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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우연양 Apr 06. 2018

심한 말을 한다고 마음이 편해질까?

무심코 한말이 고소장으로 돌아오기도 한다.


화가 나서 한 말,
 고소장으로 돌아오기도 한다.




 예전에 사촌에게 심한 말을 한 것을 들은 적이 있었다.

 그 사람은 나보다 연장자이고, 학벌도 좋았고, 미래 유망함을 자랑하고 다녔기에 늘 어깨가 활짝 펴 있었다.

 하지만 그 사람의 단점은 그것에서 비롯되어 남을 지적하는 일이 잦았다. 그런 행위가 계속되다 보니, 자신의 말에는 틀림이 없다는 듯이 툭툭 나오는 말들은 다른 사람들을 상처 내기 쉬웠다.

 모든 사람이 그럴 거라고 생각하진 않는다. 절대로.

 하지만 20년 이상을 공부에 바치며 청춘도 즐길 새도 없이 달려온 그는, 수원에 한 대학교에 진학 후 카이스트를 지나 삼성그룹에 취직했다. 지금은 연봉이 약 1억 가까이 된다고 들었다. 그리고 작년에는 결혼도 하고 지금 7월에는 아이가 출산될 예정이다.


 물론 잘됐다.

 공부를 할 만큼 했고 노력도 했고, 손뼉 쳐줄 일이었다.

 하지만 그가 그렇게 되기 그 이전에, 나는 다른 사람들이 그에게 심한 말을 하는 것을 들었다.


 그의 자신만만함은 자신이 언제나 옳다는 듯이 남을 지적하고 다녔고, 무엇하나 자기 기준과 틀리는 말을, 혼잣말로 했어도 그냥 넘기는 법이 없었다.

 그래서 사람들은 그런 말을 하기도 했었다.

"그래 너 잘났다. 그래. 그렇게 공부하고 치킨집 차릴 생각 하지 말고 꼭 성공해라."

 그건 칭찬이 아닌 누가 봐도 비꼬는 말이었다.

"그래그래, 석사니 박사니 뭐니 그렇게 공부해서 치킨집만 안 하면 다행이지."


(치킨집을 운영하거나, 학위과정을 공부하는 사람을 비하하려는 게 절대 아닙니다. 당사자의 화풀이의 말을 이 글에 예시로 쓸 뿐입니다. 예시를 위해 기분 나쁠 수 있는 말을 가져와서 죄송합니다.)


 그 말을 이해한 건지, 기분이 상한 그 사람은 남들과 잘 엮이려고 하지 않았다.(하지만 그것도 잠시 뿐이었다.) 후에 다른 사람들은 너무 심한 말을 한 게 아니냐고 싸우기도 했고, 언제나 자기가 옳은 것 마냥 남의 기준을 생각하려고 하지 않는 그 사람을 되려 욕하기도 했다.


 결론적으로 심한 말을 한 사람들은 그런 말을 했다.


"귀찮은 놈 때어내려면 심한 말도 해야지. 안 그러면 평생 그런다고. 뭐 좋은 대학교에서 공부하는 게 좋을지 몰라도, 그렇다고 우리가 하대 취급을 받아야 해?"

"이렇게 말이라도 해야 내 속이 편하기라도 하지."


 얼마나 속이 쓰렸으면 속에다 하고 있던 말을 이렇게 내뱉었을까.

 그리고 그렇게 내뱉은 분은 결국 마음이 편했을까.

 물론 그렇지 않았다.


 지적질을 하는 게 조카 입장이었고,

 당하는 게 삼촌 입장이었다.

 물론 그런 일이 벌어지는 것 자체가 기분 좋은 일은 아니지만, 친척간에 그런 말을 주고받고 하니 보기 좋을 리는 분명 없었다.

 삼촌의 입장에선 분명 지적질을 당한다는 게 기분 나쁠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렇다고 어릴 적부터 자라는 것을 지켜본 삼촌이 조카에게 그런 심한 말을 하는 게 마음이 편할 리도 없다고 생각했다.




효리네 민박 中


 인기 프로그램 효리네민박2를 보면 참 부럽다고 느낀다.

 새로운 사람을 만나고 이별하고 즐거운 추억을 남기는 건, 그들만의 행운이었다. 그리고 그 장면들을 보고 웃을 수 있는 것 또한 즐거움의 행운이었다.

 하지만 그런 장면을 만들어내기 위해서 인위적인 작업이 없진 않을 거라고 생각했다.

 경험상 실제로 민박업을 하면서 즐거움만 줄 사람이 찾아 오지는 않기 때문이다. 어쩌면, 숙박객을 모집하는 과정에서 연출자들도 그런 부분을 고려하며 선정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했다.

 화 없이 즐거움을 보여주는 이 프로그램은 마치 환상을 보여주는 것 같았다.



 인터넷 방송이나 유튜브를 보면 화를 일으키는 일들이 적지 않다.

 한때는 인터넷의 게임 방송을 보기도 했는데, 같이 방송하던 사람들끼리 무슨 일이 있던 것인지 잘 지내다가 싸우기 시작하더니 서로에 대해 대놓고 욕을 하기도 하고 비유를 하면서 비꼬기도 했다.

 인터넷에서 벌어지는 일이기에 페이스북이나 트위터 블로그 SNS를 통해 지인과 함께 자기편을 만들어 호응을 얻어 힘을 얻으려고 하는 모습을 보기도 했다. 마냥 자신이 맞을 수 없음에도, 지인은 결국 지인의 편이 되어 주기도 하기 때문이었다.

 그 호응이 결국 선을 넘고, 자기들끼리 한 일이지만, 그 대상자가 있었기에 피해자가 존재하게 되었고 그들은 가해자가 되어, 고소장을 받게 되었다는 결말을 보았다.(그 후로는 합의금을 내고 사죄를 한 뒤 절대로 언급도 하기 싫어해 보였다.)


 알고 보면, 인터넷에 유명인뿐만 아니라, 그저 인터넷 사용자에 불과한 사람들끼리도 자신이 쓴 글과 아무런 생각 없이 쓴 덧글 때문에 고소장을 받게 된 일이 없지 않았다. (그걸 또 자신들이 인증을 하기도 하더라)  



 다툼은 다양한 측면에서 벌어진다.

 자기 생각이나, 가치관에 따라 의견이 나뉘거나 분쟁이 일으키기도 한다.

 모든 것에는 절대적인 게 없다고, 절대적으로 맞는 것 또한 없다고 한다. 한때 민법을 공부했을 때에도, 언제나 딱 들어맞는 일이 없으니 예외에 따른 법 조항이 있다고 배웠다.


 그렇기에 자신과의 생각이 다르다고, 입장이 다르다고 화낼 필요는 없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누군가가 자신이 욕하거나 비꼰다면, 분명 기분은 나쁠 것이다.

 그걸 좋아라 할 리는 없다. 그렇게 한 사람도 분명 기분이 나쁘라고 한 말일 테니까.

 하지만 자신이 답답하고 화가 난다고 내뱉은 욕이나 심한 말은 결국 자신에게 불운으로 돌아오지 않을까 싶다. 그건 해결법이 아닐뿐더러, 화를 잠재우기 위한 순간의 스트레스 해소법에 불과할 뿐이었다.

 

 누군가와 의견 차이가 나거나 분쟁이 일어날 정도로 답답하고 화가 난다면, 1차적으로 그 사람과 접촉을 하지 않거나 대화를 일시 중단하면 되지 않을까 싶다. 거기서 화를 만들어 스트레스 풀 일을 만들 것 까지 없이 그냥 화가 나지 않도록 접촉하지 않으면 그만이다.

 물론 그게 말로는 쉽지만, 쉽지 않은 경우가 매우 많다는 것을 안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그런 식으로 생각해야 어떤 일이든 부드럽게 넘길 수 있는 자기만의 대처 방식을 만들 수 있지 않을까.



 그리고, 이건 또 어찌보면 완전히 다른 이야기가 될 수 있지만,

 친구에게 심한 말을 한 번 한 것 때문에 속에 화를 키우고 있다가, 심한 말을 한 사람이 지인들끼리 돈을 걸고 카드게임을 하는 것을 보고 경찰에 신고한 것을 보기도 했다.

 어찌보면 그 사람들 입장에서는 유치하거나 쪼잔 할 수도 있다고 하지만, 어디까지나 도박은...

 그 이후로 두 사람은 상종을 하지 않는다.




 누군가와 싸웠다

 화가 난다.

 답답하다.

 어떻게든 풀어야겠다.

 그 사람에게 대놓고 욕을 한다, 심한 말을 한다. 더 넘어서 폭행을 하기도 한다.


 이것이 아닌,


 누군가와 싸웠다.

"에효, 그냥 말을 말자, 내가 저 사람과 싸워서 뭐해? 조금 참아보자."

 한번 이렇게 쉼표를 찍듯, 생각을 한번 한 것으로 불같은 마음이 사그라들어 갈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게 양보하는 게 아니라 무시하는 것으로 표출되면 또 다른 화를 일으킬 수도 있다. 정말이지 인간관계는 쉬운 게 없는 것 같다.

 단순한 인간관계가 아닌, 사랑하는 사람 사이에서도 일어날 수도, 가족은 물론 완전히 타인에게서도 일어날 수 있는 것 같기에 더욱 더 어렵다.



 고소장 자체 쓰였다는 건 불행이다.

 자신에게 죄가 없다고 하더라도.

 그런 무겁고 가기도 싫은 법정에, 관련되고 싶은 사람은 그다지 없을 것이다.

 어머니가 사업으로 인해 고소장을 주고받는 것 만하는 것을 보면, 스스로도 정신적으로 스트레스 쌓여서 괴로워하는 것을 볼 수 있었다. 그래서인지 역고소를 해야 될 입장에서도 싸우는 게 싫어서 그냥 그만두는 일도 있었다.




 직업에 귀천은 없다고 하는 말도 있는 것처럼 ,

 삼성에 취직한 조카인 그도 분명 성공적인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볼 수 있지만, 심한 말을 해던 삼촌의 직업은 농부였고, 수천 평의 땅이나 산을 가진 사람도 있었다.

 자신이 공부를 많이 하고 그만큼 능력이 가졌다고, 또는 자신이 가진 재산이 많다고 해서 절대로 누가 아래고 누가 위고 나눌 수 있는 관계도 아니고 그럴 필요도 없다. 지금이 조선시대도 아니고 더 자신감을 가질 수 있는 능력을 가질지 언정, 그게 귀족이니 하인이니 그런 신분을 만드는 시대가 아니다.

 무엇보다 친척끼리 그런 싸움을 보는 게 마냥 편하지 않았다.


 지금은 30대 중후반이 되어 아이를 출산에 앞두고 있는 그는, 아내를 챙기기 위해, 아이를 챙기기 위해 지적을 하곤 한다.

"삼촌, 임신 중인 사람 앞에서 담배는 좀 자제해 주세요."

 그건 분명 당연한 지적이고, 당연히 자제해 줘야 할 부분이었다.

 삼촌 또한 받아들이고 미안하다며 자리를 피해 담배를 피우려다가 아예 담배를 피우지 않았다. 옷에 담배 냄새가 배이면 그것 또한 간접흡연이 되니까.



 책으로는 화를 나게 만드는 사람을 대처하는 방법이나 어떠한 싸움에 대한 대처법이나 등, 여러 가지 상황별 대처하는 방법들을 알려주는 자기계발서들이 많다.

 그런 책에서는 대부분 추가적인 분쟁을 만들지 말라고 말하는 경우가 많다.

 화는 화를 키운다고, 내가 화가 나서 다른 곳에 화를 붙이면 그곳에서도 화가 일으켜 큰 화를 더 만든다.


 예전에 잉글랜드의 축구 선수 '웨인 루니'가 자신을 비방하는 팬에게 SNS로 "경기장으로 와라, 때려눕혀 주겠다."라는 말을 남기는 바람에 되려 비난을 받았다.

 그 일로 인해서 프로선수로서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선수에게 감독인 퍼거슨은 그런 말을 남기기도 했다.

"SNS를 할 시간에 책 한 권을 읽는 것을 추천하겠다."

 그건 SNS를 비난하는 말일 수도 있지만, 이런 말을 하려는 게 아닌가 싶었다.

"화를 만들 일을 이어서 만들지 말라"

 결국 자신의 화를 푸려고 공개적으로 내뱉은 무언가는 자신에게 돌아올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 아닐까? 물론 자신에게 욕을 한 상대방에게 똑같이 다시 욕을 했을 뿐일지도 모르지만, 결국 화를 더 큰 화로 만들었을 뿐이었다.

 화를 일으킬 영향력이 더 큰 사람일수록 더 크게 나타나기도 하지만, 조그마한 성냥불 하나가 산불을 일으켜 낼 수 있다는 점을 생각해 보면, 유명인이라는 것뿐만 아니라 누구나에게나 해당되는 말인 것 같았다.


 



 이 글은 저의 친척들의 일을 바라보고, 또 어머니의 사업의 일로 법적 문제를 보고서 쓴 글입니다.

 그리고 '니시나카 쓰토무'라는 일본인 변호사가 쓴 책 '운을 읽는 변호사'에서 말에 느낌을 받기도 했습니다.

 글쓴이는 아무리 출중한 능력이 있더라도 운이 따라야 성공을 한다는 말을 주제로 하고 있습니다.

 운은 자신이 만들 수도 있고, 불운을 피할 수 있다고, 그 방법을 알려주는 글이 담긴 책이었습니다. 그리고 그 글쓴이는 변호사였고, 그는 변호사임에도 재판을 받을 일을 피해야 한다고, 의뢰자가 온다고 하더라도, 재판을 하지 않고서 사건을 종결지을 수 있는 방법을 모색을 한다고 합니다.


 이유는 재판을 받는다는 것 자체가 화를 일으켜 불행을 만들기 때문이라고 했습니다. 그 말에 꽤나 공감이 들었습니다. 재판은 결국 싸우다 못해, 칼로 자르듯이 명확하게 그어내자는 것이니까요. 그리고 재판을 받게 되면 서로 상대방이 화해할 수 있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어느 쪽이든 분명, 화를 남기는 상태가 되고 말 테고 그건 불행으로 또다시 이어지게 만들 수 있기 때문이라며.


 그런 것을 보면,

 시원하게 속 편하려 욕하는 것 또한 편히 할 수 없을 것 같습니다.

 그래도 역시 그런 것은 자신이 편하려고 남에게 상처가 될 일을 만드는 거니까요.

 자기가 하는 말에 책임을 져야 하듯이, 영향을 줄 말이라면, 단순한 게 아니니 신중해야 하지 않을까요?



 한번 짜증 나고, 답답한 일이 있다면, 그냥 모른척하고

"그놈은 그런 놈이니까. 그러라고 해."라고 내버려두는 건 어떨까요.

 어쩌면, 자신이 한번, 열 번 백번 양보해서 심한 말을 하고 싶은 순간을 참아낸다면, 찾아올 불행이 사그라들어 다른 행운으로 돌아올지도 모르니까요.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모두에게 불행보단 행운들이 다가오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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