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는 혼자 보내지 마세요

by 김케빈

#1. 크리스마스, 작가 유엘


하늘에서 눈이 내리고 있었다.


'서른 한 번째 크리스마스인가. 참. 시간 한 번 빠르군.'


작가 유엘은, 뽀드득, 하고 집 앞에서 나서며 눈을 밟았다.


스티그마 바이러스가 전 세계적으로 유행을 떨치고 있는 중이라 그런지, 거리의 풍경은 작년의 크리스마스와는 조금은 달라져 있었다.


거리의 여기저기에는 체온을 측정하는 열화상 체온계가 들어서 있었다.


"예전이 그리워. 진짜 말이지, 작년만 하더라도 마스크같이 답답한 거 안 써도 됬었는데."

"그러게 말이야. 그래도 뭐, 현실이 그런데 어떻게 하겠어?"


검은 머리의 커플이 지나가면서 두런두런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이 보였다.

유엘은 작은 포장마차 안으로 들어갔다.


그리고서는 떡볶이를 집어먹기 시작했다.


"오. 작가 양반 오셨구만."

"아. 네. 사장님. 장사는 잘 되십니까?"

"아무렴 잘 되고 말고. 가끔 이상한 사람들이 오는 빈도가 늘기는 했지만, 그래도 나름 먹고살만은 해."

"이상한 사람들이요?"

"판타지 대륙 쪽에서 온 사람들 같은데, 막 손가락을 튕기면서, 왜 돈이 안나타나지, 하면서 당황하다가 외상을 다는 사람들이 있거든. 신분증 맡기라니까, 그런 거도 없다고 하고."


유엘은 피식 하고 웃었다. 얼마 전 소설을 쓰는 강의를 하고 오는데, 참가자 중에 한 명이 돈은 없는데, 받아달라면서 어디인지는 모르겠지만, 자기네 세상에서 쓰는 금화를 강의료로 냈던 기억이 나서 피식 하고 웃었다.


"사장님은 이번 크리스마스 때 어떻게 지내실 거에요?"

"평소보다는 문 좀 일찍 닫고 자식들이랑 보내려고. 작가님은 어떻게 할 거야?"

"VR에서 동료들이랑 미팅하면서, 가볍게 술이나 한 잔 하렵니다."


유엘은 계산을 마치고 포장마차 밖으로 나와서는, 집으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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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크리스마스의 린&렌.









"어? 뭐야? 왜 여기서는 마법이 안 써지는 거야?"

십대 후반에서 이십대 초반 사이로 보이는, 불량끼 가득한 소년이 당황스러운 표정으로 손을 들어올리자, 꼬마애의 옆에 있던 한 커플이 장난끼 가득한 표정을 지으면서 웃고 있었다.


"안 써지는 건 아니야. 다만 기의 농도가 달라서, 호라이즌 대륙마냥 펑펑 못쓰는 거 뿐이지."

"순간이동도 못하고, 손가락 한 번 딱 튕겨서 씻지도 못하고. 그냥 맨몸으로 날아다니지도 못하고. 야. 너네는 이렇게 불편한 세상에서 어떻게 사냐?"

"느림의 미학?"


갈색 빛이 살짝 도는 웨이브 펌 머리를 한 여자가 생글거리면서 웃었다. 그러자 붉은 머리의 소년은 황당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에이 시팔...느림의 미학 같은 소리하고 있네."

걸쭉한 욕이 나오자, 두 남녀는 킥킥거리면서 웃었다.


"그래서 너네는 어떻게 보낼거냐? 크리스마스?"

"오랜만에 둘이서 느긋한 시간을 보내게. 우리는 너네 세상 쪽에서는 일에 치이면서 산다구."

"헤. 그래서 도망을 나오신 거로구만."

"아마도? 아무튼 우리는 데이트 하러 갈테니까. 잘 놀아라."

"에라이. 저 바퀴벌레 같은 커플 놈들!"


꼬마는 혈압이 오르는 걸 느끼면서 길을 걸었다. 잃어버린 물건을 찾으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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