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이 상승할 때 수출이 부진한 이유
환율의 상승은 한국의 수출과 기업 실적에 부정적인 뉴스였다. 언뜻 보기에는 환율이 올라가서 한국 기업의 경쟁력이 개선될 것 같았지만, 데이터는 전혀 반대의 이야기를 했다. 먼저 환율이 상승할 때는 수출이 부진했고, 기업의 실적도 나빠졌다.
이런 현상이 나타난 이유는 크게 두 가지 때문일 것이다. 환율 상승이 경상수지의 악화에서 비롯되었을 가능성을 부인할 수 없다. 왜냐하면 경상수지의 악화는 한국 교역조건이 악화되었거나, 원화 가치가 적정 수준을 넘어서 매우 고평가되었기에 발생한 일일 수 있기 때문이다. 경상수지가 악화되어 환율이 급등할 가능성이 높은 나라에 투자하려는 사람은 없을 것이기 때문에, 최근의 브라질처럼 심각한 불황이 찾아올 수 있다.
두 번째 원인은 ‘채찍 효과’에서 찾을 수 있을 것 같다. 선진국 소비자의 지출이 갑자기 둔화되는 징후가 나타나면, 선진국보다 한국 같은 신흥 수출국의 기업이 훨씬 더 타격을 받기 때문이다. 이런 경우, 글로벌 투자자의 입장에서는 한국 주식을 계속 들고 있는 것보다 이를 팔아서 차라리 미국 등 선진국의 주식을 매입하는 게 수익률의 입장에서 더 나은 선택이 될 것이다.
결국 환율의 상승은 주식시장의 참가자에게는 별로 좋은 뉴스가 아니다. 추가적인 환율의 상승을 우려한 투자자의 이탈이 발생하거나, 기업 실적의 급격한 악화가 나타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따라서 환율이 이상 급등하고, 가산금리 상승 등 환율의 예측 지표들이 불안한 모습을 보일 때는 주식시장의 조정 가능성을 대비하는 게 바람직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