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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더굿북 Dec 29. 2016

08. 멋지게 사는 삶의 6가지 기술

<알면서도 알지 못하는 것들>

살림에도 여러 솜씨가 있듯, 삶에도 몇 가지 기술이 있다. 노력을 덜 하고도 효과가 좋은 일들은 얼마든지 있다. 예를 들어 덜 약속하고 더 주는 것이다. 약속을 함부로 하거나 많이 하면 기대가 떨어지거나 실없는 사람이 된다. 하지만 약속을 함부로 하지 않고 상대의 기대보다 조금 더 잘해주면 대단한 친절을 보인 것으로 생각한다. 예를 들어 한 달 안에 끝내겠다고 말한 공사를 3주 안에 끝내주면 대단히 고마워한다. 방 청소를 부탁했더니 설거지까지 해놓고, 기름을 넣어 달라 했더니 세차까지 해오는 경우다. 

    

 
다음은 보답을 바라지 않고 하는 선행이다. 세상에 배은망덕한 사람이 많다고 선행을 베풀지 않는 것은 정말 어리석은 짓이다. 오히려 선행을 계속하다 보면 누군가 너무나 고마운 나머지 다른 사람들이 못한 것까지 전부 보답하는 예도 생긴다. 하지만 기대하지 말고 선행을 베푸는 것이 가장 좋은 선행 방법이다. 직원이 배신하고 나가도 새 직원에게 계속 기술을 가르쳐주는 것도 선행이고, 아무도 보지 않아도 열심히 일하는 것도 선행이다. 이런 대가는 언젠가 한 번에 찾아오며 오히려 그 가치가 더해져서 돌아온다.
     
내가 갖지 않은 것을 갖고 싶으면 내가 하지 않던 일을 해야 한다. 내가 하지도 않고 내가 갖고 싶은 것을 손에 넣으면 누군가 곧바로 뺏어간다. 내가 하지 않고 얻은 모든 것은 남의 것이기 때문이다. 새로운 것을 얻고자 하거나 새로운 삶을 살고 싶으면 내가 바꿀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살펴보고 그것을 바꾸기로 하고 행동하면 된다. 그래도 안 된다면 무엇을 더 바꿔야 하는지 고민해야 한다. 한번 배운 담배는 자제하는 것이지 끊은 게 아니다. 암도 없애기보다 다스려서 함께 사는 것이고, 정욕도 없애려 애쓰기보다 욕망을 통제하는 법을 배우는 것이다. 그것이 무엇이든 없애려 하기보다 자제하고 다스리고 통제함으로 함께 지낼 수 있다. 
     
또 하나, 말을 멈출 때를 알고 실제로 실천할 수 있는 기술이다. 말을 멈춰야 하는 적절한 때를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그 많지 않은 사람 중에 실제로 말을 멈추는 사람은 10%도 안 된다. 재밌는 건 대화란 말을 많이 한 사람이 결국 자기 것을 내준 셈이란 점이다. 그러니 잠자코 들어도 손해가 아니다. 누군가에게 무한 신뢰를 받고 싶다면 그가 뒷말하는 즉시 다음과 같이 말해라. “말 끊어서 정말 미안합니다. 하지만 없는 사람 이야기를 하시는 거라면 자리를 피하겠습니다. 다른 얘기를 하시면 안 될까요?”

뒷말 저항의 기술은 상당히 고수여야 가능하다. 하지만 이런 기술의 가치를 아는 사람에게는 최고의 신뢰를 얻을 수 있다. 좋은 관계를 유지하는 핵심은 신뢰고 이 신뢰를 무너뜨리는 가장 쉬운 방법이 뒷말이기 때문이다. 설령 뒷말 패거리에 합류하지 못하거나 중요한 대화를 놓치더라도 결과적으로는 가장 값진 신뢰를 얻게 된다.
     
장거리 비행에 오를 때는 가장 두껍고 어려운 책을 들고 가라. 심심하면 읽히고 따분하면 잠이 올 것이다. 두 가지 모두 좋은 일이다. 잠이 오지 않으면 자지 말라. 억지로 잠을 청하는 것처럼 바보스러운 것도 없다. 출근 걱정에 억지로 불면증을 이겨보려 하면 둘 다 잃는다. 그냥 잠이 안 오면 ‘하루 안 자도 그만이지!’ 하고 책도 보고 영화도 보고 밀린 일도 하며 놀아라. 그러다 잠이 오면 자고 안 오면 그대로 나가면 된다. 누구든 그렇게 며칠만 지내면 잠은 저절로 오게 돼 있다. 잠은 고양이 같은 놈이지 강아지가 아니다. 내버려두면 오히려 와서 비비적거린다. 안 올 때는 그냥 안 오게 내버려두면 알아서 온다.
     
동네를 걸을 때 새로운 길로 걸어가라. 어디를 가든 다시 갈 때는 새로운 길로 가봐라. 매일 다니는 길은 이미 정형화되어 아무것도 보지도 듣지도 못한다. 그저 목적지로 걷는 기계와 같다. 그러나 새로운 장소로 가면 우리 머릿속에 알고리즘이 깨지며 의식이 살아난다. 정신이 나는 것이다. 그것은 지루한 일상의 에너지로 변환되며 삶을 윤택하게 한다. 굳이 멀리 여행 갈 상황이 아니라면 다른 길을 따라 걸어라. 뒷길로 들어오고 한 정거장 앞에서 내려 걸어라. 
     
같은 식당에서 같은 음식만 먹을 것이 아니라 이것저것 시켜 먹어라. 맛이 확인된 메뉴만 가치 있는 것이 아니다. 다른 것을 시켜 맛이 없으면 맛이 없다는 것을 알게 되고 맛이 있으면 먹는 즐거움을 하나 더 알게 된 것이다. 새로운 사람을 만나고 새로운 음식을 먹어보고 새로운 길을 가보는 것은 남은 삶에 대한 예의다. 
     
무엇보다도 친절은 최고의 삶의 기술이다. 사람은 누구나 자신을 공경해주는 사람을 공경하고 나에게 친절한 사람에게 친절하다. 상대를 굴복시키려는 사람은 항상 자신을 굴복시키려는 사람들로 가득한 세상에서 산다. 상대를 도와주고 배려하는 사람은 자신을 도와주고 배려하는 사람들이 많은 세상에서 살게 된다. 우리가 힘으로, 혹은 내가 가진 지위로 다른 사람을 굴복시키면 상대도 언제가 갚을 날을 기다리며 절대로 잊지 않을 것이다. 그러니 친절이야말로 위의 모든 삶의 기술을 아우르는 최고의 삶의 기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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