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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더굿북 Dec 09. 2016

05. 최소한 40년은 현금이 왕이다.

<부동산 위기인가, 기회인가>

우리는 이미 ‘새로운 세상’과 마주하고 있다. ‘저성장·저물가·저금리’의 세상이다. 추세적 전환이고 구조적 함정이다. 패러다임 자체가 바뀌었다. 어쩌면 10년 후 즈음에는 여러분도 마이너스 금리를 만나게 될지 모른다. 1995년 일본처럼 디플레이션 시대로 진입했다는 정부의 공식 선언을 듣게 될지도 모른다.

     
디플레이션 시대, 어디에 투자해야 할까? 저금리 장기화로 시중에 돈은 넘쳐나는데 투자할 곳은 마땅치 않다. 그래서 3% 수익을 찾아 돈이 몰려다닌다. 강남 재건축 아파트로 몰려가고, 상업용 부동산으로 몰려간다. 전세나 매매나 가격 차이가 별로 크지 않으니 차라리 저금리 대출을 끼고 집을 사버린다.
     
그러나 한 번만 세상을 다르게 보자. 다른 레밍스(들판에서 나그네처럼 몰려다니다가 어느 날 절벽에서 떼로 떨어져 죽는 나그네쥐)처럼 부동산을 향해 ‘돌격 앞으로’를 외치지 말고. 저 앞에 절벽이 기다리고 있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 보자. 부동산은 말 그대로 ‘부동자산(不動資産)’이다. 유동자산(流動資産)의 반대말이다. 유동화나 현금화가 어려운 자산이다. 다시 말해 팔고 싶을 때 바로 팔 수 있는 자산이 아니라는 뜻이다. 디플레이션 시대가 오면 팔 수조차 없는 자산이 부동산이다.
     
지금 서울 시내 상가들은 수익률 3% 미만에서 거래되고 있다. 차라리 은행에 돈을 넣어두는 것이 훨씬 유리하다. 그래야 필요할 때 바로 꺼내서 쓸 수도 있다. 어차피 인플레이션도 거의 없어서 돈의 가치가 크게 훼손되지도 않는다. 그저 상가에 투자하는 이유는 미래에 상가의 가치가 올라갈 것이라는 믿음 때문이다. 그러나 상가의 가치도 경기가 좋아지거나 물가가 올라야만 상승할 텐데, 불행하게도 그럴 가능성은 전혀 없다.
     
2030년쯤 다가올 디플레이션 시대. 일단 디플레이션이 시작되면 ‘최소 40년은 현금이 왕이다’. 베이비 붐 세대의 끝자락인 1974년생부터 지금까지 42년간 출생아 수가 감소해 왔기 때문이다. 이제 실물을 팔고 유동성에 투자할 시기가 도래하고 있다. 물론 내일 당장 그러라는 이야기는 아니다. 2030년까지 조금씩 포트폴리오에서 부동산의 비중은 줄이고 증권이나 채권 그리고 현금 등 유동자산의 비중을 조금씩 높여가는 것이 좋겠다. 디플레이션 시대에는 유동자산이, 특히 현금이 가치 방어에 훨씬 유리하기 때문이다.
    

 
인플레이션 시대에는 현금은 빨리 버려야 하는 자산이다. 그러나 디플레이션 시대에는 실물은 위험이고 현금은 기회다. 부동산은 가치하락을 그대로 감당해야 하지만 현금은 같은 부동산을 더 싼 가격에 살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현금을 마냥 들고 있을 수만은 없다. 현금은 현금으로 끝나버리기 때문이다. 언젠가는 현금 고유의 권리인 실물과 바꿀 수 있는 권리를 행사해야 한다. 주식으로, 채권으로 또 부동산으로 이동하면서 굴려야만 부가 창출된다.
     
어떻게 굴려야 하는지를 묻는다면 필자로서도 구체적인 답을 드릴 수는 없다. 전반적인 관점에서 필자라면 ‘주식 > 현금 > 채권 > 부동산’의 순으로 보유 우선순위를 둘 것이다. 부동산은 이미 말한 대로 비중을 조금씩 줄여간다는 관점에서 마지막에 두었다. 채권은 이제 제로(또는 마이너스) 금리 시대가 마무리되고 서서히 금리 인상의 시기로 접어들 것으로 판단된다. 그렇다면 남는 것은 주식과 현금, 둘 사이를 적당히 오가는 투자 전략이 유효할 것이다.
     
중요한 것은 유동성(현금과 주식)이다. 우리는 현금의 위력에 대해 잊고 살고 있다. 하지만 이제는 현금이 왕이다. 그렇다는 사실을 이미 알고 있다. 하지만 그것에 맞게 행동하지는 않는다. 일부는 알지도 못하고, 일부는 알아도 확신이 없다. ‘혹시나 내가 틀렸으면 어쩌지, 고점인 줄 알고 팔았는데 더 올라가면…….’ 하는 심리다. 다시 주워 담을 수도 없는 일이니 말이다. 그래서 성공은 과감한 용기를 요구한다. 용기가 없으면 성공으로 가는 열차가 지나가는 것을 뻔히 보면서도 올라타지 못한다. 남는 것은 용기를 낸 소수가 이룬 성공을 보며 막심한 후회를 하는 것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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