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때 없었지만, 지금은 생겨서 벽이 된 건 뭘까
그러면서 나는 떠올려본다
나는, 무엇을 위해 살고 있는 거지?
예전에 알바를 할 때 돈을 낭비한 건 사실이지만
매달같이 돌려막았던 카드값에 스트레스를 잔뜩 받았던 건 사실이지만
얼마 일하지 않았지만 퇴직금으로 받았던 돈의 상당수를 카드값을
갚는데 쓰고서, 쓰라린 결론을 얻었지만
나는 그 때 뭣도 모르고, 이상한 헛된 망상과 같은 꿈에
끌려다니기는 했었지만...
정도만 덜할 뿐 그 때도 배 나온 인생인 건 같았지만
지금처럼 우울하지는 않았다.
지금처럼 불행하지는 않았다.
그 때 바라던 것들의 상당수를
나는 이미 가지고 있었는데도
나는 그 때보다 행복하지가 않다.
왜일까.
왜일까.
왜 어쩌다가 좋아하는 것들이
다 사라져버리고, 이제는 우울함과 하망함만 남아서
망령처럼 떠돌고 있는 걸까.
이전처럼 활력있게 일이 끝나고 나면, 쉬는 시간 때,
활력있게 글을 쓰지 못하는 걸까.
좋아하던 글쓰기가 어느 새 왜 귀찮은 것들이 됬고,
짐이 된 걸까.
당장이라고 쓸 수 있는 글인데
왜 그리움의 대상이 된 걸까.
열정은 영원하지 않다고, 누군가는 말했던 거 같다.
나는 그 열정이 떨어진 걸까.
읽었던 소설들이 마음에 안 들고 소설을 읽다가
부족함을 느껴서 소설 쓰기를 시작했던 내가
미완성이 작품으로 남았던 소설을 완결을 시키기 위해
이전에 짜 두었던 설정들의 상당수를 파괴시키고
십여년 동안 고민하면서 기억하던 캐릭터들을
번갯불에 콩구워먹듯 한 달만에 줄거리를 새로 써서
급하게 완결을 한 건 잘 한 일일까.
나는 그 캐릭터들을 쓰면서 게속 써나가던 동력은 뭐였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