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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케빈 Aug 21. 2022

소설을 완결시키면 기쁠 줄 알았는데..

아니다. 왜 허망하지? 

사건의 발생은, 이야기를 재미있게 만든다.


그래서 주인공들을 굴리는 것은 이야기를 재미있게 만든다.

틀린 이야기는 아니다 맞는 이야기다. 


나는 그래서 주인공들을 굴렸고, 처음에 기획했던 설정들과는 

달라도 많이 다른, 그 당시의 나의 상태를 잔뜩 이입한 상태로,

주인공을 만들어서 소설을 완결을 시켰다. 


정신없이 사건들을 집어넣고 집어넣어서 완결을 시켰다. 

복잡하고 광대한 세계관을 살려서 쓸 틈이라고는 없었다. 

당장 이야기를 진행시킬 수 있는 방법. 


그런 것들에만 치중했다. 


그래서, 대학교에서 같이 동료들과, 친구들과 게임을 하면서

함께 강해져서 거대한 적들과 힘을 합쳐 싸우는 걸로 예정이 되었던 스토리는 

주인공들이 재능으로 무쌍을 찍는 스토리가 되어버렸고,

더 성장을 해서 멋진 모습을 보여줄 수 있었던 캐릭터들은

쩌리가 되어버렸다. 


그래서 처음에 완결을 하고 나서는 신났지만,

완결을 하고 나서 시간이 지나자, 내가 쓴 글을 다시 읽기가 싫어졌다. 

갈아엎어버리고 싶다는 충동이 자꾸 올라왔다. 


퓨전 판타지였기 때문에 파워 밸런스를 맞춰서 나중을 대비를 했었어야 했는데

막상 쓰다 보니까, 그게 잘 되지를 않았다.


주인공이 세서 멋있어지는 모습을 빨리 보고 싶다는 생각에

왠만한 소설에서 여러가지 시련을 겪고서 조금씩 강해져야 하는 힘을.  

그냥 무지성으로 뽕을 보고 싶어서 최강으로 만들어버린 것이다. 


어나더월드의 '나클' 이나 묵향 다크레이디의 '다크' 등등. 

처음부터 아예 강한 힘을 부여하고, 주인공이 힘숨찐인 상태로 사람들과 함께 

지내는 스토리였으면 괜찮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1부는 남주를 성장시키고, 2부는 여주를 성장시킨다던가. 

그랬으면 괜찮을 거 같다는 생각도 든다. 


세계관 최강자는 아니지만,  거의 최상위권이라던가. 

솔직히, 강력한 특수능력을 하나 가지고 시작한다던가.


소설을 완결을 내 보기 전에는

게임 판타지에서 히든 클래스라던가 그런 거 보면 

식상하고 질린다고 생각을 했던 나는

오히려 완결을 하면서 왜 그렇게 설정을 넣을 수 밖에 없었는지가 이해가 되기 시작했다.  


내가 어떤 소설을 쓰고 싶었나, 하고 돌아보면, 

어나더월드 같은, 호쾌하고 살아숨쉬면서 주인공이 압도적인 힘의 매력을 뽐내는 그런 소설이지만,

현실과 병행할 수 있고, 현실에 영향을 주는 판타지세계...

그런 걸 원했던 거 같다.


그러니까 생각이 나는 게 있다. 

정신을 차려보니까, 주인공들은 한 세계에서 

충분히 잘 나가는 사람들이 되었는데

왜 일중독자, 일에 치인 사람들이 된 걸까.


왜 재미없는 일이 되어버린걸까. 

나는 왜 기쁘지가 않는 걸까. 

모두 다 왜 식상하게 여기게 된 걸까. 


이건 소설이 진도가 나가고 안 나고와는 다른

보다 본질적으로, 내가 쓰고 싶은 글이 맞느냐에 대한 문제다. 


아직도 왜 돈에 허덕이면서 사는 

그런 모습이 된 걸까.


아, 맞다. 알겠다. 

돈이라는 지극히 현실적인 요소를

나는 굉장히 안 좋은 방향으로 

마치...회사원처럼 일하는 방향으로 

넣어버렸구나.


그러니까, 판타지에서조차 

돈이 없어서 우리 둘이 수익이 합쳐서

결혼할 수 있을 정도가 될까, 하는 고민을

남주나 여주들이 하고 있었지


전에는 그런 것들이 있지도 않았으니까! 


맞다. 내가 판타지를 재미있게 쓰던 시절에는

주인공들은 돈 가지고 걱정하는 일은 

일절 없었는데, 


영지를 키우는 영지물을 쓰면서 

빚 갚고 영지 키워나가는 영지물 판타지 쓰는 것도 아닌데

어줍잖게 현실성을 집어넣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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