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면서 갑자기 불안해지고,
갑자기 무언가가 고프고, 간절한 마음이 들 때가 있어
이 때는 사랑가득한 이야기를 쓰고 있을 때야.
쓰면서 갑자기 가슴이 웅장해지고
뽕에 취하고, 사이다 한 병 들이켰을 때처럼 시원해지는 때가 있어
이 때는 좀생이 소시민 가득한 세상에 없는 영웅 이야기를 쓸 때야.
난 둘 다 좋아.
두 글을 쓸 때는 마음이 진정이 되지 않고, 마구 흥분이 되지만,
기분이 나쁘지 않아.
설레. 막 설레
내가 살아있다는 기분이 들어.
아, 나는 살아있구나.
설정을 짤 때 곯머리를 앓다가도
정말 이야기를 쓰기 싫어질 때가 오더라도
그런 나를 이겨내고, 글을 쓰기 시작하면
어느 새 흠뻑 몰입해서 글을 쓰고 있어.
그 자리에 나는 사라지고, 이야기 속의 인물이 되어서
설레는 사랑에 좋아서 어쩔 줄 모르다가,
갑자기 웅장해지는 가슴에
갑자기 가슴이 뻥 뚫리고는 해
내가 소설을 쓰는 이유
내가 꿈을 꾸는 이유
내가 망상을 하는 이유.
왜냐면, 그렇게 해서라도 현실세계 밖으로 이탈하면
왠지 모를 짜릿한 쾌락이 느껴지니까.
한없이 감각적이 되니까.
한없이 감성적이 되니까.
이건 말이야, 취하도록 술을 마시는 것보다
훨씬 더 강력한 취기야.
그런데 이 어떤 술보다도 나를 취하게 만드는
그런 걸 하려면
좀 체력은 필요하겠더라.
상상을 미친듯이 하고, 망상을 미친듯이 하느라
체력이 빠지고 그래서
운동은 좀 해야겠더라.
젠장. 운동은 진짜 하기 싫은데
해야겠다.
조금 더 오래 취해 있을 수 있도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