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적인 기도 1

by 김케빈

나에게 정말 얼토당토않는 소원이 있다면

어느날

내 안에 있는 수많은 마음이 사라지게 되더라도

사라진 만큼 다른 사람들이 잘 보여서


이 세상은 그대로 있는데

사람의 마음만 시궁창이라서

사람들을 구하기 위해


내 모든 걸 던지고

가난뱅이 욕받이로 사는 삶을

부디 살지 않게 해 주소서.


나는 그냥 내 마음의 고통이 사라지고,

마음이 편안한 삶을 살고 싶사옵니다.


다른 사람의 고통이 보여서 그것 때문에

괴로워하는 삶을 살고싶지는 않사옵니다.


혹여나, 내 마음이 비워져서 그런 사람들의

마음이 적나라할만큼 보이더라도


괴로워하고 분노하고, 혐오하지 않게

그냥 저게 저 사람이구나 하면서

그냥 그렇게 받아들이면서 살게 해주소서


남에게 헌신하다가 걸레짝이 되는 삶을 살지 않게 해주시고

이기적이라고 욕을 처먹을지언정, 내 삶을 살게 해 주소서.

세상에 맞추는 삶을 살게 될 지언정



그것이 나를 포기하고

오로지 남만을 위해 세상만을 위해

내가 하고 싶은 것과 나의 자유의지를 싹 다 버리고

헌신하는 삶이 되지 되지 않게 해 주십시오.


그런 삶을 살아야한다면,나는 차라리 요절을 택하겠습니다.

나는 누구보다 영웅이 되고 싶어하지만

나는 누구보다 영웅의 책임을 싫어하기에

영웅 보다는 적당히 영웅의 권리를 누리면서

책임에는 상대적으로 벗어나는

그런 사람이 되기를 원합니다.


너의 이기적인 마음을 버리고

세상에 무한히 헌신하라는 이야기는

나에게 들리지 않습니다.



저는 적당히 인간적인 정과

내가 할 수 있는 적당한 수준의 배려만을 하고서

살아가고 싶습니다.


다른 사람들이 선을 넘어서

마구 무례하게 대하더라도

예예, 하면서 절절 매면서 가만히 있는 삶을

추호도 살아가고 싶지 않습니다.


그러니 다만 마음을 비울 수만 있게 해 주시고,

무언가 선한 사람이 되라는 얼토당토한 요구를 따라

남이 좋아할 만한 사람이 되지는 않게 해 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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