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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더굿북 Jan 10. 2017

08. 감정을 설득해야 할까, 이성을 설득해야 할까?

<사람을 움직이는 질문의 힘, 결정적 질문>

대화나 정보 전달에서 중요한 것이 있는데, 그것은 ‘이성’과 ‘감정’의 관계다. 우리가 무언가 결정하고 행동으로 옮길 때 ‘이성’과 ‘감정’은 서로 어떻게 작용할까? 


TV 구매를 예로 살펴보자. 여러분의 집에 14인치 소형 TV가 있는데 화면이 작아서 불편하다. 친구들은 거의 45인치나 50인치의 대형 TV로 바꿔서 영화도 실감 나고 집안도 깔끔해졌다고 한다. 게다가 요즘은 대형 TV가 대세라고 한다. 그런 말을 듣자 ‘나도 큰 화면으로 영화를 실감 나게 감상하고 싶다.’라는 생각도 들고, ‘아직도 소형 TV밖에 없으면 남들이 나를 TV 하나 못 사는 가난뱅이나 짠돌이라고 생각할지 모른다.’는 마음도 든다. 

그래서 가전 매장에 TV를 보러 갔다. 다양한 TV 중에서 55인치 TV가 마음에 든다. 그런데 가격이 250만 원이나 되어 한꺼번에 결제하기는 부담스럽다. 할부가 가능하겠지만, 앞으로 자금 계획을 고려하면 그것도 어렵다. 반년 후에 집 임대료가 올라갈 것이 뻔해 목돈을 만들어야 할 처지이기 때문이다. 유감스럽지만 250만 원은 무리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50만 원을 지급해 32인치 TV를 사기로 했다. 
     
이 사람의 경우, 감정이 먼저 움직여서 ‘큰 TV가 갖고 싶다.’, ‘작은 TV는 싫다.’라는 욕구를 자극한다. 그리고 구매하는 단계에 이르러서는 ‘너무 비싸다.’, ‘할부는 어떨까?’라는 이성이 작동한다. 이처럼 인간이 행동할 때에는 감정적인 욕구가 먼저 발생한 뒤에 이성적으로 그 행동을 정당화하는 과정이 진행된다.
     
TV 홈쇼핑은 이 단계를 착실히 따르고 있다. 그들은 결코 처음부터 가격을 내세우지 않는다. 우선은 상품의 장점을 이것저것 나열하여 소비자의 구매 욕구를 부추긴다. 그리고 이성이 발동하는 단계가 되면 ‘할부’, ‘무이자’ 등 구매를 정당화하는 정보를 제공한다. 나아가 ‘덤으로 이것까지 드립니다.’라며 그 상품을 사는 행위를 한층 정당화해 주기도 한다. 소비자는 이런 과정을 거쳐 구매를 결정하게 된다. 따라서 사람의 마음을 움직여 행동을 촉구하려면 일단 감정을 자극한 다음에 이성적인 정당화 요소를 제공하는 것이 좋다.
     
마찬가지로 질문은 이 과정에서도 큰 무기가 된다. 앞서 말했다시피 질문에는 ‘사고’와 ‘답’을 강제하는 힘이 있다. 그러므로 상대를 설득하여 어떤 행동을 유도하려면, 일단 감정에 호소하는 질문을 한 후에 이성을 설득하는 질문을 해야 한다. 질문을 잘 활용하여 상대의 마음을 움직여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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