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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더굿북 Feb 28. 2017

02. 적금처럼 땅에 투자하라.

<한국의 1,000원짜리 땅 부자들>

오 서기(주무관)는 시골 면사무소에 근무하는 공무원이다. 농사짓는 집안에 태어나 고향 면사무소에서 근무한다. 결혼하고 분가할 때, 다른 사람들처럼 땅 한 떼기 받지 못하고 그저 집 한 채만 받아 살림을 시작하였다. 어려서부터 농사를 해왔으므로 이웃 주민에게 주변에 있는 농지를 임대하여 3,000여 평의 농사를 지으면서 근무하였다. 월급으로 생활비와 농사 경비를 충당하고 새벽이나 저녁은 물론 휴일에도 틈나는 대로 농사를 지었다.

     
가을에 추수하면 55가마 정도의 쌀을 수확하게 된다. 임대료로 15가마를 주고 나면 40가마 정도 남았다. 벼를 농협에 수매하거나 찧어서 쌀로 팔면 대략 600만 원 정도 수입을 올릴 수 있었다. 농사짓는 비용을 적금 붓듯이 투자하여 연말에 목돈을 타는 투자를 한 것이다. 이렇게 농사를 짓다 보니 내 땅 욕심이 났다. 그동안 월급과 농사를 지어 1천만 원 정도가 모이자 6천만 원 정도 하는 농지를 경매로 받아 내 땅을 마련했다. 부족한 돈은 대출받았다. 그리고 수확 후에는 몇 년간 대출금을 갚고, 다시 돈이 생기면 땅을 사는 투자를 반복했다.
   

  
10여 년이 지난 지금, 그의 재산은 어떨까? 공무원 월급으로만 사는 다른 친구들은 자산이나 여윳돈이 거의 없는 실정이다. 그는 이미 농지가 1,500여 평이다. 가치로 보자면 3억 원이 넘는 자산을 보유하고 있다. 투자의 첫 단계인 종잣돈 모으기를 넘어왔다. 지금부터는 그 규모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다. 돈의 마력이랄까? 시간이 갈수록 수입이 많아졌고 돈이 돈을 벌어주는 시스템이 작동하기 시작했다.

오 서기는 그럼 처음부터 이렇게 한 것일까? 아니다. 그에게는 동네 선배인 조 서기가 있었다. 지금은 면장으로 모시지만, 그 선배는 맨주먹으로 농사지으며 성실히 40년을 일해 지금은 면내에서 유지로 통한다. 지금 오 서기가 했던 것처럼 월급을 받으면서 한편으로는 농사를 짓고, 가을에 목돈이 생기면 대출을 끼고 다시 농지를 사고, 그러다가 대출금을 다 갚으면 또다시 농지를 샀다. 지금은 농지가 1만여 평에 이르고 일부 농지는 임대를 주어 연 소득이 1억 원대를 훨씬 넘는다.
     
이를 유심히 지켜보고 따르던 오 서기는 조 서기를 그대로 따라 한 것밖에 없다. 선례가 있으니, 그저 따라서 실천한 것이다. 그 결과는 면 서기 10년 만에 남들보다 월등한 차이가 나는 자산을 보유하게 된 것이다. 아마도 오 서기도 앞으로 20여 년 후 정년을 앞둘 즈음, 수십억 원대의 자산가로 변해 있을 것이다. 그는 오늘도 행복한 꿈을 꾸고 있다. 돈이 많아서가 아니라 늘 할 수 있는 일이 있어서다. 그리고 돈이 많으니 이런저런 유혹에도 넘어가지 않고 오로지 멸사봉공의 정신으로 공직에 근무할 수 있다.
    

 
다음은 사업하는 사람에게 좋은 사례다. 2000년 1월경 소규모 공장을 운영하는 친구 두 분과의 만남과 그 이후의 투자 이야기다. 두 사람은 업종도 같고 지역도 같고 규모도 거의 비슷한 수준이었다. 당시 IMF를 벗어나 약간의 여유가 생긴 후, 부천에 공업지역을 추진한다는 소문을 듣고 투자하려고 사무실에 방문하여 인연이 된 분들이다.
     
이때 둘은 모두 5천여만 원의 여윳돈이 있었다. 둘은 투자를 했지만, 투자방식은 전혀 다르다. 김 사장은 7천여만 원을 대출받아 1억2,000만 원을 부동산에 투자했다. 원 사장은 회사설비에 5천여만 원을 투자했다. 이후 사업이 잘되어 김 사장은 1년여 만에 대출금을 갚을 수 있었다. 당시에 유행한 저금리 대출을 받아 공장을 지을 수 있는 녹지지역의 땅 500평을 3억 원에 추가 매입하였다. 이때 원 사장도 함께 사려고 했으나 원 사장은 최신 설비를 보강하는 데 쓰고 부동산 투자는 하지 않았다.
     
이렇게 15년이 지난 2015년 말, 결과는 어떨까? 김 사장은 그 지역에 시가 8억여 원이 되는 1,200평의 논을 갖고 있다. 처음 투자금은 1억2,000만 원이었다. 다리가 놓이고 개발이 진행되는 강화도 삼산면에 시가 3억여 원이 되는 2,000여 평의 땅을 갖고 있다. 그는 부천에서 가장 좋은 주상복합에 산다. 또, 녹지에 샀던 농지는 공장으로 개발하여 지금은 25억 원대가 되는 부동산으로 키워 대략 36억 원이 되는 자산으로 불렸다. 물론 지금도 많은 대출금이 있고 그동안 이자도 상당한 돈을 지출했지만, 그래도 투자로 상당한 부를 축적하였다. 그런데 원 사장은 투자보다는 시설 개선에만 치중해 이후 추가적인 자산 증가는 거의 없다. 
     
그렇다면 요즘같이 일거리가 적어졌을 때 김 사장이 일을 많이 할까, 원 사장이 일을 많이 할까? 놀랍게도 김 사장이 일을 더 많이 한다. 그 이유는 자본주의사회에서는 여유 있는 사람을 더 신뢰하고 일을 맡기기 때문이다. 실제로 요즈음은 김 사장이 받아오는 일을 원 사장에게 나눠주어 함께 살아가고 있다. 어쨌건 이것이 ‘투자의 힘’이다. 
     
지난 15년간 김 사장과 원 사장의 투자결과를 비교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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