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살고싶어 고군분투한 180일의 기록
한달간 연재를 해보려고하는 이 글은 몸과 마음이 바닥을 쳤다가 180일간 회복을 하면서 겪은 저의 경험담입니다. 쉽지 않은 순간을 맞이한 시간을 회복하며 겪은 시간이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길 바라며 적어봅니다.
Do it yourself 2단계(https://brunch.co.kr/@bookdream/197) 사실/생각/감정 구분하기를 하면서 진행했던 건 '주도권 찾기'였다. 내 삶인지 아닌지도 모른채 거의 6개월을 넘게 쫓아다니면서 해결을 하다가 어느순간 든 생각이 '내가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는거지?', '이게 사는 걸까?', '언제까지 이래야하지?'였다. 바쁜데 뭔가 나는 계속 공허했다.
그때 내가 생각한 건 '주도권 찾기'였다. 삶에 하나라도 내 뜻대로 하는 걸 만들어봐야겠다라고 마음먹었다. 뭘하면 좋을지 고민하던 중 - 스트레스때문에 집에만 머물고 있는 스스로를 나가게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에 아는 언니에게 무턱대고 부탁을 했다.
언니, 100일만 저랑 같이 걸을래요?
진짜 쌩뚱맞기도 하고, 당황할 법도 한데 언니는 갑작스런 내 부탁을 '운동하면 좋지, 그러자'라며 받아주었다. 그 덕분에 6월 1일부터 매일 하루 마무리가 되면 9시든 10시든 11시든 11시 50분이든 시간을 서로 맞추어서 걷기시작했다. 처음엔 딱 30분만 이였다. 15분을 걷고 다시 돌아가고 헤어지고 - 30분이, 40분이 되고, 40분이 만보가 되어갔다.
주 3회이상이 운동에 좋다고 하는 말과 달리 그냥 나는 매일 나갔다. 매일 내 삶에 이것 하나 만큼은 내 뜻대로 되는 일이었다. 게다가 걸으면서 함께하는 언니와 삶의 이야기를 털어내고 오늘 우리 운동은 어땠는지 이야기하고 스스로 생각하고 있던 것들을 또 내려놓았다. 걸을 때는 다른 생각을 하지 않아도 되서 좋았고, 어플을 키고 걸으면서 내가 한 작은 성취들이 기록되는 과정 역시 좋았다.
컨디션이 너무 떨어져서 걸을 수 없는 날을 제외하곤 한달 30일 중 27-28일을 걸었다. 어떤 날은 12시 넘어나가서 스탬프엔 찍히지 않았지만 기록이 쌓이는 시간이 많아지는 건 진짜 좋았다. 걸으면 걸을수록 그 다음 목표를 세우기 시작했고, 어디가 걸으면 좋은지 찾고 또 찾게되었다. 가장 걷기 좋은 길을 찾고 나서는 서로 시간만 맞추고 바로 나와서 걸었다. 혹여 먼저 도착하면 먼저 걷기도 했다. 점점 걷기가 좋아지는 순간이 찾아왔다.
다이어트를 하겠다고 시작한 운동이 아니였고, 그저 하루 단 30분이라도 나의 삶의 주도권을 찾겠다는 마음으로 시작한 일이였는데, 6-8월까지 나는 7kg감량이 되었다. 이전엔 식단조절로 다이어트를 했었는데, 식단을 바꾸니 다시 원상복귀되었었는데 - 이번엔 다이어트를 하려고 한 게 아니였기에 그냥 먹고 싶은 걸 먹었다. 다만 운동전에는 가벼운 걸 먹으려고했다. 스스로 매일 걸으면서 몸상태를 느끼다보니 컨디션이 좋은 날과 좋지 않은 날이 선명하게 구분되었다. 그러다보니 자동적으로 식단을 조절하게 되는 거였다.
밤 늦은시간이여도 함께여서 걸을 수 있었다 ( 언니, 고마워요 ! 같이 걸어줘서! ) , 비가오면 우산을 들고 폭우가 쏟아지는 날에는 엑스포 과학공원 쪽 내부에 비가와도 걸을 수 있는 공간을 왕복하기도 했다, 어떤 날은 서로 밤에 시간이 안날 것 같아서 퇴근하자마자 만나서 걷기도 했다. 30일을 넘기고, 60일이 되니 뭔가 하루에 빠지면 아쉬운 일이 되기 시작했다.
운동은 나를 알아가는 과정이였다. 내가 컨디션이 안좋은 날엔 내가 언니에게 먼저
저 신경쓰지 말고 언니 속도대로 가세요!
라고 말했고, 언니가 컨디션이 좋지 않은 날에는
나는 오늘 느리게 걸을거니까. 걱정말고 가 ~
이 과정에서 나는 배운 게 있다. 각자 속도대로 걸어도 같이 끝날 수 있다는 걸 말이다. 100일간의 걷기는 몸과 마음을 많이 바꿔줬다. 내게 주도권이 있다는 걸 느낄 수 있게 해주는 경험이였다.
나중엔 혼자서도 걷는 날이 많아졌고, 걷지 않은 날과 걷는 날의 차이도 알 수 있었다. 체력도 많이 붙었고 잠을 평소보다 깊게 잘 수도 있게 되었다. (물론 이후에 스트레스가 더 심해져서 불면증이 오기전까지였지만...) 어떤 날은 운동이 아니라 진짜 여행지에 가서 걸었다. 한달에 한번 출연하는 방송에서 알려줄 여행지를 담아오는 걸 할때 언니와 함께 가서 여행 겸 걷기를 했다. 걷는 건 내 컨디션에 맞춰서 내 속도대로 할 수 있어서 참 좋은 운동이라는 생각을 했다.
꾸준히 쌓인 100일에 가까운 시간은 외적으로나 내적으로나 많은 걸 바꿔주었다. 내 삶은 내가 이끌어가는 것이라는 것. 내가 선택을 쌓아서 미래를 바꾸는 것이라는 것을 말이다. 내가 눈을 뜬 하루는 쌓이고 쌓여 미래를 만들고, 추억을 만들고 '나'라는 사람을 더욱 강하고 현명하게 만들고 성장하게 만들어줬다.
힘들다고 생각하고 해보지 않았다면 몰랐을 '선택'과 '쌓아감'을 배웠다. 차곡차곡 쌓이는 시간만큼 성장할 수 있었다고 느낀다.
지금 내 삶이 내 뜻대로 흘러가지 않는 건
내가 원하는 걸 쌓지 않기 때문입니다.
여러분이 원하는 걸 위해서
원하는 선택을 하고 이를 지속해보세요!
삶의 주체가 변한답니다.
매주 월, 수 한달간 나눠보고자합니다. 부족한 글이지만 읽는 분들에게 도움되길 간절히 바라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