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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더굿북 Jan 06. 2017

04. 대답하기 어렵다면 좋은 질문이 아니다.

<사람을 움직이는 질문의 힘, 결정적 질문>

질문으로 가치 있는 정보를 얻고 싶다면 상대가 답하기 쉬운 질문을 해야 한다. 사람은 질문을 받으면 질문의 의도를 파악하여 적절한 범위 안에서 답하려고 하는 메커니즘이 작동하기 마련이다. 예를 들어 친구가 “어제는 뭐 했어?”라고 물으면, 당신은 “아, 이 친구가 나와 이야기를 하고 싶구나.”라고 판단하여 “어제는 타임스퀘어에 갔지.”라고 대답할 것이다. 이때 질문의 의도를 모르면 “어제? 집을 나서서 오목교에서 우회전해서 지하철역에 간 다음에 전철을 타고 영등포역에 가서…….”라며 엉뚱한 소리를 할 수도 있다.

   

  
우리는 질문을 함으로써 상대에게 생각을 강제한다. 그러므로 되도록 부담 없이 답할 수 있는 질문을 하는 것이 상대에 대한 배려다. 가령 컴퓨터를 구매할 계획이라고 하자. 컴퓨터를 잘 아는 친구에게 “좋은 컴퓨터 있어?”라고만 물어보면 어떨까? 친구는 당신이 좋은 컴퓨터를 사려는 것인지, 혹은 어떤 컴퓨터가 좋으냐고 단순히 물어보는 것인지 가늠하기 어려울 것이다. 그래서 “왜? 컴퓨터 사려고?”라고 반문할 수밖에 없다. 이는 상대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
     
이런 경우 질문이 최소한 “업무용 노트북을 사려는데, 이메일이나 워드 정도만 쓸 거거든. 되도록 가볍고 저렴한 컴퓨터 없을까?” 정도는 되어야 한다. 그래야 친구가 자신이 아는 범위 안에서 적당한 컴퓨터를 추천할 수 있다. 또 원하는 정보를 얻은 후에는 고맙다는 인사를 잊지 말자. 그래야 인간관계의 균형이 깨지지 않는다.
     
가전 매장의 TV 판매원을 예로 들어 보자. 갑자기 “어느 정도 화질의 TV를 찾으십니까?”라고 묻는다면 어떤 고객이라도 당황할 것이다. 화질만을 기준으로 TV를 고르는 사람은 거의 없기 때문이다. 이때 판매원은 고객이 원하는 상품을 파악하기 위한 질문을 준비해야 한다. 가령 “댁에서 사용하실 TV를 찾으십니까?”라는 아주 답하기 쉬운 질문에서 시작하여, 화면은 얼마나 커야 하는지, 어느 정도 선명한 화면이어야 하는지, 어떤 색감의 화질을 선호하는지 등의 질문으로 고객이 무엇을 원하는지 정확히 파악해야 한다. 갑자기 어느 정도 화질의 TV를 찾느냐는 질문을 던지면, 당황한 고객은 기분이 상해 다른 곳으로 발길을 돌려 버릴지도 모른다.
     
그런가 하면, 상대가 솔직하게 대답하기 어려운 질문을 하는 사람도 있다. 일례로, “왜 우리 회사와 거래를 끊고 경쟁사를 선택했습니까?”라는 질문에 솔직히 답할 수 있는 사람은 별로 없을 것이다. 상대방의 회사를 비판하면 마음이 상할까 봐 신경이 쓰이기 때문이다. 이럴 때는 질문을 다음과 같이 긍정적으로 바꿔 보자.
     
“우리가 어떻게 해야 귀사와 계약을 지속할 수 있을까요?”
  “우리 회사가 바뀌었으면 하는 점이 혹시 있습니까?”
  “경쟁사의 장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그렇다면 이런 질문은 어떤가? “제 단점은 무엇입니까?” 아주 친한 친구라면 몰라도, 이 역시 대답하기 어려운 질문이다. 이 또한 긍정적인 질문으로 바꾸어 보자. 
     
“제 장점은 무엇입니까?”(장점의 반대가 단점이다.)
“어떻게 하면 제가 더 매력적인 사람이 될 수 있을까요?”
   
이처럼 대답하기 쉬운 질문을 하는 것은 정보를 제공하는 상대방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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