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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을 쓰다가 문득 다른 만화나 소설을 읽다보면 문득 두려움에 몸서리치는 때가 있다.
그것은, 내가 만들어낸 캐릭터를 다른 사람들이 싫어하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이다.
정식으로 연재를 하고 있는 작가가
자신의 캐릭터에 애정을 담아서 띄워주었는데,
독자들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서, 욕을 한다면
얼마나 참담한 기분일까.
내가 애정하는 캐릭터를 욕하는 건 마치 내 자식을 욕하는 것 같고,
내가 그들을 지켜줘야 하는 부모가 된 것 같은 느낌이라서
두려움이 앞선다.
그래서 차라리 내가 원하는 글을 쓰려면
좋은 반응이던, 나쁜 반응이던,
소통을 안하는 이기적인 작가라는 둥
자기 캐릭터에 심취해서 우리들이 좋아하는 글을 안 써준다는 둥.
이런 걸 다 집어던지고서
나만의 글을 써야 하지 않을까.
좋은 관심, 응원.
물론 받고 싶은거기는 하다.
하지만 나를 좋아하는 사람이 생긴다면
나를 싫어하는 사람도 생기겠지.
차라리 마음에 들지 않으면 안 보면 되지
너희가 원하는 소설을 써서 읽으면 되지
왜 너희들이 나서서 내가 쓰는 글을 멋대로 바꾸려고 드느냐
하고 따져야할까?
나는 내가 원하는 글을 쓰기를 더 원하느냐
다른 사람들이 좋아해줄 글을 쓰기를 더 원하느냐.
둘 중의 질문을 하자면,
기본적으로 내가 원하는 글을 주로 쓰되
다른 사람들이 좋아할 만한 것들을 맞춰주고 싶다.
내가 원하는 게 다른 사람들이 좋아하는 글을 쓰는 게
목적이었다면, 다른 사람들이 좋아할만한 소재, 인물..이런 것들로
잔뜩 채운 소설을 예전부터 쓰고, 지금도 계속 썼을 것이다.
하지만 나는 주가 그런 쪽은 아니다.
오히려 반대다.
욕을 먹는 거, 당연히 두렵다.
하지만 내가 원하는 글을 주로 쓰는 것보다
남이 원하는 글을 주로 쓰면서 살아가는 삶은
나에게 있어서는
자유를 빼앗기는 것과 무엇이 다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