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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우연양 Feb 28. 2018

#15. 몇 년이 지나도 한 사람을 사랑할 수 있을까

사랑의 장애물 #15.
누군가를 사랑하는 데에는,
언제나 장애물이 다가온다.
그 어떤 것이라 할지도.


 사랑은 혼자 할 수 없다.

 그건 짝사랑이 될 수 있지만, 연인과의 사랑 말고도 가족 간이나 사제간이나 은인 관계나 그 어떤 관계에도 연인과의 사랑과 다른 사랑은 항상 존재한다. 그리고 그 공통점은 서로 나눈다는 점에 있다.

 그렇게 사랑은 서로 주고 나누는 감정이기에, 혼자만 준다고, 혼자만 나누어 준다고 행복하게 만들어주지 않는다. 사랑에는 그렇게 만드는 장애물이 뛰어넘어 보라고 보란 듯이 눈 앞에 다가온다.

 

 신은 언제나, 우리들이 견디지 못한 고통을 주지 않는다는 말이 있는 것처럼, 그런 장애물은 모두 뛰어넘을 수는 있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런 사랑을 응원한다. 그런 사랑이 아니더라도, 이겨내기 어려운 것들이라고 항상 응원하고 싶다. 사랑을 할 수 있다는 건 특별한 행운이고 행복이니.


 그런 마음이다 보니, 영화에서나 일어날 법한 조건을 가진 사랑도 응원하고 싶기도 하다. 과연 정말 실제로도 일어날 수 없을 거란 걸 알면서도. 그렇기에 더 애절한 경우도 있었다.


 그렇기에, 그런 간절한 사랑은 영원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했지만, 사랑이 정말 한 사람에게 영원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을 했지만, 그게 마냥 흔한 일은 아니라고 생각했다.




 오래전부터 늑대가 사람으로 변하거나, 사람이 늑대로 변하는 콘셉트는 이어져 왔다. 꼭 늑대뿐만이 아니더라도 동물이나 야수 등 무언가로 변해 있다가 사랑을 하면서 왕자님처럼 모습이 바뀌는 이야기도 있다. 미녀와 야수의 야수라던가 개구리 왕자라던가.

 슈렉도 그렇고, 저주를 푸는데 사랑이 필요한 건 여기나 저기나 똑같다. 그만큼 특별하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해리포터에서도 늑대인간이 나오기도 하고, 현재까지 수많은 나라에서 늑대인간이 등장하는 영화는 수도 없이 나와 있다. 그중에 늑대인간과의 사랑을 다루는 이야기도 있다.


 송중기와 박보영이 주연으로 나온 '늑대 소년'이었다.


(뭔가, 순간 사진이 무서웠다면 죄송합니다....)


 사랑을 하기라는 게 참 어렵다.

 사랑이 조건만남도 아니고, 서로의 직업을 알아야 하고, 외모를 알아야 하고, 어떤 사람인지 파악을 한 뒤에 연애를 시작하고 사랑하기도 전에 끝나기도 사랑으로 이어나가기도 한다. 그 과정 중에서 우리는 현실적으로 '돈'에 연애의 시작 가능성을 따지기도 한다. 현실이 그렇다. 그런데, 그게 정말 논리적인 이야기라고 한다면, 어떤 경우에는 결혼은커녕 연애 자체를 꿈조차도 꿀 수 없는 그런 경우가 있다는 말이 되는 게 아닐까? 

 10대나 20대 대학 캠퍼스 커플은 그래서 풋풋한가 보다.



 비록 영화지만, 그런 현실적인 조건 이전에 언어를 구사할 줄 모르고 인간적인 지능도 모자란 사람을 사랑할 수도 있는 이야기를 보여주는 게 '늑대 소년'이었다. 돈이든, 직업이든, 나이 든 그런 것에 벗어난, 그런 것과는 전혀 상관없어 보이는, 그런 사랑이야기였다.



 자신이 늑대로 알고 있는 마냥 사족보행을 하고, 애완견을 조련하는 것처럼 칭찬으로 머리를 쓰다듬어 주기도 하며, "기다려!"라는 말에 밥상 앞에서 멈추기도 하는 늑대소년. 그런 그에게 이름을 붙여주기도 하고, 말을 가르쳐주며, 인간으로서의 삶을 가르쳐 사랑하는 사람과 살아가는 게 어떤 마음인지, 얼마나 간절하게 만드는지, 두 사람이 감정을 나누면서 보여주었다.

 사람의 말을 할 수 없기에 말을 가르쳐야 했다.

 인간적인 지능이 부족하기에 공부를 시켜야 했다.

 자신이 야생동물인 줄 알기에 겉모습부터 단정하게 시키며 사람답게 생활하게 해야 했다.

 돈 한 푼 없다. 돈을 벌 능력이 없었다. 하지만 주변 사람을 지킬 수 있었다. 시설에 맡겨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화가 나면 늑대로 변해 누군가를 살해할 가능성도 있다. 

 이런 존재가 누군가를 사랑할 수 있을까, 아니 이런 존재를 누가 연인으로서 좋아할 수 있을까. 아무리 잘 생기고 멋진 모습을 가지고 있다고 하더라도.

 그렇게 하면, 불가능해 보일 사랑도 가능할 것으로 보였다.

 어떤 장벽이 있더라도 사랑한다면, 그런 불가사의한 존재와의 사랑에도 문제없이 이룰 수 있을 것 같았지만 역시 장애물은 다가온다.

 사람이 늑대로 변한다. 그건 현실적으로도 정말 평범하지 않다. 사람들이 그걸 알면 가만히 있을 리가 없다. 우리 사회에서는 사람은 위협하지 않더라도 위협적인 존재에게 총을 겨누기도 한다.



 군인들은 그 늑대소년을 위험하다 판별하고 사살명령을 내리며 늑대소년을 추적한다.

"가! 꺼져! 나 너 싫으니까 꺼지라고!"

 그 말에 손을 늑대소년이 손을 밀자, 소녀는 그 손을 뿌리치며 다시 외친다.

"더러워!"

 그 말에 늑대소년은 고개를 숙이는데, 그럼에도 소녀는,

"가! 가라고 멍청아!"라고 외치면서 뺨을 때려 버리기도 한다.

 소녀는 뒷걸음을 친다.

 그리고 멀어지는 소녀를 따라, 늑대소년은 손을 뻗으면서 다시 다가가려 한다.

"오지 마! 오지 말라고! 나 갈 거니까 오지 마!"

 그 말과 모습에 늑대소년은 당혹감과 두려움이 눈에 한가득에 보였다. 멀어지려는 소녀를 보내고 싶지 않아, 말을 할 수도 없었던 늑대소년은 말한다.

"가지 마..."

 하지만 소녀는 늑대소년을 멀리할 수밖에 없었다. 그래야 그 늑대소년을 살릴 수 있었으니까.



 그렇게 도망길에 올랐던 늑대소년과 소녀는 위험에 빠지지 않도록 늑대소년 자신에게서 벗어나게 하면서 위험에 벗어나도록 했다. 그리고 늑대소년과 살던 그곳을 벗어나 미국으로 이민을 가버린다. 그 후로 영어를 가르치기도 하고, 결혼도 하고, 아이도 낳고, 손녀까지 보았다. 그만큼, 수 십 년이 시간이 지나갔다.

 그리고 예전에 늑대소년과 살던 그곳에 가게 되어, 그곳에서 늑대 소년을 만난다. 늙어버린 소녀와 다르게 여전히 그때의 모습을 하고 있는 늑대소년을.

 그가 그녀를 기다린 이유는  그 이유는 단 하나였다.

 


'기다려, 나 다시 올게.'

 늑대소년은 사랑하던 소녀의 쪽지의 말을 믿고 수십 년을 기다렸다.

"미안해, 내가 잘못했어. 왜 기다렸어. 나는 다 했어, 나는 먹고 싶은 것도 다 먹고, 입고 싶은 것도 다 입고, 나 혼자 다 하고 살았어. 미안해."

 할머니가 되어버린, 늙은 자신의 모습에 자책하고 자신을 왜 기다렸냐며, 미안함에 그녀는 계속 울먹였다. 


"아니야, 똑같습니다. 손도 입 눈 지금도 예뻐요. 많이 보고 싶었습니다."

 늑대 소년은 수 십 년이 지나도 소녀를 사랑하고 기다렸었다. 




 영화의 판타지가 섞인 러브스토리에 우리의 현실적인 이야기를 비유하는 건 어렵지만, 일반적으로 우리가 누군가를 사랑하는 데에 어떤 장애물이 있을까?

 남자 친구가 군대를 갈 때?

 어쩔 수 없는 상황에 오해를 받았을 때?

 장거리 연애를 시작할 때?

 서로 사랑하는 데, 이해는 해주지 못할 때?

 사랑은 하지만, 결혼 후의 현실적인 미래를 바라볼 때?


 그 어떤 사소한 것이라도, 정작 그 사람들의 앞에 나타난 허들은, 맞닥들인 그들의 입장에선 마냥 낮기만 하지 않을 것이다. 누구나 키도 다르고 다리 길이도 질주의 속도도 다른 만큼, 그 어떤 장애물이라고 하더라도, 당사자들에게는 뛰어넘기 쉬울 수도 어려울 수도 있으니까.


 뛰어넘고자 한다면, 명확하게 마음먹고 도움닫기를 통해 확실히 장애물을 넘을 수 있기를, 그런 뜀박질을 하는 사랑들을 응원하며, 길고 행복한 사랑을 할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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