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더굿북 Jan 18. 2017

03. 기억을 조종하는 3의 법칙을 기억하라.

<파스타는 검은 접시에 담아라>

번성하는 식당은 인간의 기억 구조를 잘 알고 있다. 인간의 기억에 대해 생각할 때, 흔히 ‘3의 법칙’은 특히 요식업계에서 옛날부터 전해 내려오던 법칙이다.

인간의 뇌는 ‘3일 후’, ‘3주일 후’, ‘3개월 후’를 기준으로 서서히 기억을 잊어간다. 이것을 ‘기억상실 라인’이라고 한다.


‘3일 후’에는 8할이 기억에서 사라진다.

먼저 최초로 기억을 잊어버리는 라인은 ‘3일 후’다.

“어제 오후에는 무엇을 먹었습니까?”라는 질문을 받으면 의외로 대답하지 못하는 사람이 많다. 여기서 더 나아가 ‘3일 전’이 되면 생각해낼 가능성은 점점 줄어든다. 이 기억상실 라인은 ‘3일간’, 시간으로 환산하여 ‘80시간’이라고도 한다. 심리학이나 뇌과학에서는 유명한 이야기다.

예를 들어 여러분이 토요일에 고급스러운 레스토랑에서 데이트하고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고 하자. 일요일에는 그 여운에 취해 상대와 식당에서 행복한 시간을 보낸 기억이 여전히 뇌에 남아 있다. 하지만 다음 날에는 회사에 가야 한다. 화요일쯤 되면 이미 뇌가 완전히 일 모드로 바뀐다. 그리고 다시 즐거운 다음 주말이 찾아온다.

먼저 이 예로 말하자면 처음에 잊는 타이밍이 화요일인 ‘3일 후’다. 이미 많은 사람이 무슨 말을 했었는지 잘 기억하지 못한다. 데이트라는 특별한 체험조차 세부적인 내용까지는 기억하지 못한다.

심리학의 세계에서는 “오늘 기억한 것은 반드시 8시간 안에 복습하라. 그렇지 않으면 인간의 뇌는 기억한 내용의 80퍼센트를 잊어버린다”라고 가르쳐준다. 80시간, 약 3일. 아무것도 기억하지 못한 채 3일이 지나면 기억을 불러내기 힘들다는 뜻이다. 3일 전에 있었던 일을 왜 기억해내기 어려운지 이제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3주일’이 지나면 기억해내는 것이 어려워진다.

이번에는 ‘3주일’이라는 라인이다.

“인간의 기억은 21일이 지나면 유지되기 어렵다”고 했다. 21일 이내에 생각해내지 않는 기억은 뇌 기능에 필요 없다고 판단되어 우선순위가 낮은 장소에 보관되는 모양이다.

21일, 다시 말해 ‘3주일’은 확실히 우리의 생활을 돌이켜봐도 의외의 기간인지 모른다. 그러면 연애를 예로 들어 생각해보자.

흔히 연인과 헤어졌다 다시 만나고 싶으면 ‘한 달 안에 결론을 내라’고 말한다. 그 이유는 한 달이 지나면 상대에게 새로운 연인이 생길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또 3주일이 지나면 충격을 받아 나락까지 떨어져 감정적이었던 자신을 추스르고 냉정하게 스스로를 되돌아볼 수도 있다. 나아가 상대에게 다시 도전하기 위해 다이어트와 스킨케어, 헤어스타일의 변화 등으로 자신을 가꾸고 달라질 수도 있다. 이렇게 3주는 상대를 정말로 좋아하는지, 다시 만나고 싶은지를 확인하는 데 적당한 기간이라 할 수 있다.

반대로 상대의 입장에서 생각하면 3주라는 시간 동안 헤어진 연인을 잊고 혼자라는 상태에 익숙해질지도 모른다. 기억을 잊는 데도 적당한 시간이다. 인간은 떠올리기 싫은 기억은 빨리 잊으려고 한다. 그렇지 않으면 스트레스가 쌓여서 살 수가 없다. 3주일쯤 지나면 헤어진 원인이 된 기억은 희미해진다. 예를 들어 1년 전에도 여러분은 분명히 어떤 일로 고민하거나 마음이 불편했을 터다. 하지만 지금은 어떤가? 이미 다 잊어버리지 않았는가? 따라서 한 번 헤어졌다 다시 만날 요량이라면 3주일이 최고의 타이밍이라는 말이다.

연애만이 아니라 심리학에서도 ‘인간은 뭔가를 습관으로 만들려면 3주일이 필요하다’고 한다. 이렇듯 학습하거나 체험한 뭔가를 기억하고 지속시켜서 습관화하는 데도, 반대로 그것을 망각하는 데도 ‘3주일’이란 기간이 필요하다는 뜻이다.


3개월 후에는 기억을 꺼내지 못한다.

마지막 라인은 ‘3개월 후’다.

지금까지 설명한 ‘3의 법칙’인 3일 후, 3주일 후를 재확인하자. 3일 안에 다시 떠올리지 않으면 기억의 80퍼센트가 사라진다. 3주일 안에 다시 떠올리지 않으면 그 기억은 뇌 안에서도 꺼내기 어려운 저 아래의 장소에 들어간다. 그러면 ‘3개월 후’에는 어떻게 될까?

일전에 필자의 회사에서 클라이언트의 협력을 얻어 RFM 분석을 한 적이 있다. RFM 분석이란 ‘최종 구매일(Recency)’, ‘구매 빈도(Frequency)’, ‘누계 구매 금액(Mnetary)’의 3가지 지표를 활용하여 고객을 선별하고 등급을 매기는 것이다. 결과는 신규 고객이 3개월 안에 다시 방문한 경우에는 2년 동안의 평균 이용 횟수가 약 3.3회였으나 3개월 안에 2번 이상 방문한 고객의 2년간 평균 이용 횟수는 14.1회였다. 참고로 3개월 이내에 한 번도 이용하지 않은 고객의 2년간 평균 이용 횟수는 1.9회였다.

3개월 안에 매장을 2번 이상 이용한 고객이 한 번 재방문한 고객보다 무려 4.3배나 많은 이용 횟수를 기록한 것이다. 3개월 이내에 한 번도 이용하지 않은 고객의 이용 횟수와 비교하면 7 .4배나 높다.

이어서 3개월 이내에 한 번 재방문한 사례와 한 번도 방문하지 않은 사례의 2년간 이용 횟수 3.3회와 1.9회를 비교해보자. 첫 방문은 양쪽 모두 해당되는 것이니 그냥 넘어가기로 하고, 재방문 시 횟수를 보면 각각 2.3회와 0.9회가 된다. 이 수치를 비교하면 한 번 왔던 고객이 3개월 안에 재방문하느냐 하지 않느냐에 따라서 2년 후 이용 횟수가 2.5배 이상이나 달라진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요컨대, 3개월 이내에 1회 혹은 2회 이상 재방문한 고객이 한 번도 재방문하지 않은 사람보다 고정고객이 될 가능성이 약 2.5~14.7배나 높다고 할 수 있다. 3개월 안에 한 번 이상 재방문하도록 전략을 짜야 하는 이유다.

이것은 음식점뿐만 아니라 다른 분야에도 해당된다. 어떤 일을 경험하고 나서 3개월 사이에 그 경험을 한 번도 떠올리지 않으면 그 이후에 기억해낼 확률은 지극히 낮다. 따라서 처음 이용한 고객이 당신의 식당을 기억할 동기가 ‘3개월 동안’ 없었다면, 그 이후에 당신의 식당과 음식, 혹은 당신을 기억할 일은 거의 없다고 볼 수 있다.

고객의 머릿속에 당신의 식당 이름이 떠오르지 않으면 선택될 가능성은 전혀 없다. 따라서 고객에게 당신의 식당을 ‘기억해낼 수 있는’ 동기를 주기 위해, 땡큐 레터와 문자, DM을 ‘3의 법칙’에 따라 적절한 타이밍에 3번 보내야 하는 것이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