하게 읽어 보세요.

21세기를 살아가는 우리 입장에서 마르크스를 읽는 자체가 목적이 될 수는 없을 겁니다. 그 목적은 어디까지나 우리의 지성을 연마하고 삶의 방식을 보다 충실하게 함으로써 더 나은 사회를 위한 노력의 방향, 혹은 힌트를 얻는 데 있겠죠. 그러니 ‘보다 좋은 세상을 만들고 싶다’와 같은 자기 나름의 목적을 명확히 하면서 마르크스를 읽었으면 합니다. 단순히 ‘마르크스는 대단하다’는 걸 확인하는 데 그칠 게 아니라 ‘이런 마르크스의 시각에서 현대를 보면 어떨까’에 대해서도 생각하면 좋겠다는 이야기입니다.

고등학교 때까지의 공부는 대체로 정답이 정해져 있어서 기억했다가 그대로 쓰기만 하면 되는 방식이 많았을 겁니다. 그러나 앞으로는 지식뿐만 아니라 스스로 생각하는 힘이 필요합니다. 그 힘을 기르기 위해서는 이 답이 진짜 맞을지 의심해 보는 게 중요합니다. 선생님은 이렇게 말하지만 그게 정말일까, 텔레비전에서는 이렇게 말하는데 정말일까, 인터넷 뉴스에서는 이렇다는데 정말일까, 저 선배의 이야기는 어떨까, 그리고 마르크스는 이렇게 말했는데 올바른 이야기일까. 이런 사고야말로 소중하다고 할 수 있어요.


마르크스도 '모든 것을 의심하라'고 했는데, 이는 타인의 판단을 무비판적으로 수용하지 말라, 판단을 타인에게 위임하지 말라는 의미였습니다. 이런 배움의 자세를 의식적으로 체득해 둘 필요가 있습니다.

물론 고등학교 때까지 공부를 잘 못했거나 성적이 썩 좋지 않았던 분도 계실 겁니다. 하지만 솔직히 그때는 스스로 생각하는 힘을 요구받는 일이 거의 없었잖아요. 교과서나 참고서, 선생님의 판서나 나눠 준 프린트에 적힌 내용 등을 얼마나 많이 받아들여 기억하는지가 평가의 기준이니까요. 그러니 여러분 중 대다수는 '모든 것을 의심하는' 정신에 입각해 자신의 머리로 생각하는 능력이 미개발 상태에 머물러 있을 수밖에 없습니다. 앞으로 개발해야 하는 거죠. 따라서 지금까지의 학교 성적에 좌우될 것 없이 누구든 적극적으로 자신의 가능성을 믿으며 공부하시기 바랍니다.

마르크스는 서재에만 처박혀 지내는 사람이 아니었습니다. 더 나은 사회를 위해 실제적으로 노력하는 가운데, 왜 사회가 생각대로 바뀌지 않는가, 무엇이 가로막고 있는가, 어떻게 하면 다음 한 걸음을 내딛을 수 있을 것인가를 고민하는―그런 체험이 연구의 진전에 큰 자극으로 작용했습니다. 이는 우리에게도 마찬가지일 겁니다. 왜 빈곤이 사라지지 않을까 하는 질문에 따라 실제로 행동하다 보면 이런 문제에 부딪히게 되어 있구나, 세상 사람들은 이런 것들에 대해 생각해 본 적이 있을까, 행정은 이런 태도를 취하고 있구나, 변화시키기 위해서는 어떤 노력이 필요할까 등의 수많은 문제와 직면할 거라는 이야기입니다. 그런 맥락에서 관심 있는 주제와 관련된 여러 사회·정치 활동에 나서는 일은 책상 머리 공부를 더욱 심화하는 중요한 원동력이 될 겁니다. 그러니 부디 여러분도 적극적으로 사회 참여 활동을 해 보시기 바랍니다.

이렇게 지내다 보면 수업, 아르바이트, 거기에 자신이 정한 커리큘럼에 따른 공부, 사회·정치 활동까지 하느라 엄청나게 바빠지겠지만, 사실 충실한 생활이란 바로 이런 거죠. 힘들지만 반드시 성장할 겁니다.

※ 본 연재는 <마르크스는 처음입니다만>(이시카와 야스히로/ 나름북스/ 2016년) 내용 가운데 일부입니다.


위 글은 인터파크 북DB 기사 [읽어라! 열릴 것이다!]의 일부입니다.

전문보기



글 : 칼럼니스트 이시카와 야스히로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