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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더굿북 Feb 01. 2017

00. <정의는 약자의 손을 잡아줄까> 연재 예고

<정의는 약자의 손을 잡아줄까>

이 나라에 행복한 사람이 과연 있을까?


‘도대체 누가 행복한 거지’ 지난 2014년 10월, 취재파일 k로 발령을 받은 이후 20여 개의 프로그램을 만들었습니다. 한 프로그램을 만들 때마다 적어도 10여 명을 만났으니 족히 200여 명은 만난 셈입니다. 그런데 이렇게 많은 사람을 만나고 헤어질 때마다 저는 왠지 힘겨웠습니다. 대한민국에는 상처를 입은 사람들만 가득한 것처럼 느껴졌기 때문입니다. 많은 사람이 말했습니다.
     
“정말 내가 제일 불행한 것 같아요.”
   
GDP 규모 세계 11위의 대한민국. 풍요로운 시대를 살고 있는데 왜 정작 행복을 느끼는 사람은 이렇게 적은 것일까. 이 시대가, 이 사회가 모두를 불행으로 내몰고 있는 것은 아닐까. OECD 국가 가운데 자살률 1위라는 불명예는 괜히 나온 것이 아닐 테니까요. 취재파일 k팀으로 발령이 났을 때 저는 한 가지 결심했습니다. ‘한국 사회를 다각적으로 심도 있게 분석하는 리포트를 만들자. 그리고 할 수 있는 한 최선을 다해 우리 사회 약자의 아픔을 감싸 안는 리포트를 많이 만들어보자.’ 
   
이렇게 여러 프로그램을 만들고 나니 이분들의 얘기를 그냥 묻어두기보다 많은 사람에게 알리고 싶었습니다. 20여 개의 프로그램이 어느 정도 일맥상통하는 주제로 묶이는 것이 많고, 이 주제들을 묶어서 기록으로 남기면 더 많은 사람에게 도움이 되리라는 확신도 들었습니다. 다들 자신이 가장 불행한 줄 알면서 사는 이 시대, 다른 이웃의 얘기를 공유하는 것만으로도 개개인에게 작은 위로가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이 책을 쓸 용기를 낼 수 있었습니다. 취재하고 돌아설 때면 때로 취재 대상자의 억울함과 눈물에 공감되어 제 마음을 추스르기 어려울 때도 잦았습니다. 그럴 때면 옆자리 동료에게 말도 안 되는 푸념을 하기도 했습니다. ‘저 진짜 이러다가 우울증 걸릴 것 같아요.’ 곁에서 보고 듣는 제 심정이 그러한데, 온갖 억울한 사연을 쏟아내는 그분들의 심정이야 오죽했겠습니까.
     
이 책에는 취업으로 고민하는 청년, 노후 준비가 안 돼서 오백 원짜리 동전을 받으러 시내를 헤매는 노인, 집 한 칸 마련해보려다 오히려 전 재산을 날린 소시민, 불합리하게 해고된 노동자, 불공정 계약으로 고통받아 온 협력업체 관계자와 편의점주, 성범죄 피해 여성, 노숙인, 농민, 소방관의 사연이 담겨 있습니다. 오늘 이 땅을 함께 살아가는 우리 이웃이 어떤 고민 속에 살고 있는지 귀를 기울이는 과정에서 여러분이 짊어지고 있는 삶의 짐을 해결할 방안도 도출되리라 믿습니다. 그것만으로도 이 책은 제 역할을 다했다고 생각합니다.
     
우리 사회가 어떤 모습인지는 이미 우리 스스로 잘 알고 있습니다. 강자 독식, 유전무죄 무전유죄, 부익부 빈익빈, 부의 대물림 등 한국 사회를 사는 구성원의 삶은 점점 더 힘겨워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사회 속에 살고 있지만, 이 속에서라도 조금 더 힘을 내면 어떨까요? ‘나는 원래 못났으니까 이래.’ ‘억울하지만 그만두자.’ 이렇게 포기하지 말았으면 좋겠습니다.    




지은이  |  손은혜
   
저자 손은혜는 1982년 부산에서 출생했다. 고려대학교에서 사회학과 정치학을 이중 전공했다. 2007년 1월 KBS에 입사해 경제부, 사회부, 문화부, 국제부를 거쳐 시사제작국 기자로 일했다. 2011년에는 특파원 현장 보고 프로그램으로 ‘남녀 평등상’을, 2015년에는 취재파일 K 프로그램으로 ‘이달의 방송 기자상’을 수상했다. 2016년 가을부터 영국 케임브리지 대학교에서 사회학 석사 과정을 밟고 있다. 지은 책으로 ‘특파원 현장 보고’ 프로그램의 취재 후기를 엮은 <홍차와 바나나>가 있다.    




[연재 목차와 일정]
     
01. 매출이 늘어도 본사만 배부르다. 
02. 편의점, 문 닫기는 더 어렵다. 
03. 건설협력업체의 눈물 
04. 국내법의 사각지대, 해외 건설 현장 
05. 허울뿐인 대기업 근무복을 고발한다. 
06. 나는 삼성전자 서비스센터 기사였습니다.
07. 내 집 마련하려다 전 재산을 날리다.
08. 행복주택 사업의 진실 
09. 수익형 부동산의 늪에 빠지다.
10. 나는 영원한 흙수저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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