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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더굿북 Jan 12. 2017

07. 강에 내리는 눈 _유종원(柳宗元)

<꽃 지는 시절 그대를 다시 만나다>

千山鳥飛絶(천산조비절) 산마다 새 한 마리 날지 않고

萬徑人蹤滅(만경인종멸) 길마다 사람 발길 끊어졌네
孤舟蓑笠翁(고주사립옹) 쪽배에 도롱이 입고 삿갓 쓴 노인
獨釣寒江雪(독조한강설) 홀로 눈 오는 찬 강에서 낚시를 하네    

- 萬徑人蹤滅(만경인종멸) : 만경(萬徑)은 모든 길을 뜻한다. 인종(人蹤)은 사람의 발자국을 의미한다.
     
- 孤舟蓑笠翁(고주사립옹) : 사립(簑笠)은 몸에 걸치는 도롱이와 머리에 쓰는 삿갓을 뜻한다. 옹(翁)은 고기잡는 노인인 어옹(漁翁)을 가리킨다. 유종원의 칠언고시에 「어옹」이 있다.    




‖감상‖
눈 내리는 겨울 강의 고요하고 적막한 풍경을 노래했다. 한 폭의 산수화를 보는 듯하다. 오랫동안 인구에 회자돼 온 천고의 명시이다. 제1~2구는 하늘과 땅으로 시선을 옮겨가며 천지 가득히 눈이 내리는 상황을 묘사했다. 제3~4구는 다시 강 위로 시선을 옮겨 눈을 맞으며 홀로 낚시를 하는 한 노인을 그렸다. 눈 내리는 상황과 홀로 낚시하는 노인이 각각 당시의 정치 현실과 작자 자신의 처지를 비유한 것으로 보는 견해도 있다. 작자가 영정(永貞) 연간의 개혁에 실패한 후 영주사마(永州司馬)로 좌천돼 있을 때 이 시를 지은 점에 주목한 견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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