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우연양 Jun 15. 2018

케이크에 리프레쉬를 더한 티라미수의 의미



 케이크는 혼자 먹을 수 있는 경우보다는 톱날 같은 플라스틱 칼로 몇 등분으로 나누어 가족과 나누어 먹는 경우가 많았다.

 생일이라던가, 기념일이라던가,

 동그란 케이크를 사 와선 사람의 인수에 맞게 잘라 나누어 먹었다.

 그렇기에 케이크는 다른 누군가와 함께 하기 좋은 음식이라고 떠올리게 된다.

 물론 카페나 베이커리에서 조각으로 나온 케이크나 조그마한 원형 케이크나 컵 케이크도 있다. 그렇게 나오는 것은 혼자서라도 먹을 수 있게, 즉 원래는 다른 누군가와 함께하게 되는 식사였다는 것을 나타낸다.



 그러다가는 언젠간 편의점에서도 케이크 조각을 파는 것을 발견했다.

 도시락이나 치킨도 파는 세상에 케이크가 편의점에 나타난 다는 것은 그리 놀라운 것도 아니었지만, 도시락에도 반찬 라인에 후식으로 조막만 한 케이크가 끼어들어가 있었을 땐 나름 신기했다. 초코가 얹힌 도넛이 있는 경우도 있었다.


 



 그러다가 빵집에서도 본 적도 없는 케이크가 편의점에 줄지어 자리 잡는 것을 발견한 적이 있었다.

 초콜릿 가루가 잔뜩 뿌려져 있는 게 케이크 같았지만, 빵처럼 얹혀 있다는 느낌보다는 빵이 담겨 있다는 느낌이 드는 첫인상이었다.

 어쩌면 내가 빵집에서 못 본 것일 수 있지만, 편의점에서 출시되기 시작하면서 발견한 티라미수는 언제부터인가 SNS에서도 화재가 될 정도로 인기가 올라가고 있었다.


 제빵에는 잘 아는 게 없는 터라, 케이크와 뭐가 다른 가 싶었고, 그저 아이스크림과 케이크 사이에서 애매하게 위치하고 있다고 정의하고 있었다.

 친구들 말로는 시원한 곳에서 꺼내자마자 바로 먹어야 본연의 맛을 느낀다고 하는데, 4~50분가량 방치한 후 먹어서 그런 건지, 미묘했다.

 그래도 새까만 초콜릿 가루 밑에는 빵이 아닌 크림 같은 것이 있다는 게 신기했다. 이래서 케이크처럼 서 있는 게 아니라 그릇에 들어가 있는 건가 싶었다.

"혹시 계속 놔두면 크림이 녹아서 흐르는 건가?"

 그런 생각도 했다.

 그래도 저렴한 케이크를 먹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재미있고 신선했다.
 비유를 하자면 피자를 먹다가 컵에서 떠먹는 피자를 먹는 느낌이라고 할까?



 음식에 이름을 붙일 때에는 그만한 뜻이 담겨 있는 경우가 많았다.

 간단하게는 김으로 말았다고 해서 김말이나 김밥이 있다던가, 차게 해서 먹는 국수라고 해서 냉면이라고 하는 둥, 우리나라뿐만이 아니라 어느 나라든 마찬가지다.

 일본의 주먹밥인 '오니기리'에서 '니기리(にぎり)'는 손으로 쥔다 라는 '니기루(にぎる)'에서 유래되기도 한다.


 티라미수도 마찬가지였다.

[Tirare Mi Su],

 지친 체력의 회복을 돕는다는  코코아나 초콜릿, 그리고 커피까지.

 티라미수는 기운을 북돋아 달라는 뜻이나

 기분을 전환시킨다거나,

 기분이 좋아지는,

 라는 리프레쉬 같은 느낌의 뜻을 가진 이름이다.

 그게 정설이라고 하지만, 역사가 있는 음식인 만큼 정확하지 않다는 말도 있다.


 확실히 겉만 봐서도 코코아 가루가 진하게 뿌려져 있는 게, 한눈에 달콤할 것이라는 것을 확신할 수 있는 게 티라미수였다.

 평소에 생크림이 잔뜩 올려져 있는 하얀 케이크나, 차가운 카페 모카의 위에 올려지는 휘핑크림을 별로 좋아하지 않았지만, 티라미수는 부드러운 아이스크림 같은 느낌이 들어서 좋았다.  




 계란과 치즈가 주재료가 된 크림과 커피와 초콜릿 가루.

 어째 디저트인데도, 식사보다 더 빨리 먹고 싶은 느낌이 들게 만드는 조합이었다.

 

 사람이 공부를 하거나, 놀거나, 일을 하거나 어떤 행동을 하던 피로가 쌓이고 체력이 소모되는 경우가 많다. 그 때 마다 단것을 먹으면 피로회복에 도움이 되거나, 스트레스를 조절해 주곤 한다.

 맛있는 것, 달콤한 것을 먹는 것 자체가 즐겁기도 하니까.

 물론 단 것을 싫어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가끔 나 스스로가 잠에서 깨기 위해서 아메리카노를 자주 사 먹곤 했다.

 그리고 쓴 아메리카노와 항상 잘 어울리는 것은 와플 같이 달콤한 디저트였다.

 장소만 적절한 곳이 있다면야, 아메리카노를 하나 사는 김에 편의점에 들려서 티라미수 하나를 구입해 여유 있게 시간을 즐길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했다.


 그래도 역시.

 칼로리가 걱정되는 건 찜찜했다.

 




매거진의 이전글 옛날 나의 아침밥엔 늘 '김'이 있었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