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것이 쉬우니까.
MBTI는 왜 한국에만 유독 인기를 끌까?
왜 한국에만 MBTI가 유독 인기를 끌까 하고 가만 생각을 해 보았다. 나는 정답을 찾도록 교육을 받았던 한국의 빌어먹을 교육과, 사람을 특정 유형으로 분류하기 '쉬운' 특성의 심리검사라는 게, 좀 이유가 크다고 나는 생각한다.
좀 아픈 쪽으로 말하자면, 사람을 관찰할 여유나, 마음의 상태가 없으니까
쉬운 정답을 알려주는 리트머스지 같은 MBTI를 좋아라 하는지도 모르겠다.
그 사람을 아는 데 가치관성격을 아는 데에는 문장완성검사 같은 것도 있지만
그런 검사는 쉽게쉽게 해석이 되는 게 아니니까.
공감이 가는 부분은 많지만, 공담대는 형성해도, 한계가 있다.
일단 같은 유형끼리도 성격이 갈린다.
자기를 MBTI 성격 유형 속에다 우겨 넣어봐라.
그러면 딱 나네, 하는 소리가 이나라, 자신의 성격이 이렇다, 하는 것에 갇혀서 숨 쉬기 힘들 거다.
사람마다 살아온 삶과, 유전 인자가 다르고 생김새에 따라서 성격도 달라지는데,
MBTI로 성격을 재단한다는 건 웃긴 일이다.
오히려 혐오가 판을 치는 사회에서는
MBTI의 각 유형에 대해, 혐오의 마스크를 씌울 가능성이 다분하다.
가령 INFP는 조직에 적응을 못하는 사회부적응자라는 약자 혐오 프레임이,
ESTP는 사람의 감정에 1도 공감을 못하는 사이코패스라는 또 다른 혐오 프레임이 씌워지는 것처럼 말이다.
내가 MBTI 검사를 했을 때 나오는 유형은 INFP고, 대학교 때 부터 알고 지내던, 친하게 지내는 친구는 ESTP다.
그 친구가 사이코패스냐. 아니다. 그 친구는 나랑 노는 방식이 다를 뿐이다. 내가 스마트폰 하나 들고, 노을이 지는 한강 세빛섬에 가서 감탄하면서 사진을 찍고, 강을 바라볼 때, 그 친구는 방탈출 카페를 가고, 실내 야구장을 가며, 노는 성격이다. 내가 감정적인 부분을 상처받을까봐 이야기를 잘 안 한다면, 이 친구는 불편한 이야기를 능청스럽게 팩트로 때려서 사람을 열받게 만든다. 좀, 모른 척 해주고 넘어가줬으면 하는데,굳이, 그걸 꺼내놔서 내가 고통받은 적이 많다.
그 친구 입장에서 나는 만사가 귀찮아서 놀려면 질질질 끌고 다녀야 하는 귀차니스트에 무계획주의자처럼 보일지 모르지만, 나는 낭만주의자다.
내가 사회 부적응자냐.
어...진짜 부적응자 소리를 들을 정도였으면 일상 생활이 불가능했을 거 같다.
하지만 그런 건 있다. 조직 사회, 조직 생활에 대한 크나큰 공포.
권위주의, 권위, 허세....군대.
소위 맨 박스에 해당되는 것을 나는 극도로 싫어한다.
포장하는 거도 정말 싫어한다.
아부하는 거, 못 한다.
차라리 상종을 말지.
전에 다니던 회사에서 아부나, 다른 사람을 띄워주는 걸
아예 안 한 건 아니지만,
그건 손톱만큼의 호감이라고 있었던 사람에게나
고의적으로 그 사람을 상처를 주지 않고 지적을 하기 위해서
썼으면 썼지, 뒤를 핥는 짓같은 건 하라고 해도 못한다.
진실되지 않은 건, 사양이다.
진실이라는 단어를 팔아서
남에게 상처를 주는 말을
진실이라고, 너를 위하는 거라고 말하는 건,
상대방에 대한 진정성과 배려라고는 1도 없는
역겨운 가식이라고 생각하는 나다.
아무리 친하고, 같은 추억을 나누었더라도,
가치관이 맞지가 않으면 그냥 연락을 끊어버린다.
그 이상 자신을 진실을 내보이지 않는 사람에게
내가 진실되어야 할 이유는 1도 없기 때문이다.
그러면 우습게도, 내가 완전히 관심을 끊었을 때
자기가 아쉬운지 연락이 온다.
그 사람과는 더 이상 친해질 생각이 없다.
내면을 드러내고 공감할 생각이 없다면,
나는 그냥 선을 긋는다.
나를 존중하지 않는다면,
나의 의견을 묻지않고,
당연하다는듯이 무시를 한다면
그게 가족이더라도, 나는 마음을 접는다.
내 마음의 고통을 알려고 하지 않고,
자기 할말만 하는 사람은 끔찍하다.
우스운 건, 내가 기본적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의 인성.
그러니까 할 말은 하더라도, 상처주지 않는 방식으로 하고,
빼어나게 배려를 하는 수준은 아니더라도,
사람이라면 당연히 가지고 있어야 할 인간성의 수준은
가지고 있는 사람 -
그리고 생각이라는 게 있고,
나도 진실된 건 거랑은 거리가 멀지만,
진실된, 진정성 있는 사람이, 옆에 있기를 원한다.
내가 배려를 하는 걸 당연하게 여긴다?
상종하기 않는다.
상대방이 완벽한 사람이길 바라는 게 아니라
진정성 있는 사람이기를 바란다.
차라리, 사회의 연결망에 아무도 없어서 혼자가 될지언정,
그런 이는 끊어버리고서, 기댈 수 있는 새 사람을 찾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