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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우연양 Jan 20. 2019

알바 자리를 돈 주고 사서라도 구하려는 아르바이트생


 사람의 손이 여럿 필요한 사업을 하다 보면, 아르바이트생을 필요로 하게 되는 경우가 있다.

 

 편의점 아르바이트생.

 음식점 서빙 아르바이트생.

 주방 보조 아르바이트생.

 홍보지 배포 아르바이트생.

 카페 아르바이트생.

 PC방 아르바이트생.


 아르바이트의 수는 엄청 많다.

 하지만 2019년이 되고 최저시급이 8350이 되면서 아르바이트를 구하기는 더 어려워졌다.

 적어도 내가 일하는 곳에선.

 이유는 당연하게도 인건비가 너무 많이 들기 때문이었다.

 아르바이트생을 여러 명 적은 시간을 쓰는 방법으로 정직원들에게 월급을 더 챙겨주고 고생해 달라는 방식으로 나아가기로 했다.

 그건 내가 있는 곳뿐만이 아니었다.

 많은 곳이 인건비로 고생하기에 인건비를 줄일 방법을 찾고 있었다.

 시급이 올라 일을 하고 싶은 사람들은 많아지는데, 시급이 올라서 일을 시키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12월 말에서 1월. (혹은 6월 말에서 7월 초 사이)

 방학이 시작되면서 일을 그만두거나 일을 하려는 학생들이 갑자기 증가하게 되는데, 그건 곧 20세가 된 새내기들이 많아서였다.

 그리고 8명이었던 아르바이트생들 중에선 1명을 제외하곤 전부 그만두게 되었기에 다른 아르바이트생을 뽑아야 했다.


 그 남은 한 명의 아르바이트생이 자기 친구들에게 자기가 하는 일에 자리가 비었으니 일을 같이 하자고 권유를 했지만, 그 친구들은 거부를 했다고 했다.

 왜?

 손님이 많은 곳이라 바쁠 것 같다는 것이었다.


 일을 하고 싶지만, 편한 일을 하고 싶다는 말이었다.


출처 pngtree



 그렇게 계속 아르바이트생을 모집하는 와중에, 

 스무 명이 넘는 지원자를 살피면서 그런 이야기를 듣게 되었다.

"요새 시급도 오르고 사람을 안 쓰려고 하니까 알바 권리금이라는 게 생겼던데."

"알바 권리금? 뭔데 그게?"

"예를 들면, 편의점 알바 중에서 정말 편한 것도 있지만 정말 바빠서 힘든 곳도 있잖아?"

"그렇지."

"시급도 좋고 일도 편한 꿀알바 같은 거."

"그래."

"그러니까, 시급도 좋고 일도 편하니까. 누구든 하고 싶어 하는데, 그 자리엔 이미 누가 앉아 있으니, 돈을 주고 사는 거야."

"엥? 그게 가능해?"

"가능하긴 한 모양이더라. 원래 일하던 아르바이트생이 사장한테 누구를 추천해주고 그 사람이 일을 하게 되면 권리금이 왔다 갔다 하는 모양이더라."

"지어낸 거지?"

"진짜야. 친구 얘기야."

 그 친구가 거짓말을 하는 게 아닌가 싶었다.


 하지만 뉴스에는 정말 알바 권리금이라는 것에 대해 언급하기 시작했었다.

 대체 이게 어떻게 돌아가는 건지,

 최저시급을 올려서 이런 현상이 일어날 거라곤 생각을 해 본 적이 없었다.

 


 내가 처음 (단기) 아르바이트를 했을 땐 공장의 일이었는데, 오전 8시까지 출근을 위해 오전 6시 반에 집을 나섰고, 오후 11시에 작업을 마치고 점심, 저녁시간을 포함해서 총 14시간에서 15시간을 일하기도 했다. 그땐 시급이 4000원대 였는데, 그렇게 일을 하고 번 돈을 보면서 너무 힘들어 눈물을 흘린 적이 있었다.

 지금은 그렇게나 긴 시간을 아르바이트로 쓸 수도 없겠지만. 지금은 파트타임 일자리를 구하려고 해도 구하기가 점점 어려워지는 모양이었다.


 우리는 그런 말로 마무리를 했다.

 스무 명이 넘는 아르바이트생 면접 대상자를 보면서.

"얘들이 대체 무슨 죄겠냐. 자기들도 이제 대학생 되고 용돈 벌 이하고 사회생활 좀 접해 보겠다고 이렇게 일하겠다 하는데, 근데, 내가 얘들을(스무 살 면접 대상자를 가리키며) 뽑겠냐? 돈도 많이 들고, 그만큼 많은 걸 바라게 되는 데, 좀 더 경력 있고 잘할 것 같은 애를 뽑지. 어차피 오래 있지도 않을 텐데."

"그러면 걔들은 어디서 경험을 해 보겠어요. 사장의 입장에선 대부분 그럴 건데."

"그러니까 애들이 뭔 죄겠냐고."


 편하게 일을 할 수 있으면, 좋다.

 그건 치졸하고 혀를 찰만한 게 아니다.

 자기 자신의 일이 편하고 돈도 잘 들어오는데 나쁠 건 전혀 없다.

 

 하지만 우리의 대화처럼,

 인건비가 오르는 만큼 사람을 더 안 쓰려고 한다.

 그렇기에 이렇게 생각해 볼 수 있었다.

"어차피 잘 뽑아주지도, 편한지, 돈도 잘 주는지도 모르는데, 확실한 아르바이트 자리를 사고 말지."

 라는 식으로.


 정말 서로서로 잘 먹고 잘 살기는 어려운 일인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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