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 거 아닌 약속

빨리빨리, 지금지금 하다가

by 김케빈

나는 마음에 빚을 지는 걸 정말 싫어하는 성격이다.

반대로, 상대방에게는 어떻게든 마음에 빚을 지우려고 한다.


그렇게 심적으로 우위에 서야 편하기 때문이다.

그렇기 심적으로 우위에 서야 내가 딱히 무언가를 해 주지 않더라도


요구를 받지 않는다고 생각하기 때문이고

좀 당당하게 나가더라도 괜찮다고 여기기 때문이다.


그리고 괜히 상대방의 비위를 억지로 맞추고

내 소중한 약속이나 시간을, 깰 필요가 없다고 믿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건 다 거짓말.

거절을 해서 이기적이라는 말을 듣기 싫어하는 거짓말

모든 걸 지금 당장, 해결을 봐야 한다는


하루하루가 급한, 하루살이같이 시간에 쫓겨가는 마음 때문에

빼앗기지 않아도 될 것을 빼앗기고

받을 수 있는 것을 받지 못하고


줄 수 있는 것을 꼭 쥐고 주지 않으려다

원망만 받는다.


그리고서는 '사람들은 믿을 게 못되'

'나는 스스로 살아남아야 해'


라고 되뇌인다.


그게 아니라는 걸 알면서

어느 순간부터 강제라고 해도 가까울만큼

인간의 부정적인 면이 잘 보이기 시작하면서


그렇게 보인 것이 쌓이자, 그나마 좋은 면을 보던 눈이 가려져버리기 시작했다.

눈을 감고 살아가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런다고 감아지는 눈이 아니었다.

그냥 욕하고, 원망을 하고 살아가는 게 익숙해졌다.

그들에게 맞춰주니 끝이 없었고, 한 순간이도 마음을 내지 않아서 무언가를 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돌아오지 않았다.


그래서 어느 순간 포기하기 시작했다.

좋아 보이는 사람처럼 되기를 포기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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