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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인터파크 북DB Sep 20. 2016

'분단의 아픔을 쓰다' 소설가 이호철 별세

                      

분단문학을 대표하는 소설가 이호철이 9월 18일 오후 7시 32분 은평구 한 병원에서 별세했다. 향년 85세. 연합뉴스에 따르면 작가가 평소 투병 중이던 뇌종양의 병세가 악화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호철 작가의 삶은 그 자체로 한반도 현대사의 증언이다. 1932년 함경남도 원산에서 출생해 6․25 때 인민군으로 동원되어 국군에 포로로 잡혔다가 풀려나 1․4 후퇴 때 혈혈단신으로 월남했다. 

부산에서 부두노동자, 제면소 직공, 경비원 등을 전전하며 주경야독으로 소설을 습작했고, 소설가 황순원의 추천으로 1955년 '문학예술'에 단편소설 <탈향>을 발표하며 등단했다. 이후 <큰 산> <판문점> <닳아지는 살들> <소시민> <남풍북풍> <그 겨울의 긴 계곡> <재미있는 세상> <남녘사람 북녘사람> 등을 통해 분단의 아픔에 천착한 작품들을 발표해왔다. 

이 중 <판문점>으로 현대문학상 신인상(1961년)을, <닳아지는 살들>로 동인문학상(1962년)을 받았으며 1989년 대한민국문학상 본상, 1997년과 1998년에는 각각 대산문학상과 예술원상을 수상했다. 

소설가 이호철을 기억하는데 필요한 또 하나의 키워드는 민주화운동이다. 1971년 재야 민주화운동의 효시인 ‘민주수호국민회의’ 운영위원이었으며, 유신헌법 개헌 반대 서명을 주도했다가 1974년 문인간첩단 사건에 연루돼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옥고를 치르기도 했다. 문인간첩단 사건은 2011년 법원의 재심으로 무죄 판결이 났다. 

이호철 작가의 작품은 일본, 미국, 프랑스, 독일, 스페인, 러시아 등 15개 국에서 번역 출판되었으며, 분단 상황에서 인간의 아픔을 문학작품으로 잘 형상화했다는 공로를 인정받아 2004년 독일 예나대학으로부터 ‘프리드리히 실러 공로 메달’을 수상하기도 했다. 

작가는 2012년 <판문점>의 속편을 발표했으며, 생전 마지막 작품으로는 허구와 사실을 넘나드는 독특한 구조를 취한 장편소설 <남과 북 진짜진짜 역사읽기>가 있다. 


취재 : 주혜진(북DB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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