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새부턴가, 나는 사람들의 정이라는 걸
믿지않게 되었다.
평화로운 세상이라는 건, 사람의 마음을 몽땅 없애버리지 않는한
오질 않는다는 걸 확신하게 되었다.
항상 서로가 서로에게 기대하고, 각자 개인은 개인의 생각을 지키기에
너무나도 바쁘기에
또 그것에만 골몰하고 연구에 연구를 거듭하다가
자기의 마음에 갇혀서 결국에는 비참하게 죽을 것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러다보니까 세상이 너무나도 암울하게 보였다.
크기를 가늠할 수 없을 정도, 아예 무한히 큰 세상에
촛불 하나만 위태롭게 반짝이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생로병사, 인생무상. 이런 걸 너무나도 빨리 알아버렸고
인생의 허무함 역시 빨리 알아버렸다.
내가 글을 쓰고 이야기를 늘어놓고
가까운 사람이 하는 이야기더라도
거기에 빨려들지않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건
내가 그들이 말하는 사상의 도구가 되어서
남의 생각에 사는 바보가 되고 싶지는 않아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