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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인터파크 북DB Feb 24. 2017

말하라 기억하라 질문하라... 현실을 고발하는 소설


부조리한 현실은 겉으로 잘 드러나지 않는다. 권력도 자본도 없는 약자들의 목소리는 세상 밖에 미약하게 전해진다. 이럴 때 적절한 소통의 창구를 확보하지 못한 이들에게 문학은 마지막 보루다. 소설은 다양한 시점을 적용할 수 있는 장르다. 따라서 우리를 단순한 외부자로 머무르는 것이 아니라 그때 그 현장에 동참하도록 해준다. 감춰져 있던 역사와 현실을 드러내는 소설들을 함께 만나보자.


북한의 현실을 고발합니다
<고발>


자유롭게 글을 쓸 수 없다는 것, 그 상황에서 목숨을 걸고 글을 쓴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 자유가 당연한 것처럼 느껴지는 남한 사회에서 그 무거운 공기를 이해하기가 쉽지 않다. 북한에 살고 있는 작가 반디는 높은 울타리 속에 가려진 북한 사회를 낱낱이 폭로했다. 물론 목숨을 건 싸움이었다. 신변 보호를 위해 작가는 필명을 사용했으며, 책으로 출간될 때 작품 원본에 등장했던 지명과 사람 이름도 바꿨다. 소설 원고는 탈북자들의 도움을 받아 북한 국경을 넘을 수 있었다. 2017년 3월 영국과 미국에서 이 소설이 출간되면 폐쇄적인 북한 체제의 현실이 세계의 독자들을 만나게 될 것이다.


위안부 피해자들의 목소리를 기록하다
<한 명>


20만 명이 끌려가 2만 명만이 살아 돌아왔다. 1991년 김학순 할머니의 증언을 통해 일본군 위안부의 존재는 세상에 처음 알려졌다. 그리고 2017년 1월 기준으로 정부에 등록된 위안부 피해자 239명 중 생존자는 39명뿐이다. 장편소설 <한 명>은 위안부 피해 생존자들의 증언을 재구성해 거의 다큐멘터리에 가까울 정도로 현실에 가까운 서사로 탄생한 작품이다. 이 소설을 쓴 작가 김숨은 ‘피해를 증언할 수 있는 할머니들이 아무도 남아 계시지 않는 시기가 올 것이므로 소설을 통해 그런 점에 경각심을 가지게 하고 싶고, 그것이 문학의 도리라 생각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맹골수도 차가운 바닷물에서 시신을 수습하다
<거짓말이다>


2014년 4월 16일. 아직도 이 날은 많은 대한민국 국민들의 마음 속에 잊을 수 없는 날로 남아 있다. 많은 국민들은 TV나 신문 등의 매체를 통해 이 사고를 둘러싼 이슈를 접하며 안타까운 마음을 품었다. 그러나 누군가의 시선, 카메라 렌즈를 통해서였다. 사고 현장인 맹골수도의 외부에 머무를 뿐이었다. 소설가 김탁환이 데뷔 20주년을 맞이해 완성한 이 작품은 민간 잠수사의 시선을 택한다. 깊고 차가운 바다 밑 세월호 선실로 내려가 아이들의 시신을 ‘모셔오는’ 과정을 생생히 묘사한다. 사회 시스템의 어처구니없는 오작동 속에 목숨을 잃은 아이들을 소설을 통해 만나면서 이 아픔을 공유하는 이로서 위로받고 위로할 수 있는 입장이 된다.


1980년 5월 18일, 광주의 중학생 동호가 되어보다
<소년이 온다>


5.18 광주민주화운동 당시 인구 40만 명이었던 광주 시민들을 진압하기 위해 군인들이 지급받은 탄환은 80만 발이었다. <소년이 온다>는 이처럼 야만적이었던 5.18 당시의 상황을 당시 중학생이었던 동호의 죽음을 중심으로 그려낸다. 이 소설은 국가에 의한 무참한 살상이 벌어진 그때 그 시절 광주로 독자들을 데려다 놓는다. 읽는 내내 무서워서 몸이 바들바들 떨리고 분노가 인다. 하물며 그 사건을 직접 겪은 이들의 공포는 얼마나 큰 것이었으며, 남겨진 상처는 얼마나 깊은 것일까? 광주라는 역사적 기억에 대한 되물음 없이 대한민국은 한 발자국도 더 앞으로 나아갈 수 없다고 이 소설이 우리에게 말하고 있다.


위 글은 인터파크 북DB 기사 [말하라 기억하라 질문하라... 현실을 고발하는 소설]의 일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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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 : 주혜진(북DB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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