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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인터파크 북DB Aug 25. 2016

[배우 박재민 추천] 삶과 사랑의 가치를 알려주는 책


  

"사랑은 결코 대단한 것이 아닙니다. 길고양이에게 음식과 물을 주는 것도 사랑이요, 사랑하는 아내를 위해 설거지를 하는 것도 사랑입니다. 내 건강을 위해 운동을 하는 것도 사랑이고, 양보 운전을 하는 것도 상대에 대한 사랑입니다. 사랑을 하세요. 그리고 그 사랑을 베푸세요. 사랑이 넘치는 대한민국이 되기를 소망합니다."

목놓아(?) 사랑을 외치는 이 남자, 누구일까. 배우로, MC로, 모델 또는 비보이로 방송연예계에서 종횡무진 활약 중인 박재민이다. 서울대 출신 ‘엄친아’ 배우로 알려진 그는 서울종합예술학교 전임교수로 강의를 하는 한편, 서울대 행정대학원 정책학과를 수료하고 논문을 쓰는 중이다.

'팔방미인' 그에게 최근 또 하나의 '명함'이 생겼다. 바로 번역가. 6월 출간된 <사랑이 구한다>(유진 킴, 앨리스 유/ 공명)는 그가 번역한 첫 번째 책으로, 미국의 예술 블로그 ‘마이 모던 멧’에 실린 감동적인 사랑 이야기들을 모은 책이다. 바쁜 방송활동 와중에 교수로, 학생으로 사는 것도 모자라 번역까지 도전한 박재민. 무엇이 그에게 번역이라는 새로운 도전을 하게 했을까. 그리고 그의 독서 습관과 추천 책 이야기까지 이메일 인터뷰를 통해 들어봤다.

"<사랑이 구한다>를 선택한 것은 저에게 당연한 선택이었습니다. 뉴스에 매일 같이 나오는 각종 사건, 사고들. 서로의 다름이 결코 틀림이 아님을 이해한다면 일어나지 않을 일들을 우리는 익숙하게 마주하고 있습니다. 조금만 너를 사랑한다면, 그리고 나를 사랑한다면, 이 순간을 사랑한다면 이 세상은 아마 지금보다 훨씬 더 아름다운 모습이겠죠. 제목을 '사랑이 구한다'라고 정한 이유도 같은 맥락입니다. 결국 이 지구를 구할 수 있는 힘은, 우리의 '사랑'입니다."

첫 번째 번역 작업을 '사랑 이야기'로 한 까닭을 물었더니 위와 같은 답변이 돌아왔다. 그는 "이 세상 모든 인간에게 똑같이 적용될 수 있는 절대적 가치"가 존재한다면 그것은 '사랑'이 유일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리고 지금 우리에게는 "너무 당연해서, 너무 소소해서, 너무 익숙해서 잠시 잊고 있는" 사랑의 힘이 필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위에서 소개했듯이 그의 직업(?)은 한두 가지가 아니다. '시간이 없어서 책을 못 읽는다'는 흔한 변명이 그에게도 참 쉬울 것 같기도 하다. 최근까지 그는 드라마 촬영과 학위 논문 집필 등이 겹쳐서 책을 읽을 시간이 많이 줄어들었다고 한다. 그는 당시를 떠올리며 "내적인 갈증이 최고조에 달했지만 갈증을 해소할 수 있는 지식의 물을 마실 수 없다는 것은 상당한 고통"이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최근 드라마 촬영이 끝나서, 미뤄왔던 책들을 읽을 여유가 생겼다고 했다.

그는 항상 책을 가까이 두는 습관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 스스로도 "대중교통을 이용하거나, 은행 업무를 위해 잠시 대기하는 시간 등을 활용"해서 책을 읽는다. 스마트폰은 최대한 멀리. 7년째 쓰고 있는 3G폰은 자동차 내비게이션으로 고이 모셔두고, "자투리 시간에 한 문단을 읽더라도 종이의 질감을 손 끝으로 느끼려고 최대한 노력"한다고 말했다.

"독서의 가장 중요한 부분은 흐름이라, 자투리 시간을 활용하면 책의 흐름을 온전히 간직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하지만 한 문단, 한 문장을 끊어서 읽게 되기 때문에 그 부분을 천천히 곱씹을 수 있는 시간적 여유가 생기는 것은 의도치 않은 장점입니다. 다음 부분을 읽기 전까지, 지금까지 읽은 부분을 천천히 되새김질을 하며 그 내용에 오롯이 빠지는 것이죠. 때문에 다음 내용이 기대되기도 하고, 책이 온전히 소화가 되는 기분을 받기도 합니다."

마지막으로 그에게 '삶과 사랑의 가치를 알려주는 책'을 추천해달라고 부탁했다. 추천 주제를 이렇게 잡은 까닭은 그가 <사랑이 구한다> 번역자 소개란에 직접 써둔 "나는 삶과 사랑의 가치를 알려주는 아름다운 사람들이 우리 주위에 함께 살고 있다는 사실을 항상 잊지 않고 있다”라는 문장 때문이었다. 삶과 사랑의 가치를 품고 사는 배우. 박재민이 추천하는 책과 추천의 이야기는 아래에서 직접 들어보자.


<매달린 절벽에서 손을 뗄 수 있는가?> (강신주/ 동녘/ 2014년)

"강신주 작가님은 저자 소개에서 '사랑과 자유의 철학자'로 자신을 소개합니다. 어쩌면 이 이유만으로도 저는 이 책을 읽어야 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제가 추구하는 삶의 방향이기 때문이죠. 이 책은 언뜻 불교 철학에 입각한 종교학적인 책으로 오해를 받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 책은 궁극적으로, 자신을 사랑하고 자신의 삶을 사랑하여 삶의 주인으로 거듭나라는 메시지를 향합니다. 중간 중간 삽입된 평범한 사진들도 바쁜 삶에 잠깐 즐기는 한 잔의 냉수처럼 시원하게 다가옵니다."

<내 마음에 아이가 산다> (권정은/ 공명/ 2016년)


"일선에서 아이들에게 미술을 가르치고 있는 저자가 아이들의 그림을 보면서 어른이 되면서 잊고 살았던 교훈을 다시 한번 되새기게 하는 책입니다. 어수룩한 그림 솜씨에 피식 웃음이 나오지만, 그 안에서 캐내는 한 뿌리의 교훈은 결코 쉽지 않습니다. 아이들의 순수함은 그 정도로 직설적이고 역설적입니다. 하지만 저자는 아이들이 주는 교훈을 무조건 무시무시한 채찍만으로 바꾸지는 않습니다. 아이들의 위트를 살려주는 센스도 발휘하죠. '건강한 자뻑은 우리를 행복하게 하는 힘 센 엔진이 된다'는 저자의 한마디는 우리를 그 시절 어린 아이로 돌려보내기도 합니다."

<보이지 않는 집>  (백희성/ 레드우드/ 2015년)

"개인적으로 백희성 작가님을 잘 알고 있습니다. 한번은 작가님과 함께 특강을 진행한 적이 있습니다. 제가 1부 순서였고, 작가님이 2부 순서였죠. PPT를 이용하여 특강을 준비한 저와 달리, 작가님은 넓은 무대 가운데에 서서 담담히 자신의 인생 경험을 얘기하며 특강을 진행했습니다. 어떠한 장비나 자료도 없었는데, 그 무대는 제가 본 특강 중에 가장 완벽하고 꽉 찬 무대였습니다. 백희성 작가님의 필력과 가치관을 오롯이 느낄 수 있는 책입니다. 건축가인 작가님이 집이라는 공간에 사랑의 가치를 부여하는 방법이 굉장히 독특한 여운을 남깁니다."

<갈매기의 꿈> (리처드 바크/ 현문미디어/ 2015년)

"무슨 설명이 더 필요할까요? 50년 가까이 이 책이 던져주는 메시지는 해마다 점점 더 강하게 와닿습니다. 자유와 도전, 모험, 그리고 무엇보다도 자신의 꿈을 사랑하는 조나단의 비행에 누가 돌을 던질 수 있을까요? 어쩌면 기술이 발전할수록 우리는 나는 법을 잊게 되는 것 같습니다. 나는 기술을 배우지 않아도 온갖 기술들이 나를 날려주니까요. 하지만 그것은 내가 나는 것이 아니라 내가 딸려가고 있는 것일 뿐. 문제의 본질을 다시 한번 찾아가게 만들어주는 책입니다. 50년이 더 지난 뒤에도 조나단은 여전히 하늘을 날고 있을 것만 같습니다."

사진 : 공명 출판사 제공

취재 : 최규화(북DB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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