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S2는 어떤 의미에선 시대의 공기와도 같은 존재였다

— 《플레이스테이션 2 퍼펙트 카탈로그 (하권)》, 머리말 중에서

by 북돌이
PS2는 어떤 의미에선 시대의 공기와도 같은 존재였다.

PS2는 게임기 기능을 넘어, 어떤 의미에선 시대의 공기와도 같은 존재였다.

PS2는 단순히 게임기로서의 기능을 넘어,
어떤 의미에선 당시 시대의 공기와도 같은 존재였다.




그 시절, 우리는 작은 화면 속에서

아주 넓은 세계를 살았다.


방 안은 어두웠고, TV는 무겁고 투박했지만,

그 속에선 드래곤이 날아다니고,

모험가가 길을 잃었으며,

누군가는 사랑을 잊지 못하고 있었다.


내가 처음 PS2의 전원을 켰을 때,

그 특유의 부팅 사운드는 마치

“이제 진짜 이야기가 시작된다”고

속삭이는 듯했다.

하나의 디스크를 넣고,

컨트롤러를 손에 쥐면 현실은

뒤로 밀려나고 픽셀로 된

또 다른 나의 삶이 펼쳐졌다.


플레이스테이션 2는 단순한 기계가 아니었다.
나에게 그것은 긴 방황의 시기에

유일하게 확실했던 약속이었고,
서툴지만 진심이 담긴,

아주 오래된 친구와 같은 것이었다.


이제는 더이상 그때처럼 게임을 하진 않지만
그 추억이 여전히 선명하게 남아 있는 걸 보면,
나는 참 좋은 시절을 건너왔구나 싶다.


혹시, 당신의 방 안에도 검은색 본체 하나가 조용히 쉬고 있진 않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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