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더굿북 Dec 12. 2016

10. 회식도 자리가 중요하다. (마지막 회)


나신입(나몰라 신입) / 허대리(허당 대리)/ 이과장(이기적 과장) / 백차장(백여우 차장) / 장부장(장남아 부장)


팀원들이 다 모여 있는데 뒤늦게 도착한 장부장, 자리에 앉기도 전에 투덜거리기 시작한다.

“대체 회식 장소를 여기로 잡은 사람이 누구야?”

이과장의 빠른 대답이 이어진다.

“센스 박약 허대리죠.”

자기가 고기 맛이 좋다고 추천한 식당이지만 상사의 질책 앞에 나부터 살고 보자는 기회주의가 발동했다. 주차장에 자리가 없어서 회식 장소가 마음에 안 든다고 투덜대는 부장, 기분이 안 좋아 보인다. 이과장이 부장의 기분도 맞춰줄 겸 아부를 했다.

“이쪽으로 오시죠. 제가 부장님이 앉으실 자리를 따끈따끈하게 데워놨습니다.”

백차장이 비아냥거린다.

“식당 안이 이미 더운데 자리는 왜 데워놓지?”

허대리가 무심코 돌아보니 신입이 상석에 앉아 있었다. 놀란 허대리가 서둘러 말렸다.

“신입, 빨리 일어나. 거긴 상석이야.”

신입은“회식 자리에도 상석이 있어요?”하고 되물었다.

“당연하지. 이렇게 긴 테이블에선 이쪽저쪽 다 볼 수 있는 중간이 상석이야.”

이어 이과장이 자체 제작한 신조어 배벽 임문을 내놓으며 또 한 수를 가르쳐줬다. 뒤로는 벽을 두고 앞으로는 출입구를 보는 자리가 상석이라고 알려준다.

이과장은 삼겹살 5인분을 주문하며“7인분 부럽지 않게 가져다 주세요.”한다.

백차장이 당당하게 말했다.

“전 한약을 먹는 중이라 돼지고기를 먹을 수 없어요. 부장님 다른 거 시켜도 되죠?”

“그래? 그럼 냉면 먹어. 백차장 면 좋아하잖아.”

하지만 강철 멘탈 백차장은 늠름하게 외쳤다.

“아줌마, 여기 꽃등심 2인분 주세요.”

고기가 익기 시작하자 신입이 눈치 없이 부장 앞에 있는 고기를 집어 들었다.

허대리가 말했다.

“신입. 부장님이 먼저 드시고 나서 먹는 게 오피스 에티켓이야.”

이과장은 부장에게 술을 따르겠다며 숟가락을 찾았다.

“아니, 멀쩡한 병따개 두고 왜 숟가락으로 따?”

백차장이 핀잔을 주자 이과장이 대답했다.

“숟가락 활용은 회식 자리의 진리죠.”

그러고는 숟가락으로 소주 한 병을 땄는데 병따개가 하필 백차장 얼굴로 날아가 정통으로 맞았다.

“아얏!”

백차장은 화가 났지만 부장 눈치가 보여 꾹 참고 있는데 이과장이 부장의 술잔에 술을 따르고 있다. 잔에 가득 채워지도록 붓고 있기에 한마디했다.

“이봐, 이과장은 회식 자리 술잔의 미학도 모르나? 술을 따를 땐 술잔의 80퍼센트만 따르는 거잖아.”

그러자 이과장이 노래로 화답했다.

“부장님을 향한 마음을 담다 보니 넘치네요? 부장님을 향한 나의 사랑은~ 무조건 무조건이야~~♬”



직장 정글의 법칙

회식에도 오피스 에티켓이 있다.
자리 선택부터 음식 먹는 차례와 술 따르는 방법까지 잘 알아두고 지켜야 직장 정글에서 생존할 수 있다.

매거진의 이전글 06. 부동산 시장, 현재 버블인가?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