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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인터파크 북DB Aug 09. 2016

[감자튀김] 프랑스 요리를 미국식 패스트푸드로

단어로 읽는 5분 세계사


햄버거(hamburger)는 청소년들이 좋아하는 음식 중 하나이지요. 어른들도 햄버거를 좋아해요. 다만 청소년들이 자주 먹으면 건강에 좋지 않으니 자녀들 앞에서는 내색을 하지 않을 뿐이지요. 


흔히 '햄버거'를 '햄'과 '버거'의 합성어로 알고 있는데 이것은 사실과 다르답니다. 햄버거는 독일의 함부르크(Hamburg)라는 도시 이름에서 유래한 말이에요. 이곳 사람들은 쇠고기를 갈아 뭉쳐서 익혀 먹는, 이른바 '함부르크 스테이크(Hamburg steak)'를 즐겨 먹었어요. 1850년대 독일인들이 미국으로 이주하면서 이 음식이 알려졌고, 얼마 뒤 미국의 대표 음식으로 자리 잡은 것이지요. 이 과정에서 함부르크 스테이크라는 명칭은 햄버그 스테이크(hamburg steak)로 변했고, 다시 햄버거로 줄어들었어요. 왜 햄버거에 '햄'이 없는지 이해했나요? 


한편 햄버거와 단짝을 이루는 것이 있지요. 바로 감자튀김이에요. 외국에서는 '포테이토 칩스(potato chips)'나 '프렌치 프라이즈(French fries)'라고 하지요. 프렌치 프라이즈라는 명칭은 미국 정치인 토머스 제퍼슨과 관련이 있어요. 토머스 제퍼슨은 미국 '독립선언문'를 작성한 사람으로, 1800년에 제3대 미국 대통령에 당선되고 1804년에 재선된 인물로도 알려져 있지요. 


1785년부터 1789년까지 그가 프랑스 주재 미국 대사였다는 사실은 잘 알려져 있지 않아요. 그는 대사 시절에 프랑스 감자튀김을 접했다고 합니다. 음식을 중요하게 여기기로 유명한 프랑스인들은 고기나 채소를 아주 얇게 썰어 요리했는데, 감자도 예외가 아니었지요. 가늘게 썬 감자를 기름에 튀긴 요리는 특유의 바삭바삭한 맛으로 미국인 대사의 미각을 사로잡았어요.


토머스 제퍼슨은 미국 독립선언문을 작성하고 미국 대통령으로 재임하기도 한 인물입니다

그는 1789년 귀국할 때 이 요리법을 가져와 몬티셀로에 있는 자신의 대농장을 찾아오는 손님들에게 프랑스에서 반한 감자튀김을 대접했다고 해요. 처음 먹어본 사람들이 무슨 요리냐고 물어보는 질문에 토머스 제퍼슨은 '프렌치 프라이드 포테이토스(French fried potatoes)'라고 대답했지요. 말 그대로 프랑스식 감자튀김이라고요. 이렇게 해서 감자튀김 앞에 '프렌치(French)'가 붙은 것이죠.


이 음식이 다른 지역에서도 널리 유행하자 사람들은 ‘프렌치 프라이드스(French frieds)’라고 줄여 불렀어요. 프렌치 프라이즈로 부르기 시작한 것은 1930년대 초반으로 알려져 있는데, 아마 그게 발음상 더 편해서였던 것 같아요. 

프랑스에 감자가 유입된 것은 언제부터일까요? 감자는 본래 남아메리카 식물이었어요. 16세기 말에 에스파냐, 오스트리아, 독일을 거쳐 18세기 중엽에는 프랑스에까지 들어온 것이지요. 프랑스의 박애주의 농학자 앙투안 파르망티에는 이 새로운 식재료의 영양상 장점을 확인하고 재배를 적극 장려했어요. 덕분에 많은 사람을 기아로부터 구할 수 있었다고 해요. 

남아메리카에서 들어온 감자가 프랑스 요리사의 손에서 감자튀김으로 만들어지고, 미국으로 건너가 막강한 경제력을 배경으로 전 세계에 퍼졌다는 것을 생각하면, 지금 먹는 감자튀김이 색다르게 보이지 않나요? 


[1분 세계사] 마요네즈는 지중해의 항구 이름에서 유래했다?


벨기에, 네덜란드에서는 감자튀김을 마요네즈(mayonnaise)에 찍어 먹기도 합니다. 마요네즈에 들어 있는 기름과 식초 성분이 다른 음식을 담백하게 느껴지도록 만들기 때문이라네요. 

마요네즈는 마욘(Mahon)이라는 항구 이름에서 유래했어요. 1756년 프랑스군은 지중해 마욘 항구가 있는 메노르카 섬에서 영국군을 격퇴했어요. 이 승리를 이끈 A. 히슐리외 공작은 본래 미식가이지만 전쟁 통에 제대로 먹지 못해 매우 허기진 상태였어요. 이런 사령관을 만족시키기 위해 요리사들은 가까운 민가의 주방에서 찾을 수 있는 모든 재료를 큰 사발에 담아 왔어요. 그러고는 달걀, 오일, 식초 등을 버무려 소스를 만들었다고 해요. 이를 먹은 히슐리외는 그 요리에 크게 만족했고요. 

이 이야기를 전해 들은 파리의 한 프랑스 주방장은 새로운 소스를 개발한 다음, 그것을 '소스마요네즈(sauce mayonnaise)', 즉 '마욘식 소스'라고 소개했지요. 1806년에 생긴 이 소스 이름이 1815년에 영어로 들어가 오늘날 '마요네즈'라고 불리고 있어요.


사진 : 글담출판사 제공

글 : 칼럼니스트 장한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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