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한 사람의 함정

by 김케빈



나는 착하게 살지 말아야지, 하면서 남에게

나쁜 사람으로 보이기 싫어서 눈치를 많이 보느라

내 생각을 면전에서는 잘 이야기하지 못하는 편이다.


지금은 조금씩 나아지고 있지만,


그럴 때 때맞춰서, 내 발목을 잡을만한 사람이 들러붙어왔다.

통화를 시작하는 순간 불길하고 뭔가 싸한 예감이 엄습해와서,

만나자는 말을 이 말, 저 말 해서 주제를 열심히 돌려가면서 논점을 흐려버렸다.


아이러니하게도, 나랑 죽은 잘 맞지만, 어느새 세상사에 찌들어버린 친구가

회사에서 상사들이나, 거래처 고객들로부터 살아남기 위해

그들에게 끊임없이 맞춰가면서 이 말 저 말 해서 만들어낸 방법을


나는 그 친구와 한 번 만나고 나서 흡수를 해 버린 것이다.

처음에는 목표,논점 이런 게 뚜렷해야 한다...그런 틀이 있었는데

사람들과 부딫히고, 일터에서 좀 구르다 보니까

고객을 상대하고, 나잇값 못하는 상사, 자기 고집만 주장하는 상사, 말 안통하는 동료 직원들을 상대하다 보니까, 그렇게 대학교 친구로부터 얻은 대화법을 터득하게 되었다.


물론 전화로 대면한느 것 자체가 스트레스였었다.

그래서 횡설수설, 무슨 이야기를 했는지 기억도 안 날 정도에서,

그 친구는 일이 생겼다면서 전화를 끊어버렸다.


그러고나서 나중에 카톡이 와 있었다.

저녁에 보자고.


나는 지금처럼 퇴사를 하고, 내 사업을 준비하면서

일을 받아서 하는 기간에는


적어도 이 친구와 만나면 해가 될 거라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다.

가만 생각해보니까, 카카오톡도 차단을 시켰던 게, 그런 이유 때문이었었다.


그 친구는 몇년 전이나 지금이나 똑같은 모습으로, 똑같은 행동을 하고 있었고,

마치 나에 대해서 잘 안다는 투로, 소위 말하는 '핫 리딩'을 하고 있었다.


그래서, 거절을 하기로 했다.

내 성장에 도움이 되는 사람, 힘들 때 옆에 있어줄 수 있는 사람. 마음을 좀 터놓고 편하게 지낼 수 있는 사람이 아닌


그냥 자기 인생을 충실하게 살아가지 못해서 훈수를 두고, 몽상과 옛 추억에 젖어있는 사람이라면

만나지 않는 게 좋았다.


왠지, 이런 걸 겪고 나니까 학창시절이 따돌림으로 얼룩져 있어서, 친구가 없었던 게

오히려 과거에 얽매이는 일이 적게 되니까,


나름 나쁘지는 않은 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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